무려 16경기의 대장정이다. KIA 선수단이 본격적인 ‘서바이벌’에 들어간다.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스프링캠프 중인 KIA는 21일부터 대망의 연습 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첫날인 21일에는 2개조로 나눠 미국 현지 대학 팀과 2경기를 치르며 출발하는 일정은 3월5일까지 총 16경기로 이어진다.

달콤한 휴식은 20일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종료됐다. 캠프 시작 이후 사흘 훈련·하루 휴식 체제로 진행돼온 KIA의 스프링캠프에 이제 휴식은 없다. 귀국할 때까지 매일 연습경기가 잡혀있다. KIA는 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75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선수 55명 중 절반인 27명이 투수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별러온 단계다. 윌리엄스 감독은 “연습경기를 통해서 시험해보면 어느 포지션에 누가 가장 적합한지가 나온다”며 “투수들도 이닝 수를 채워줘야 한다. 같이 경기를 치르다보면 선별 과정에서 1군과 2군 전력이 나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플로리다에 캠프를 차리고 있는 SK가 연습경기를 위해 애리조나로 이동할 계획이라 KIA는 16경기를 모두 미국 현지 팀들과 치른다. 국내 팀과 경기 없이, 선수들을 새로 관찰하는 윌리엄스 감독의 새로운 시선으로 선입견 없이 새로운 얼굴들을 가려낼 계획이다.

내·외야 각 포지션의 주인도 찾아야 하지만 실전을 통해 경쟁 상황이 가장 두드러질 지점은 마운드다. 경기마다 등판하는 투수들별로 성적이 명확하게 나와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지난 시즌 잘 던진 필승계투조의 보직은 그대로 유지될 계획이라 마운드에 당장 새 얼굴이 등장할 구역은 선발진이다. 양현종과 애런 브룩스, 드류 가뇽의 뒤를 이을 4·5선발을 찾는 것은 올해도 KIA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기존에 선발 경험을 갖춘 임기영, 홍건희, 김기훈, 이민우, 차명진에 새로 입단한 홍상삼, 김현수가 모두 선발 경쟁 구역에 놓여있다. 모든 투수들이 불펜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거치며 투구 수를 끌어올렸고 16차례의 실전을 대비해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전까지 경력은 완전히 배제한 채 100% 새로 출발해 선발을 정할 계획이다. 다만 방출 뒤 KIA에서 재기에 도전하는 홍상삼과 지난해 큰 기대 속에 선발로 데뷔했으나 자신의 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재도전하는 2년차 김기훈, FA 보상선수로 입단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현수 등의경쟁력이 선발 경쟁 구도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재응 투수코치는 “일단 4·5선발 경쟁이 가장 주요하지만 롱릴리프 등 중간계투 두 자리도 비어있다. 연습경기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