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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햄소설] 왜 뿔은 안되는가

삼치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3.11 11:08:36
조회 1757 추천 34 댓글 13

"허억, 허억... 반역자 놈... 제법이구나..."

"후우... 후.... 아직이다 황제의 개."


오디네이터 챕터의 서전트 울바노스는 자세를 바로잡고 파워소드를 반역자 마린을 향해 겨누었다. 검은색과 회색으로 칠해진 반역자 마린의 갑옷은 이미 피로 얼룩져 있었지만 서전트 울바노스의 청회색 갑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전트 울바노스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잠시 되새겨보았다. 레니게이드 워밴드 그라간의 도살대(Gragan's Butchers)를 추적하던 오디네이터 챕터 2중대 병력은 알바노스 행성의 버려진 광물 채굴기지에서 마침내 놈들을 따라잡았다. 격전이 벌어지고, 컴퍼니 오디네이터의 능란한 지휘에 격퇴 당한 반역자 마린들은 어두운 땅굴 속으로 도망쳤다. 허나 컴퍼니 오디네이터는 놈들을 추격하는 대신 아예 폭발물로 놈들을 생매장해버릴 것을 명했고...


"딴 생각 하지 마라 거짓 황제의 개야!"


반역자 마린이 거대한 체인할버드를 내리쳤다. 죄 없는 이들의 피로 얼룩진 흉칙한 물건이 울바노스의 정수리를 향해 날아들자 울바노스는 반사적으로 파워소드를 휘둘러 할버드를 처냈다. 저 할버드는 파워소드의 분해장에 부딪치고도 멀쩡히 작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날에 서린 탁한 기운이 저 물건의 불길한 기원을 암시했다.


"제길, 지반 침하에 너 같은 뿔 단 반역자 놈과 갇힐 줄이야."

"멍청한 놈, 요즘 황제의 개들은 폭탄 다루는 법도 가르치지 않나 보군."


놈의 조롱에 울바노스는 반사적으로 허리 춤의 볼트 피스톨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지만, 텅 빈 철컥 소리만이 놈과의 첫 조우에서 벌어진 총격전에 탄환을 다 쏟아붓고 말았다. 자신의 실수를 틈타 반역자 놈이 달려들까 흠칫 했던 울바노스는 반역자 놈도 똑같이 텅 빈 볼트피스톨을 겨누고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놈이 무안한 품새로 홀스터에 다시 볼트 피스톨을 집어넣는 걸 보며 울바노스가 물었다.


"애미가 워프의 악마랑 교접해서 나온 추악한 반역자 놈아, 이름을 말해봐라 영광스러운 오디네이터 챕터의 서전트 울바노스 님이 네 놈이 죽기 전에 그 이름이나 들어주려 한다.

"우리 어머니를 모욕하지 마라 역겨운 황제의 개야. 도살대의 수석 도살자 탄달이다."


울바노스와 탄달은 다시 각자의 무기를 고쳐 쥐었다. 이번 격돌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한 사람은 남고, 한 사람은 떠난다. 울바노스는 훕하는 짧은 기합과 함께 파워소드를 찔러 넣었다.


"멍청한 반역자 놈들아! 네 놈들은 갑옷이 아니라 대갈통 속에 아다만티움을 들이부었나 보구나! 도망칠 곳도 없는 광산에 들어가서 무덤으로 삼다니 말이야! 네 놈의 악마 애비가 그리 가르치더냐?"

"싸움에나 집중해라 황제의 개!"


놈이 할버드를 횡으로 휘둘러 파워소드를 튕겨낸 뒤 순식간에 방향을 비틀어 울바노스의 목을 향해 왱왱 거리는 날을 찔러 넣었다. 울바노스는 몸을 기울여 날을 피하는 동시에 몸이 회전하는 힘을 팔에 실어 파워소드로 할버드를 튕겨냈다. 비록 놈의 무기가 길이는 더 길지 몰라도 이런 좁은 곳에서는 그의 파워소드도 불리하지 않았다.


"네 놈들 반역자 놈들은 대가리가 나빠서 머리통에 뿔을 달지 않으면 자기 편도 구분 못한다면서? 그 뿔은 니들 애미가 악마 애비가 그리워서 달아준 거냐?"

"다, 닥쳐라! 이 뿔은... 에잇!"


놈이 흥분해서 할버드를 크게 들어 올렸고, 울바노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어깨로 놈의 흉갑을 받았다. 울바노스의 거구가 가슴을 강타하자 놈을 비틀거렸다. 울바노스는 파워소드를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고, 간격 안에 울바노스를 들여놓은 탄달은 막는데 급급했다. 울바노스의 공격은 파워소드에서만 날아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 니 애미가 그 뿔을 왜 만들어 다는지 자-알 알겠다! 밤중에 악마 애비가 그리우면 말이지, 그 커-다란 황동색 뿔에 쭈글쭈글한..."

"이, 이 새끼가 진짜! 우리 어머니 욕하지 말랬지!"


반역자 놈들은 자기 감정을 다스리는데 능치 못했고, 고결한 배틀 브라더에게 욕설을 들으면 쉽게 흥분하곤 했다. 이 놈도 다르지 않았다. 울바노스의 쉴새 없는 입놀림에 탄달은 부들부들 떨며 할버드를 휘두르는 대신 주먹으로 울바노스의 투구를 강타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울바노스는 흠칫 놀랐고, 탄달은 그 사이에 다시 간격을 벌렸다.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더러운 황제의 개자식! 네 놈을 죽이면 반드시 하나하나 그 살점을 발라서서 워프의 악마들에게 먹여주마! 이 뿔은 도살대의 영광스러운 표식이다!"

"그래그래, 살아 돌아가서 니 애미에게 그 뿔을..."

"닥쳐 새끼야!"


탄달이 할버드를 꼬나 쥐고 달리려고 한순간, 한 차례 진동이 다시 굴을 덮쳤다. 둘은 간신히 벽에 몸을 기대 넘어지지 않고 버텼다. 둘 모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이대로 있으면 승부는 커녕 둘 다 개죽음이나 당한다. 둘은 방향을 틀어 굴의 출구로 달렸다.


"빌어먹을 거짓 황제의 수하놈아! 이 굴에서 나오면 반드시 죽여주마!"

"어디 한 번 해봐라 이 뿔쟁이야! 니 애미가.."


울바노스와 탄달은 무너지는 돌덩이를 피해 달리면서도 쉴새 없이 서로에게 욕설을 날렸다. 허나 탄달의 욕은 울바노스의 욕설에 비해 다채로움에서도, 욕설이 담고 있는 모욕의 강도에서도 완전히 밀리고 있었다. 울바노스가 달리는 와중에 얼핏 보기에도 탄달이 분노로 부들부들 떠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광산 시설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천장에 어지럽게 쳐진 전선을 밧줄 삼아 통로에 커다란 균열을 뛰어넘으며 울바노스는 최후의 결정타를 날렸다.


"야 이 뿔쟁아! 너 그 뿔 재료가 사실..."

"죽인다 이 개자식아!"


다른 챕터원들도 얼굴이 창백해질 울바노스의 욕설에 탄달은 마지막 이성의 끈을 놓고 할버드마저 집어 던진채 울바노스에게 달려들었다. 탄달은 울바노스처럼 전선을 밧줄삼아 균열을 뛰어넘어 울바노스를 덮치려 했다. 허나 그 때 일이 벌어졌다.


"이, 이, 제기랄! 이게 뭐야!"


탄달의 거대한 뿔 한 쌍이 천장의 두꺼운 전력선에 뒤엉켜버린 것이다. 광산의 동력선은 반역자 마린과 그 갑옷의 무게를 버틸 만큼 튼튼한 모양이었다. 탄달은 그대로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신세로 변했다. 탄달이 버둥버둥 거리며 동력선을 끊으려 했지만 뿔이 워낙 길어 손이 닿지 않았다. 울바노스는 그 모습을 뒤로 한 채 저 멀리 보이는 출구의 빛을 향해 내달렸다.


"뿔쟁아! 그래서 뿔이 안된다는 거다!"


물론 울바노스는 마지막 승리선언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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