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Q7344 칸에게는 세상은 마냥 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칸는 오늘도 현실우주에서 하루 바칠 해골을 채취합니다. 하지만 그 일조차도 자꾸 매워지는 눈이 쓰라려 힘겹기만 한 조건입니다.
그러나 칸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힘차게 칸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소박한 일에도 보람을 느끼며 칸은 천천히 하지만 묵묵하게 해골을 채취합니다. 한 개 두개 모이는 해골을 보며 잠시나마 미소짓는 칸은 정말 기쁩니다.
"기뻐양! 기뻐양!"
칸이 수심 가득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봅니다.
마침 이 구역의 불량배인 제국군들이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제국군들은 착하고 선량한 칸을 이유 없이 구타합니다. 칸에게는 항상 있는 일상입니다. 왜 이럴까.. 칸은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도 없이 그들이 이 달동네를 찾아오기 시작한 것도 벌써 수개월 째입니다.
반쯤은 놀러온듯이 하지만 명백한 악의를 담아 칸을 고통스럽게 하는 제국군들에게 칸은 크게 화를 낸 적이 없습니다.
그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폭력을 통해 그들의 울분을 토해낼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아랫집 아바돈마저 그들에게 무차별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두눈 똑똑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파양! 아파양!"
칸은 울부짖습니다.
"칸도 아바돈도 정말 아프단 말이에양!!"
2급 정신지체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칸은 정원사가 꿈입니다.
그의 꿈도 희망도 산산조각 부서집니다.
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한껏 얻어맞고 차가운 바닥에 비참하게 누운
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칸이 힘겹게 눈을 뜹니다.
힘겹게 뜬 그 눈에는 꼬마 아바돈의 꿈, 창부 파비우스의 슬픔, 일용직 노동자 타이퍼스의 허탈한 웃음이 비칩니다. 동네 귀염둥이이자 마스코트인 저거너트의 모습도 아른거립니다.
칸은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두 눈에 모두의 모습이, 모두의 희망을 가득 품은 채로 칸은 힘겹게 눈을 뜹니다.
제국군들은 그런 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경멸의 웃음을 담은 채, 그 분노를 비웃으며 마냥 기다립니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갑니다.
어쩌면 힘겹게 들어올린 그 눈꺼풀에 EoT 달동네의 고달픈 하루도 함께 걷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짧은 분노의 뒤에는 제국군들이 말하는 극딜만이 그의 거구에 가해질 뿐입니다.
칸은 정신을 잃기 전에 잠시 뇌리에 그려봅니다.
해골을 풍족하게 나누는 하루, EoT 달동네 주민들이 모두 모여 간소한 잔치를 여는 그런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 곳에서는 제국군들도, EoT주민들도 함께 웃습니다. 그런 광경을 잠시나마 그려봅니다. 그런 꿈 같은 꿈을 꿈꿔봅니다.
캬은 눈을 감습니다. 굳게 닫힌 그 눈 속에 희망도 함께 사라져갑니다.
칸은 눈을 뜨지 않습니다. 천천히 감기는 그 두 눈은 다시 띄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칸은 감겨오는 눈꺼풀을 들어올리지 못합니다. 천천히 어둠 속으로.. 하지만 포근하게 느껴지는 붕 뜬 기분 속에서 칸은 눈을 감습니다.
칸은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서는 아바돈도, 파비우스도, 타이퍼스도, 귀염둥이 저거너트도 모두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선 그토록 염원했던 그의 영웅 코른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칸은 눈을 감습니다.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잘자요 칸.
그 곳에서는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고...
계속해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
다시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그 곳에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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