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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누드 촬영 현장을 가다. 2

김유식 2010.05.08 10:52:33
조회 13372 추천 5 댓글 45




  이윽고 저수지를 끼고 있는 멋진 모텔에 도착했습니다. 모텔 레스토랑에서 질긴 돈까스 점심을 먹는 동안 간단한 실내 촬영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자 모델이 따로 없어서 이사와 진행 기자는 저보고 남자 모델을 하라고 했습니다. 얼굴은 안나오고 뒷모습만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모델로 나서면 완전 선녀와 나무꾼이 될 것 같기에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남자 모델은 사진작가의 젊은 조수가 하게 되었습니다. 거절하긴 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남몰래 눈물 흘리며 돈까스를 먹었습니다. => 1편 마지막.


  야외촬영도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촬영 준비에 정신이 없었고, 모델은 물가의 나무 옆에 앉아서 원피스의 단추를 풀고 다리를 벌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일부러 모델 앞을 알짱거렸습니다. 왜냐구요? 그래야 보이죠! 앗~! 그게 아니고 모델 뒤에 서 있으면 제가 사진에 나오기 때문에 안 됩니다.


  저는 물가에서 돌 던지기를 하는 척 하다가 슬쩍슬쩍 모델의 허벅다리 - 사실은 그 위 - 를 훔쳐보았는데 그때 저는 창환 군이 정말 변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자식은 모델 보다는 그 근처에 매여 있는 커다란 개에게 더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암놈인지 수놈인지 자꾸 뒤집어서 찔러 보는 등 남들이 보면 동물애호가인줄 알았겠지만 그 자식과 동물 애호와 거리가 멀다는 것은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습니다. 아마 채찍과 양초가 있었더라면 그 자리에서 개와 함께 뒹굴 녀석이었습니다.


  저는 그 사진작가가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리 벌린 모델 아가씨를 찍던 사진작가는 진행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타킹 벗고 찍어야 되지 않아요?”


  ‘오호라!’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팬티스타킹을 입고 있어서 팬티가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야하다’는 감정도 들지 않았습니다. 이는 성인 남성 독자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모델 아가씨가 일어나 스타킹을 벗어버렸습니다. 뒤통수가 따끔거려 뒤를 돌아보니 창환 군의 눈은 그 스타킹을 가져가고 싶어서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작가가 좋아지게 된 이유는 또 있었습니다. 작가는 계속해서 원피스의 단추를 더 풀라고 말하는 중이었습니다. 팬티가 잘  보이지 않고 가슴도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저는 옆에서 속으로 ‘잘한다! 신난다!’를 외치며 좋아했습니다. 작가가 모델에게 계속 부탁하기 미안했는지 이번엔 이 이사와 진행 기자를 불러 단추를 더 풀도록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원피스는 앞이 단추로 이어져 있는 거였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 모델은 프로의식이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작가가 풀라고 할 때는 화끈하게 풀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수지 옆의 야외 촬영에만 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수지 야외 촬영의 제일 중요한 신을 촬영하던 중이었습니다. 모델은 햇살을 받으며 눈을 지그시 감고 있고 다리를 힘껏 벌린 상태, 팬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신이었습니다. 물론 실내 촬영에서는 팬티도 벗습니다만 야외에서 이런 풍경은 여간해서는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요.


  이때 카메라의 필름이 떨어졌습니다. 사진작가가  필름을 갈아 끼우는 동안 다리 벌린 모델 바로 앞에서 조명판을 들고 있던 진행 기자가 팔이 아팠는지 조명판을 내려놓고 팔 운동을 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낼름 달려가서 최대한 친절하게 말했습니다.


  “팔 아프시면 저와 교대하시죠?”


  말은 저렇게 했지만 저의 두 눈동자가 애타는 마음으로 반짝반짝 빛났던지 진행 기자가 “부탁 합니다”라고 말 하면서 조명판을 제게 넘겨주었습니다. 여러분! 상상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늘씬하고, 멋지고, 잘 빠진 몸매의 모델은 저의 눈과 1~2m 거리에 있습니다. 눈처럼 흰 다리 바로 밑에서 저는 조명판을 들고 있는 중입니다.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저의 한 쪽 눈은 사진작가를 쳐다보는 척 하면서 다른 쪽 눈은....음... 정직하게 말해서 모델의 팬티에 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정직하다보니 거짓말을 못하겠군요.


  좌우 손으로 서로 다른 글씨를 쓸 수 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신기하지만 제 눈동자도 멀티태스킹이 되더군요. 저는 모델에게 제가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었습니다. 저는 초점을 서로 다른 곳에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한 눈알은 모델에게, 다른 한 눈알은 먼 곳을 쳐다 보려고 애썼습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컴퓨터 용어로 멀티태스킹이 아니라 타임쉐어링인 것이 정확할 듯 합니다. 초고속카메라로 제 눈을 촬영했다면 눈동자가 엄청나게 빨리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너무 빨리 흔들리는 나머지 초점이 두 곳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빛을 완전 반사시키는 컨닝 방지용 선글라스라도 있었더라면 안심하고 계속 침 흘리며 쳐다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저는 그런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깊은 반성을 하고 있던 중에 뒤통수가 또 무지하게 따가워 뒤를 처다 보았더니 창환 군이 너무나도 부러워하는 눈초리로 저를 갈구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무섭게 갈구었던지 이 상황을 창환 군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나중에 칼침이라도 맞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맞을 땐 맞더라도 자리를 양보할 수는 없었습니다. 정면을 쳐다보면 갈구는 창환 군의 눈초리 대신 녹색의 값비싸 보이는 팬티가 있었으니까요.


  꿀꺽꿀꺽~ 침을 삼키며 조명판을 들고 있었는데 엉뚱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인근 지역 주민 아저씨 두 명이 어느 새인가 소문을 듣고 달려와 구경하려고 했습니다. 나이도 50대는 되어 보이는 사람들인데 쯧쯧.


  잠시 모델의 몸을 가리고 스무 개의 눈동자가  아저씨들을 째려보았더니 슬금슬금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촬영을 재개하려는 순간 다시 모델이 몸을 가리더군요. 사라졌던 아저씨들이 이번엔 낚싯대를 가져와서 우리 옆에 설치하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뻔히 앉아서 구경하겠다는 속셈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수지  촬영을 그것으로 끝내고 철수 준비를 하니 아저씨들이 황당해 하더군요.


  이번에는 남자 모델과 차안에서 애무 & 키스하는 신이었습니다. 허걱! 나무꾼이라도 좋으니 내가 한다고  할 걸! 아이고 아까워라! 통박을 굴려보았습니다. 여기서 제가 등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모델과 같이 식사를 마친 남자는 깡패인 저를 만나 돈 뜯기고 매 맞고 울며 집에 간다. 깡패는 모델과 함께 차안으로 들어간다.' 라는 멋진 아이디어를 잽싸게 짜내어 이사에게 말하려는 차에 전화가 왔습니다. 흑흑. 그 전화 한 통화 받고 났더니 이미 애무 &  키스신이 끝나버렸습니다. 흑흑~


  그런데 우스운 일도 있었습니다. 이 모텔은 서울 근교에 있어서 그런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번호판을 단 차들이 끊임없이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카메라와 조명판을 들고 있으려니 모텔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문지로 얼굴을 가리고 뛰쳐나왔고, 투숙하려는 사람들도 후다닥 모텔 안으로 뛰어 들어가거나 오던 길을 뒤돌아 갔습니다. 다들 선글라스는 기본으로 착용했고 그들 중에는 스무 살이나 갓 넘었을만한 꼬마들(?)도 꽤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도로 촬영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델이 고장 난 차의 본네트를 열고 안을 들여다보는 신이었습니다. 그러면 허리를 숙여야하고 짧은 치마를 입었으므로 팬티가 보이게 되지요. 문제는 도로를 지나던 차들이 이를 실제 상황으로 오인하고 속도를 줄이는데 있습니다. 강화에는 해병대들이 많은데 군용 차량들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다가도  급정거한 후에 눈요기하며 가더군요. 저와 창환 군은 히드라가 되어 마린들에게 녹색 침을 찍찍 뱉어 주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우하하!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실내 촬영시간이 왔습니다! 목욕신, 배드신 등이 있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더 이상 흘릴 침이 없어서 저와 창환 군은 입 안이 바싹바싹 말라왔습니다. 촬영장은 강화도에 있는 캘리포니아라는 모텔인데 분위기가 그만이었습니다. 거의 무궁화 네 개의 호텔급이었는데 대실료가 2만 원밖에 안하더라구요. 가방에서 안경을 꺼내어 썼습니다. 전자파 방지용의  도수 높은 안경이었는데 스타크래프트 할 때가 아니면 쓰지 않는 안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멋진 실내 배드신 촬영에서는 당근 써야겠지요. 심장이 마구 뛰었습니다.



- 계속 -


세 줄 요약.

1. 모델을 봤다.
2. 모델을 훔쳐봤다.
3. 모델을 뚫어지게 훔쳐봤다.

PRESENTED by yusik00

(c) 1999/5 yusik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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