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딴게 후기의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여행이란게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이 놀러가는거고 노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하니까, 어쩌면 이딴 글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거라고 믿으면서 또 한 번 써본다
사실 작년 11월부터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재미삼아 후기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당황스럽게도 쓸때마다 다 실베로 가는건 예상을 못했다
댓글에 욕도 많았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이런저런 피드백을 통해서 나도 배운게 많았다
그런데 요즘 회사 일도 바쁘고, 앞으로 후기를 또 쓰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내 즐거움의 포트폴리오를 몇 번의 후기로는 다 알려주지 못해 아쉽지만, 다들 용감하게 자기만의 즐거움과 여행루트를 적극적으로 찾았으면 좋겠다
[출발전]
지난 7월 원정을 다녀온 이후로 뭔가 힘든 일이 좀 많았는데, 급기야 건강검진을 받아보니 간수치가 정상치의 3~4배를 찍고 있었다
그동안 쳐먹은 술을 생각하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게 이상한 일이 아닌데, 그래도 3개월 전에는 정상치였던 것이 갑자기 이렇게 늘어난 걸 보면 그동안 회사일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보통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건강이 나빠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이제 몸생각해서 술을 안먹어야지 마음을 먹을 것 같은데, 나는 이 소식을 접하고 앞으로 오래 못살지도 모르니 더 열심히 놀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결과를 보고 병원을 나오는 길에 금, 토, 일 3일간 다녀오는 일정으로 일주일 뒤의 항공권을 예매해 버린다
그리고 일정을 확정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일정을 먼저 확정한다
9월부터는 레드드래곤 (전에도 얘기했던 AV배우들 등장하는 캬바쿠라)이 토요일 영업을 재개하는데, 티아 (ティア)가 금요일, 토요일 언제 출근할 것인지 확인을 해본다
금요일에 오라고 하니 일단 금요일에 가는 걸로 하고, 이에 다른 일정은 모두 조정한다
조정하고 보니 잠잘 시간이 모자라고 밥먹을 시간이 없는 두가지 사소한 문제만 빼고는 대충 완벽해 보인다
[1일차]
출발전부터 기종 변경 어쩌고 하며 수속을 중단하고 있기에 몹시 불안에 떨었으나, 지연없이 출발해서 무사히 도착하는 비행기
심지어 비행기 내리자마자 뛰다시피 입국수속하는 곳으로 이동해서 하기 후 입국게이트 통과까지 8분이라는 역대급 기록을 세우게 된다
오늘은 일단 갤에서 댓글 달다가 만나기로 약속한 일붕이와 만나서 하루 종일 같이 돌아다니기로 했다
만나보니 앞날이 창창한 건전한 친구인데 나같은 AV씹덕새끼의 동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니 인생이 걱정…….. 그런게 아니고 하여튼 이번에는 견학생을 한 분 모시고 첫날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시작부터 간단히 맥주 한 잔 걸치고 신주쿠로 이동한다
신주쿠 니초메 골목 구석에 뉴아트 (ニューアート)라는 스트립 클럽이 있다
여기도 아사쿠사에 있는 로쿠자 (ロック座)와 같은 계열인데, 이 스트립 클럽은 가와사키와 요코하마에도 극장이 있다
입장하는 입구에 이번 프로그램과 다음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을 공개해 놓고 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6명 중, 이토 쿠란 (伊東紅蘭)과 하시모토 마코 (橋下まこ)는 AV배우 출신의 댄서이다
(내가 찍은 사진 올리기도 부족하니 배우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면 직접 검색해라)
스트립클럽이라고 하니 뭔가 무시무시하게 들리겠지만, 그냥 성인의 시선으로 보면 적당히 재밌는 공연이 아닐까 싶다
모 스트립클럽 입구에는 “우리는 포르노가 아니라 예술이다”라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는데, 공연을 직접 보면 대개 그런 취지에 공감할 것이라고 믿는다
아사쿠사에 있는 극장은 끝나고 사진 찍어주는 시간없이 공연만 진행하는데, 내 경험상 이런 방식이 예외적인 것이다
보통 스트립클럽은 한 댄서가 공연을 마치면 다음 댄서가 등장하기 전에 팬들하고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준다
이 뉴아트도 공연을 마치고 사진을 찍는 순서가 있었는데, 출연자 6명하고 사진을 하나씩 다 찍었다
그리고 보통 스트립클럽에서는 투샷을 안찍는데 이번에 본 하시모토 마코의 공연이 너무 괜찮아서 투샷을 안찍으면 후회할 듯 하여 투샷을 한 장 더 찍는다
웃짱을 까고 기념사진을 찍어주시는 서비스 정신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저렇게 찍어주시면 이런데 후기를 올리기 어렵단 말예요……
일정을 너무 촉박하게 짜서 숨돌릴 틈도 없는데, 밤에는 바쁘니 일단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아키하바라로 이동한다
지난 3월 중순에 SOD 사장이 체포되면서 SODLAND와 SOD여자사원주점이 모두 영업을 중단한다
체포된 사유는 풍속영업법 위반인데, 뭐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고 일반음식점 영업허가를 받아놓고 캐스트들이 너무 가까이 붙어서 놀아준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풍속영업허가를 받아놓고 8월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풍속업 허가 받았다고 예전의 건전한 분위기가 바뀐 것은 아니다)
새로 오픈했으니 일단 SOD여자사원주점에 방문해서 (심지어 오픈 10분 전에 도착해서 길거리에서 줄서있다가 들어가는 대담함) 캐스트들과 수다를 떨어본다
여기는 의자가 없이 서서 캐스트들과 대화하며 술을 마시는 곳인데 1인당 입장료 3000엔에 음료 무제한이다 (연장은 시간당 2500엔)
물론 캐스트들에게 음료 한 잔씩 사주고 재밌는 옵션 플레이 같은거 해보다 보면 돈 10만원은 우습게 나올 것이지만……
함께 동행한 일붕이는 여자들하고 그렇게 이빨을 잘 까는데 왜 진작부터 이런 짓을 안하고 여행이나 하고 있었던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딱 1시간만 달리고 나오기 전에 함께 찍은 체키, 그리고 전에 SODLAND에서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서 굿즈로 구매한 카레
왼쪽이 AV배우 유우키 나오 (優木なお), 오른쪽은 아직 데뷔한 배우는 아닌데 SOD에서 관리하는 에로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 집단 나마나카노죠시 (生中野女子) 멤버 이케와키 미오 (池脇澪)
내가 아이돌 오타쿠라고 했더니 어느 팀 좋아하냐고 묻던데, 이런데서 정답은 도겐자카69 (道玄坂69)
이 캐스트들과 여기서 함께 일하는 피아 (田中ぴあ)라는 친구가 그 아이돌 멤버라는 사실……
아직 이른 저녁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근처에서 아이돌 공연을 하나 보러가기로 한다
여자사원주점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공연장인데 요즘 장안의 화제인 아이돌 9시간 1500엔 (9時間1500円; 정말 이게 팀 이름이다)의 금요일 정기공연을 보러간다
여기는 신규회원이 방문하면 무조건 맨 앞자리에 앉아서 구경할 수 있고, 모든 멤버들과 체키도 한 장씩 무료로 다 찍을 수 있다
아이돌 오타쿠까지 되고 싶지는 않지만 지하아이돌 문화가 단순히 궁금하다면 괜히 엄한데 가지 말고 이 팀 검색해서 찾아가는 걸 추천한다
오늘도 멤버들이 자진해서 안아주는 즐거운 농후접촉체키의 시간
함께한 일붕이는 아이돌 본적도 없다는 친구가 애들하고 너무 자연스럽게 껴안고 체키를 찍으며 즐기는 걸 보니 잘못하면 여자 때문에 인생 망하…… 그런건 아니고 하여튼 적응력이 뛰어났다
티아와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이제 롯폰기로 이동한다
일단 함께한 일붕이가 후기를 썼으니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안하련다
아래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https://gall.dcinside.com/m/nokanto/227979
AV배우는 잘 모른다고 해서 마루이 모에카 (円井萌華)를 지명하라고 권했는데, 모에카 얘가 참 괘씸할 정도로 약은게 누가 봐도 처음 온 손님을 꼬셔서 샴페인을 까라고 쑤신다
원래 손님이 주문한 위스키는 캐스트들이 함께 마실 수 없는데, 샴페인을 주문하면 캐스트와 함께 마실 수 있다
다만 제일 싼 샴페인이 3만 5천엔이라는 점……
게다가 또 우리 순진한 일붕이가 남자 스탭의 꼬심에 넘어가서 8층 펜트하우스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했는데, 덕분에 나도 앞으로는 계속 8층으로 다녀야 겠다 (시간당 1만엔 더 내는거면 나쁘지 않았다)
혹시 최근 레드드래곤을 배경으로 나온 작품들 찾아본 사람들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 작품들은 다 여기 8층에서 촬영한 것이다
나는 카미시로 미오 (上白美央), 티아와 한 장 씩
티아 : 우리 내일부터 토요일에도 영업하는거 알아요?
나 : 그건 아는데, 오늘 출근한다고 해서 오늘 왔어요
티아 : 나 내일도 출근하는데……
나 : (진작 얘기했으면 내일 왔을텐데…….) 그럼 내일도 올까요?
티아 : 아까 잠깐 나갔을 때 가게에다가 내일도 올거라고 얘기해 놨어요
나 : ???????? (이거 뭐지?)
마루이 모에카는 다른 테이블에서 술을 많이 먹었는지 술이 꽐라가 되어 들어와서 일붕이 붙들고 기절해 있던데 어쩔줄 몰라하는 우리 일붕이
캬바쿠라에서 술먹고 떡실신하는 캐스트는 난생 처음이라 나도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레드드래곤에서 여자 캐스트들에게 사줄 수 있는 음료 중에 이런게 있다
방안에 AV배우들과 우리같이 정신나간 새끼들이 앉아있는데, 저런 잔에 칼피스를 담아다 주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저거 가지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너희들이 상상하는 그런 장난을 하며 함께 고 떠들 수 있었다
그리고 저 잔은 레드드래곤에서 굿즈로 판매하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구매해서 들고올 수 있다
저게 다 장인이 손으로 하나씩 만드는 거여서 (장인이 왜 이런걸 만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격이 개당 14000엔이다
내가 저걸 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더니 옆에서 티아가 나중에 내 생일에 선물로 하나 사주겠단다
1시가 다 되어 영업종료시간이 되었으니 슬슬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지난 후기에 약속한대로 SOMI를 통해서 예약을 하고 PARTY ON을 방문한다
그리고 지난 번에 약속한 대로 샴페인도 하나 따본다
PARTY ON은 항상 내가 술에 취해서 와서 재밌는건지, 재밌어서 술을 더 먹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4시까지 술을 먹다보니 거의 기절할 것 같았다
나오기 전에 SOMI와 또 기념샷 하나 찍고 나오려는데, 이런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우리 일붕이는 AMERI하고 거의 좋아 죽고 있었다
아쉽지만 새벽 4시가 넘어서 밖에 나와, 잠시 후에 나리카에서 비행기 타고 오사카 가야한다는 일붕이를 풀어준다
[2일차]
본격적으로 낮술을 먹기 전에 잠깐 공연을 하나 보고 가기로 한다
마침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공연장이 있기에 망정이지 몸이 피곤해서 못나갈 뻔 했다
전에도 한 번 얘기한 한국인 멤버 논 (のん)이 있는 스이카 (水花)의 공연인데, 9월 1일에 생일이었던 리더 사츠키 (サツキ)가 오늘 부재중이다
사츠키의 란체키와 함께, 치히로 (長尾千尋), 논과 체키를 찍고 부지런이 낮술을 마시러 신주쿠로 이동한다
논과 최대한 멍청한 표정으로 투샷을 찍자는 제안을 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아이돌한테 저런거 요구하는 나란 새끼는 정말 구제불능인 것 같다
신주쿠 가부키초는 낮 3시에도 사람이 넘쳐난다
역시 8월에 함께 영업을 재개한 SODLAND를 오랜만에 방문한다
4층의 매직미러룸이 아직 오픈하지 않은 상태라 아쉽지만, 지하 1층이 여탕 컨셉으로 리뉴얼이 되었기에 우선 견학을 하러 1층에 내려간다
오늘 내 담당 캐스트는 쿠로사키 미우 (黒崎みう), 아직 배우는 아닌데 어쨌든 밤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더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옵션 재밌는게 많이 나왔길래 재미로 젖병에 음료 먹여주는 걸 한 번 부탁해 봤다
배우가 아니라 대화할만한 내용이 적당하지 않았는데, 한국과 일본에서 남녀간의 갈등이 어떻게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심도깊은 토론을 나눴다 (진짜다 믿어라)
어제 아키하바라 여자사원주점에 출근했던 MIKA라는 친구가 오늘 신주쿠 2층에 출근한다고 어제 얘기한게 기억나서 2층으로 이동해 본다
2층 메뉴판을 보니 여기도 이상한 잔에 따라주는 칼피스가 있길래 2층에 출근한 캐스트 두 명한테 저걸 하나씩 사주고 마시게 했다 (저 잔을 받아든 캐스트들의 에로 연기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말로 설명을 못하겠다)
그러고 보니 아직 점심을 못먹었네……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을 것 같으니 어제 못먹은 카레를 시켜서 급하게 식사도 마친다
그리고 캐스트들과 찍어온 체키들
참고로 여기는 체키 한 장에 2000엔씩인데, 500엔을 더 내면 찍은 체키를 브라 안에 넣어서 덥혀준다 (체키를 따뜻하게 하면 그림이 좀 더 빨리나온다고 함)
나는 당연히……
체키는 순서대로 쿠로사키 미우, MIKA 그리고 시다 미즈키 (志田みずき)
시다 미즈키만 AV배우이다
시부야로 이동해서 아이돌 공연을 또 하나 봐야 한다
유레루라 (ユレルランドスケープ)의 미야비 하루나 (雅春奈) 생탄제
알게된지 3년 반이 되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4번째 생탄제에야 함께 하게 되었다
오늘은 사람이 많아서 체키를 많이 찍을 수 없었는데, 어쨌든 이렇게 팬이 많아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나 : 오빠, 내가 제일 좋은거 맞지?
나 : (디디새끼는 이럴 때 제일 미안하지만) 그러~엄
그렇게 말은 했지만 공연장을 나와서 다시 롯폰기 레드드래곤으로 향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티아한테 낚이고 있는 것 같지만, 어차피 무슨 덕질을 하든지 다 호구가 되는건데 기왕 호구가 될거면 아주 제대로 호구가 되어 주겠다
자주 오니까 문앞에 지키고 있는 친구가 대번에 알아보던데, 오늘은 곧장 8층 펜트하우스로 올라간다
1주일만 뒤에 왔으면 후카다 에이미 (深田えいみ)의 이벤트가 있는데 참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티아가 들어오자 마자 9월에 자기 생일 있는데 샴페인 한 병 더 까자고 한다 (어제 일붕이가 주고간 선물이 이런 것인데 앞으로는 내가 오면 계속 까자고 할 것 아닌가)
9월 23일 생일인데 3주 전부터 생일 파티 하는게 웃기긴 하지만 주어진 운명은 받아들여야지
대신 2시간을 머무는 동안 다른 테이블 거의 안가고 1시간 40분을 내 옆에 있어 주었다
잠깐 나간 동안은 세노 히나타 (瀬乃ひなた)를 앉혀두고 다녀왔는데, 히나타가 티아와 같은 소속사라는 걸 생각하면 캬바쿠라라는 곳도 캐스트들끼리 카르텔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원래 캬바쿠라 캐스트들 사이의 룰이 지명이 있는 손님에게는 허락없이 명함을 주면 안된다는 것인데, 티아 앞에서 태연하게 명함을 주는 걸 보니 한패…… 아니 패밀리가 아닐까 의심은 된다
히나타의 데뷔 동기를 물어보니 시라이시 마리나 (白石茉莉奈)의 팬이어서, 이 업계를 동경하다가 데뷔를 했다고 한다
마침 지난 원정에 나도 시라이시 마리나 이벤트 다녀온게 있어서 사진을 보여줬더니, 히나타는 2015년도에 팬미팅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더라
AV배우 여성팬이 AV배우로 데뷔하는 스토리는 그냥 만들어낸 얘기가 아니라 진짜였구나
티아와 나누는 대화는 몹시 고급스러우면서도 즐거웠다
끔찍하고 두려웠던 첫경험의 이야기, 그리고 이제는 야스에 익숙해져가는 것에 대한 느낌, 나이를 먹어가면서 야스가 삶에서 어떤 의미로 바뀌어 가는가에 대한 교양있는 성인 남녀의 점잖은 대화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8층이 조명이 좋아서 제대로 투샷 한 번 찍어보자고 했다
첫번째 사진을 보더니 티아 왈 “내 가슴이 돋보이도록 다시 한 번 찍어주세요”
그렇게 나온 두번째 사진의 티아는 지금 봐도 예뻤다
나오기 전에 다음에 올 때 동반과 애프터를 요청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봤다 (동반은 가게의 공식 옵션이고 애프터는 캐스트의 자율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한국에서 오해하는 2차 같은 의미는 아니고 그냥 함께 좀 더 건전한 시간을 갖는 거라고 이해하면 된다)
출근하기 전에 함께 저녁을 먹고, 5시간을 함께 가게에서 개기다가 끝나고 함께 PARTY ON에 가서 놀자는 제안이었는데 티아가 흔쾌히 받아줬다 (실제로 PARTY ON이 캬바쿠라 끝나고 많이들 찾는 장소라고 한다)
11월에나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그때까지 또 열심히 현생을 살아보자 (힘조절 잘못하면 이게 대체 얼마짜리 일정인지……)
밤 11시에 일어나서 나오려는데 어디로 가느냐고 티아가 물었다
사실 토요일에도 여기 올 줄은 몰라서 BURLESQUE TOKYO 예약을 해 두었다고 했더니, 티아가 막 웃는다
BURLESQUE는 토요일 마지막 타임에도 사람이 많다
기왕 지갑 거덜난거 여기서도 샴페인 하나 쏠까 고민했는데, 어떤 놈이 시작부터 175,000엔짜리 샴페인을 까고 시작하는 바람에 강제로 참게 되었다 (분위기를 서서히 올리는 법을 모르는 놈이네……)
공연을 역시 즐겁게 보고 IBUKI, NAGISA, URARA에게 팁을 전달하며 사진을 찍는다
IBUKI는 내가 BURLESQUE를 오래 전에 드나들기 시작할 때부터 좋아했는데, 난 아직도 저렇게 사악하게 생긴 여성을 본 기억이 없다 (그것이 좋아하는 이유)
NAGISA는 예전에 아이돌 시절에 공연하는 모습 몇 번 본게 있는 사이고, URARA는 현직 AV배우 카논 우라라 (花音うらら)
본인은 기억을 잘 못하겠지만 난 이미 여러 번 본 사이인데, 갑자기 왠 외국인이 와서 2만엔짜리 RION BUCKET을 전달하고 가니 표정이 너무 밝다
[3일차]
너무 짧은 일정이었지만 솔직히 이틀간 너무 무서운 속도로 달려서 아침부터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항상 하는 생각인데 일본에서 목숨을 걸고 재미있게 즐기다보면 한오환이 무섭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서 티아가 보낸 라인 메시지를 확인한다
이미 잡아놓은 물고기에도 최선을 다하는 티아라는 프로
정신이 헤롱헤롱하지만 체크아웃을 하고 일찌감치 시부야로 이동한다
DESEO mini에서 아침부터 진행되는 공연인데 6번째 출연하는 Innocent Lucia는 하루 전인 9월 2일 데뷔한 팀이다
저 팀을 굳이 찾아간 이유는 저 팀의 멤버 아사히나 아오 (朝日奈青)를 보기 위함이다
아오는 코로나 시국에 THE THIRD PARTY라는 아이돌로 데뷔했었는데, 그때 팀의 모토가 ‘오타쿠와 결혼하기 위해 모인 아이돌’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게 잘 안돼서 팀은 해체하고, 따로 IT 공부를 해서 지금은 모 IT회사에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는데, 대체 뭐하는 회사인지 모르겠지만 사장님이 허락해줘서 낮에는 회사 회의실에서 춤연습을 하고 주말에는 공연을 해도 된단다 (소위 잔업계 아이도루)
많은 말을 하기는 좀 그렇지만 하여튼 우리 둘은 약간 견우와 직녀 같은 그런 느낌을 주고 받은 사이였다
그렇게 인사하고 나왔더니 나중에 트위터에 나 보라는 듯이 포스팅을 올렸다
시부야 반대편까지 걸어가려면 20분이 걸리지만 땀을 흘리면 부지런히 걸어간다
이번 원정의 마지막 일정은, 지금은 은퇴한 전설적인 그라비아 아이돌 하마다 쇼코 (浜田翔子)의 20주년 기념을 위해 gra-DOLL 멤버들이 다시 뭉친 것이다
이제 나이가 많이 먹은 멤버들과 또 함께 나이를 많이 먹은 팬들이, 이제는 애엄마가 된 과거의 아이돌을 위해 뭉친 감동적인 시간
대체 어디다 보관하고 있었던 건지 모를 4년전의 굿즈를 꺼내와서 파는 것이 괘씸하긴 하지만, 어쨌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도 gra-DOLL 해체하기 전에 보러 갔던 기억이 있어서 멤버들에게 예전 체키를 보여줬더니, 이 공연을 보러 한국에서 일부러 와준 것에 대해서 몹시 고맙게 생각했다 (물론 그 목적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멤버는 단체체키 기준으로 왼쪽부터 하마다 코우 (はまだこう), 나리타 리사 (成田梨紗), 하마다 쇼코, 이나모리 미유 (稲森美優)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나모리 미유도 gra-DOLL 졸업 후 AV배우가 되었다
그리고 공연장을 나와 나리타 공항으로 이동하여 우동 한그릇 먹고 한국으로 복귀
그리고 남은 상처
이거 말고 현찰로 쓴게 13만엔인데, 호텔, 항공권은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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