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팬픽] 아렌델과 위즐튼이 FTA하는 이야기 (4/4)

Orobid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4.16 02:40:15
조회 1390 추천 36 댓글 5
														

 viewimage.php?id=2bafdf3ce0dc&no=29bcc427b18a77a16fb3dab004c86b6f01720db71fffb167c8267cc822f4ad82a4da8cef50369c1250ac65937eb2778faef5640abe2e60219b7e0966

 

"여왕폐하, 왕실사업을 추진하고 계셨다 들었습니다. 이전 대사인 위즐튼 공작이 저지른 불명예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저희가 미약하게나마 투자를 하였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미약하게나마라고? 총 소유권의 40퍼센트나 되는 투자가 퍽도 미약하군' 엘사는 그 말을 들으며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한편 남작은 그 말을 들은 여왕이 당황스러워 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놀랍게도 엘사의 표정은 평온했다.

 

"그렇군요, 아렌델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소유권을 갖고 계신 사업체들의 가치가 폭락했음을 알려드리는 것이 제 의무겠군요. 유감입니다"

 

그러자 카이가 남작 앞으로 절도있게 다가와 여왕의 도장이 찍힌 작은 포고문을 보여주었다. 여왕의 명령으로 매각한 왕실 사업체들에 대한 사업

계획을 전부 취소한다는 것이 포고문에 담긴 내용의 골자였다.

 

여왕은 시내에 버려진 집들이나 헛간들을 사들인 후 사업체로 지정하여 그것을 다른 건물로 개조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변경해 남작이 그것을 모조리 사도록 유도한 것이었고 그가 미끼를 물자 곧바로 사업계획을 전부 취소해 버렸다. 남작 소유의 '예비' 사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가치는 이제 정말

평범한 '헛간'정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남작의 게으른 보좌관이 왕실 사업체들을  사들이며 해당 건물들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않은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계약대로 대금은 전부 지불하셔야 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상황을 파악한 남작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으나 눈빛은 흔들리는 기색이었다. 그가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동안 옆에 있는 보좌관은 여왕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어쩔 줄을 몰라했다.

 

"게다가 항구에 있는 상인조합을 방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듣자 깜짝 놀란 남작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주춤했다. '아니 어떻게...?'

 

"결과가 좋지 않은 것 같아 유감이에요. 그러나 아렌델은 더이상 당신의 직권남용을 용납할 수 없군요. 그러니 한 가지 확실히 하죠, 남작. 당신께서는

위험한 판을 벌이셨어요. 위즐튼 의회에 계신 귀족분들이 이걸 아셨으면 하군요. 지금부터 아렌델은 기존의 무역 파트너를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습니다"

 

남작은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여왕의 주변이 서늘해 지는 것을 느겼다. 그가 뭐라 변명을 하려 했을 때 갑자기 화려한 옷을 입은 위즐튼 귀족이 수행원과 함께 홀에 들어왔다. 이번 만큼은 남작도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여왕폐하, 위즐튼 후작이십니다"

카이가 홀에 들어온 귀족을 여왕에게 소개했다.

 

"아렌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후작"

 

"감사합니다, 여왕폐하"

후작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대답했다.

 

그러자 당황한 남작이 물었다.

"후작님, 여기에는 어쩐 이유로?"

 

"그동안 수고해줘서 고마웠네, 남작. 이제부터는 내가 인수인계 받도록 하지"

 

후작은 형식적인 말을 한 후 의회의 인장이 찍힌 명령문을 건네주었다. 명령문에는 남작이 외교 지원 자금 탕진 및 고의적인 협상 지연의 이유로 

해임되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자내의 외교관 자격은 오늘부로 해지되었네. 항구에 배가 대기하고 있으니 즉시 돌아가게"

 

그 말을 듣고 잠시 아무 말 없이 서있던 남작은 긴 숨을 씁쓸하게 내쉬고 여왕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 그러나 후작에게는 겨우 고개만 까딱거리고

홀에서 나가버렸다. 후작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다시 여왕에게 고개를 돌렸다.

 

"저희가 혼란을 주었다면 용서해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혼란이라뇨, 전혀요"

당연했다. 엘사는 일부러 남작이 있을 때 후작을 불렀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여왕폐하. 그나저나 저는 아렌델의 예법에 따라 환대가 있을 줄 알았는데요"

후작은 주위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여왕의 수행원들과 근위병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고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글쎄요, 마지막으로 위즐튼의 귀족을 환대했을 때는 제게 석궁 화살이 날아들고 아렌델을 서던 아일의 왕자에게 빼앗길뻔했거든요"

여왕은 친절하게 미소지으며 답했다.

 

 

남작은 홀로 항구를 거닐며 생각했다. 에초에 여왕이 위즐튼과의 무역을 계속 중단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위즐튼은 그동안 아렌델에게 짭잘한

수익을 가져다 주는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사태를 초례한 문제는 고립주의를 택한 위즐튼 귀족 의회의 도를 넘은 탐욕이었다. 그들은 이번 기회에 아렌델을 굴복시키기를 원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당장 굴복하게 된 것은 위즐튼이었다. 남작은 돌아가서 의회에게 받을 비난보다도 앞으로

조국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더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내가 기다리는 자신의 영지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기쁘기도

하였다. 어쩌면 가을이 끝나기 전에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겨울이 오기 전에 아내와 함께 가을의 시원함을 더 누릴 수 있겠지'

 

남작은 작은 소망을 품고 위즐튼으로 돌아가는 배에 올랐다. 의회가 그에게 전가할 책임은 두렵지 않았다. 남작에게 그날 아렌델의 가을은 무척이나

쌀쌀했다.

 

 

후작은 곧바로 여왕과 재협상을 시작했지만 전임자의 실력에는 한참 못 미쳤다. 덕분에 엘사는 이전 대사가 해놓은 짓을 핑계 삼아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그리하여 협상 한 달째 되는 날, 마침내 위즐튼 의회는 자신들이 내걸은 요구를 포기하고 아렌델 왕실이 작성한 협정문서에 도장을 찍게 되었다. 의회의 계획대로 협정서의 내용에 무관세 교역에 관한 조항이 명시되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위즐튼 의회의 기대와는 전혀 달리 서로의 교역품 중 각각 단 한가지 품목에서만 말이다. 그것은 석궁과 선크림이었다.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엘사는 안나의 목소리를 기대했지만 들려온 건 카이의 목소리였다.

 

"여왕폐하, 협정서를 가져왔습니다"

 

"들어오세요"

 

카이가 공손히 들어와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협정서를 건넸다. 엘사는 위즐튼의 의회의 도장이 찍힌 협정서를 들어올리고는 천천히 살펴보았다.

 

"여왕님, 과연 저들이 협정을 준수할까요?"

 

"이 협정서에는 약속의 힘이 있어요. 저들에게 선택을 강요할 힘이죠"

 

엘사는 협정서를 계속 살펴보며 말을 이었다.

 

"저들이 협정을 준수하길 선택한다면 우린 이 도장이 찍힌 문서의 내용대로 무역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어요. 그리고 만약 협정이 부당하다 생각하고 그것을 파기하기를 선택한다면 저희는 그들과의 재협상을 거부할 수 있는 구실이 생기는 거죠"

 

"전부 계획해 두신 거군요"

 

"부국의 군주는 항상 주변국가들의 시기와 탐욕을 경계해야 해요. 특히 그 국가가 약하게 보인다면 말이지요"

 

카이는 그 말이 선대왕 아크다르가 남긴 말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한 손으로 협정서를 들쳐보며 생각에 잠신 엘사의 모습이 마치 그분을 연상케

했다.

 

 

한 남자가 다른 얼음 장수들과 함께 썰매에서 내렸다. 그는 바로 위즐튼에서 온 남작의 보좌관이었다. 보좌관은 왕실 소유의 사업체들을 구입하며

하필이면 소유권 증명서에 자기 이름을 서명한 바람에 아렌델 왕실에 주어야 할 대금을 몽땅 자신이 떠앉게 되었다. 아직 대금을 지불하지도 않았는데 소유권이 명시된 증명서를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사업체들을 구입하였을 때의 가격은 상당했지만 사업계획 취소되자 가격이 심각하게 곤두박질 친 후였으므로 그것을 전부 팔아도 내야 할 대금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그가 아렌델 왕실에 진 빚을 값기 위해서는 평생 동안 얼음장수일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한편 준비를 마친 얼음장수들은 각자 장비를 들고 얼음을 채취하는 작업을 시작하며 난대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의 운율과 작업을 하는 동작이 척척 맞아떨어지는 것이 결코 예사로운 실력이 아니었다.

 

보좌관이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을 때 옆에서 멋들어진 수염을 기른 얼음장수가 다가와 랜턴에 붙을 붙이며 말했다.

이봐, 자네. 혹시 얼어붙은 심장이라는 노래를 아나?

 

 

-지금까지 빼꼼맨, 장작맨, 랜턴맨이 단역으로 등장했다.

-지금까지 보고 반응해줘서 고맙다. 곧 짧은 후속편인 '안나폴레옹 이야기'로 돌아오겠다.

[팬픽] 아렌델과 위즐튼이 FTA하는 이야기 (1/4)

[팬픽] 아렌델과 위즐튼이 FTA하는 이야기 (2/4)

[팬픽] 아렌델과 위즐튼이 FTA하는 이야기 (3/4)

추천 비추천

36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공지 겨울왕국 갤러리 이용 안내 [200185/10] 운영자 14.01.17 128879551 3816
5489183 인스타에 김하루 이 분은 존함부터 이쁘신 [1] ㅇㅇ(221.152) 01:11 28 0
5489182 지각 엘-시 ㅇㅇ(183.107) 00:23 14 0
5489181 인생이 영화네요 프로프갤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0 15 0
5489180 내 인생을 어떡하면 좋겠냐?.txt [2] ㅇㅇ(106.101) 00:11 45 0
5489179 방금 사바하 봤다 큰일이다 ㅇㅇ(118.235) 05.12 22 0
5489178 전손블루 맨들맨들 광빨 뒤진다에~~~ Froz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7 0
5489177 오늘 2연패하고 걍 끔 ㅇㅇ(221.152) 05.12 20 0
5489176 코성탈출 ㅅㅂ 좆도 내용도 없는 프롤로그 ㅈㄴ 오래보여줌 ㅋㅋ Froz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9 0
548917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118.235) 05.12 21 0
5489174 제가 저런걸 쓰겠나요 천연효모식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2 0
5489173 안진짜 ㅇㅇ(222.107) 05.12 20 0
5489172 늦 안-시 ㅇㅇ(183.107) 05.12 18 0
5489171 안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시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6 0
5489170 대 안 시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4 0
5489169 이새끼 천효식아님 ㅅㅂ? [6] 쥬디홉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68 0
5489168 이겼삼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5]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5 0
5489167 코구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6 0
5489166 엘-시 엘-시 ㅇㅇ(118.235) 05.12 20 0
5489165 엘-시 엘-시 엘-시 ㅇㅇ(118.235) 05.12 18 0
5489164 와씹 AI 접으려고 하니까 시비타이 개선되네 [2] ㅇㅇ(222.107) 05.12 64 0
5489163 대 안 시 [1]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1 1
5489162 안시ㅋㅋㅋㅋ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3 1
5489161 퀸 안 시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2 1
5489160 목말라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8 0
5489159 잠이 안온다 푸갤라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5 0
5489158 가짜 [1] ㅇㅇ(121.158) 05.12 47 0
5489157 진짜 [2] ㅇㅇ(222.107) 05.12 59 0
5489156 대 엘 시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4 1
5489155 엘-시 ㅇㅇ(183.107) 05.12 26 0
5489154 엘시이이이이이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4 1
5489153 피어노 [3] ldu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45 0
5489152 6974분 뒤에 삭제 Moda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53 0
5489149 대전온김에 성심당 [1] ㅌㄱ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41 0
5489148 이겼삼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21 0
5489147 블루아카이브는 좀 패야하는게 맞음 [3] ㅇㅇ(175.199) 05.11 57 0
5489146 일페사태 커져서 성인단체모임 이런거 금지되면 ㅇㅇ(222.107) 05.11 46 0
5489145 안시이이이이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32 2
5489144 코구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28 0
5489143 와 진짜 에어컨 트니까 바로 사오ㅓㄴ하네 [2] ㅇㅇ(175.199) 05.11 40 0
5489142 아는 사람 결혼식 낼 부산에서 하는데 [2] ㅇㅇ(121.156) 05.11 58 0
5489141 파마하러 미용실 왔다 [1] ㅇㅇ(121.156) 05.11 40 0
5489140 쇼군 보면서 왜 안나 생각났나 했더니 [1] ㅇㅇ(222.107) 05.11 57 0
5489139 베이컨 우마이 [1] ㅇㅇ(221.152) 05.11 40 0
5489138 늦 엘-시 [1] ㅇㅇ(183.107) 05.11 35 0
5489137 오늘 KFC 갈 예정 [3] Frozen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46 0
5489136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듦 [10] 쥬디홉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73 0
5489135 도착했다 [1] ㅇㅇ(118.235) 05.11 34 0
5489134 아침 8시에 일어나 9시까지 병원 가야하는데 [1] ㅇㅇ(118.235) 05.11 45 0
5489133 엘시이이이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42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