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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문학]프로즌 뒷 이야기,True Winter again-11(A-1)

Vuelie(221.145) 2014.04.21 23:51:38
조회 1390 추천 30 댓글 3

통합포탈 : 프로즌 뒷 이야기, True Wint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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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gUn22



방으로 들어온 공작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제대로 잠겼는지 재차 확인했다먼저 들어온 크리스토프는 그런 공작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이윽고 공작은 씨익 미소를 짓고는 뒤돌아 크리스토프에게 활짝 웃어 보였다.

 

이야어서 와요안 추워요으으 아렌델 겨울은 정말이지 으어으……”

 

크리스토프는 이렇게 얼떨떨할 수가 없다이 사람이런 성격이었던가?

 

옷도 두꺼워 보이고피부도 두꺼워 보이시니 추위는 걱정 없겠어요하긴 얼음과 관련된 일을 하시죠존경스럽습니다.”

 

하하.”

 

어디 다친 데는 없죠?”

 

덕분에.”

 

다행이다난 또 어디 엄한 데서 자다가 무슨 일이라도아무튼 얼어 죽을 줄 알고이런 날씨에왜 그 생각을 못 한 거지 참고생했어요.”

 

공작의 화법은 자칫 섬뜩하거나 기분 나쁠 수 있는 경계를살얼음판 걷듯 위태롭게 지나는 식이다.

당황이 겹쳐지지만 애써 태연히 웃으며 크리스토프는 대답한다.

 

공작님 말대로 좋은 경험이었어요진짜 내가 누구인지잘 알았어요.”

 

세상에그게 말이죠크리스토프.


사실대로 말하자면나도 사춘기가 왔을 때 그런 식으로 가출한 적이 있어요.”

 

하하그래요공작님 같은 분도 가출을……”

 

목소리 좀 낮춰요이잇눈치 없기는엘사아니 여왕님한테는 아직 얘기 안 했어요그 분 머릿속의 나는 아주 계획적이고 철저한 사람이란 말이에요.”

 

그런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떠나라는 조언을 줘크리스토프는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보여요그런데 그건어쩌다가……”

 

나는 부모님과 12명의 가정교사에게 둘러싸여 살았어요사랑도 관심도 많이 받긴 했지만알잖아요그런 모든 것들이 갑갑해지는 때가 있다는 거그래서 어느 날주머니 많이 달린 옷에 너무 출렁이거나 튀어나오지 않을 정도로 금화를 챙겨 넣고는 그 길로 집을 뛰쳐나왔어요.”

 

이게 공작에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턱이 없는 크리스토프는 금화 얘기에만 눈을 반짝였다.

 

자유의 냄새란 정말 향긋했죠뒷골목의 시궁창 냄새싸구려 여관 누런 침대에 배인 지린내시장 바닥의 생선 냄새펍 테이블에 늘어붙은 맥주의 효모 냄새라벤더와 홍차로즈마리에 둘러싸여 살아온 나에게 그것들은 처음에 활기찬 삶의 향기였어요.”


크리스토프는 무슨 전쟁에서 돌아온 기사가 용을 잡네 마네 하며 떠벌리는 거짓말을 듣는 심정으로 계속 들었다.

 

하지만 나는 곧 마주해야 했어요자유가 주는 두려움을 말이죠.

오오홀로 있다는 것고독이란 얼마나 불확실한 모험인가내가 놔두고 온 못과 잠자리들그리고 더 많은 압정과 나비들이 조금씩 생각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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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해할 필요는 없이그저 듣는 척만 해도 될 것 같다고아니 어차피 못 알아 처먹겠으니 그래야만 하겠다고크리스토프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나는 그 때 확고히 느꼈어요나는 혼돈 속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다직선과 직각으로 이루어진 질서로 돌아가야 한다가서일그러진 모든 것들을 깨끗이 바로잡고 다시 불확실성을 없애며 나아가자마침 돈도 다 떨어져 갔고요.”


마지막에 한 말이 결정적 이유로군크리스토프는 제멋대로 결론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걸 본 공작은 신나서 더 얘기했다.

 

그러니까거리를 두고 보면 모든 게 작아 보여요그렇게 익숙한 모든 것들에서 떨어져 나와 봐야 이것과 저것이 확실해진다니까요.

빛은 어둠 가운데삶은 죽음 가운데그렇게 모순을 끼고 사는 가운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아주명확하고 엄밀한 정의가 내려진다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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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공작은그냥 데려다 놓고 자기 얘기를 하고 싶은같은 남자가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조언에 따라 가출까지 하고 온 나라면 완벽한 말상대겠네크리스토프는 뭐 그것도 그거대로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말해서그 때의 가출은차가운 질서의 화신인 내가태어나서 처음으로하지만 마지막으로 저지른 것으로 기억될단 한 번의 갑작스러운 혼돈이었다이 말입니다뭐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그럼으로써 내 자신에 대해 확고해졌으니그것마저 실은 계획된 것일 수도 있고요하핫파하하핫!”

 

이쯤이면 박수 칠 타이밍이겠지크리스토프는 감동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려 노력하며 박수를 떡쳐 주었다.

 

그래서나는 내가 발견한 이 위대한 경험의 교훈을당신에게도 똑 같이 추천했던 거지요.

나만의 경험이라 일반화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장담할 수 없다는아주 사소한 고민이 생겨난 것은 그 후였고요.

그러니까요컨대 당신은 잃어버린 못이고 잘못된 날갯짓일 수도 있었단 말이죠하지만 괜찮아요이렇게 돌아왔으니하하!”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감동받은 공작은 크리스토프를 거칠게 껴안았다가 금새 놓아주었다.

 

그러면이제 씻으러 가시죠으흠어우고생 많이 하셨나 보네.”

 

.”

 

그 순간-익 하고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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