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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손 팬픽 -천년 전 빛의 여왕 '안나'-

abs(175.201) 2014.04.26 13:56:41
조회 1148 추천 24 댓글 7

PC에 맞춰서 글 간격이 맞춰져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해상도는 1920X1080입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우와! 이야기 할머니다! 할머니 오늘도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해주세요!!"

 

주름이 자글작르하여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노년의 여성에게 아이들이 달려왔다. 나무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그녀의 입가에 웃음기가 맴돌았다.

아이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바닥에 원을 그리며 앉고 나서 그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주 오랜 먼 옛날에... 무섭고 사악한 눈의 여왕이 살았단다"

 

------------------------------------------------------------------------------------------------------------

 

"엘사 언니! 왜 이러는 거야! 언니는 정말 이  아렌델을 어떻게 하려는 거야?!"

 

안나가 엘사를 보며 화를 냈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아렌델은 왕성과 마을 전부가 커다란 얼음 괴물들에게 점령당해 있었다. 그 괴물들은 아렌델의 바깥으로 모든 이들을 쫓아 냈다. 괴물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엘사의 얼굴엔 짙은 그늘이 져있었다.

 

"안나! 물러나! 너도 여기서 나가! 이 곳은 '내꺼'야. 나를 괴물 보듯 하는 백성들, 겉으로는 챙겨주지만 뒤로는 수군대는 대신들, 그리고 날 멀리하는 너까지. 난 더이상 같이 살고 싶지 않아. 내가 가진 이 능력으로 너희를 벌할거야"

 

엘사는 단호했다. 동생인 안나의 목소리도 그녀의 얼어붙은 마음에는 도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안나는 쫓겨나는 백성들과 함께 엘사의 힘이 미치지 않는 트롤들의 주거지로 향했다.

 

그 곳에 먼저 도달한 사람들은 엘사 여왕을 성토하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여왕은 악마야! 어떻게 우리를 내쫓을수 있지?"

 

"맞아요! 애초에 우리가 마법을 사용한다는 걸 알았을때 그녀를 없애버렸어야 했어!"

 

"어릴때는 참 착하셨는데... 어찌 이리 되었는지..."

 

그 이야기들 사이로 늙은 군애부 대신의 이야기가 안나의 머리를 스쳤다. '언니 우리 눈사람 만들지 않을래?' '이것봐 눈이다? 안나 너만 알고 있어야 돼 알았지?' '언니! 언니! 나랑 같이 놀아' '조금만 기다려 언니 이것만 다 하고'

 

안나의 기억속에 어릴적의 언니는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이었다. 떼쓰는 자신에게도 친절하게 웃으며 놀아주는. 하지만 안나가 엘사의 마법에 대한 비밀을 지키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들켜버렸을때부터 둘의 사이는 멀어져 갔다. 언니는 마치 괴물을 바라보는 듯한 주변 사람의 시선에 차츰차츰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 되어갔다. 모든게 안나가 자신이 마법에 대한 비밀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안나 자신의 잘못이었다.

 

"내가... 내가 언니의 비밀을 지키지 못해서... 이렇게 된거야. 벌 받는 거라고.."

 

늙은 신하들이 안나에게 다가와 다독였다.

 

"공주임의 잘못이 아니에요. 저희가... 저희가 잘못한거에요. 공주님은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자책하며 슬픔에 잠긴 안나의 귀에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트롤 장로의 혼잣말인듯 했다.

 

'마법이 없어더라면 좋았을 것을...'

 

"마법.. 잠깐! 장로님 마법 하실 수 있죠? 언니의 마법을 막아줘요! 그리고 언니를 진정시켜줘요!"

 

안나는 곧바로 트롤 장로에게 달려가 매달렸다. 어쩌면... 어쩌면 언니를 되돌리는 것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트롤은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종족이니까.

 

"죄송합니다. 공주님. 제가 할 수 있는 마법으로는 엘사 여왕님을 막을 수 없습니다"

 

"제발...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언니를 되돌려줘요...."

 

모든 희망이 사라진 그녀가 바닥에 주저앉은채 망연자실해했다. 그런 그녀에게 이제 막 성인이 된 듯한 앳된 트롤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저.. 공주님

이거' 라는 말과 함께 아렌델의 문양이 그려진 종이를 건냈다.

 

 -사랑하는 나의 동생. 안나에게

미안해. 안나. 내가 이렇게 글로써 너에게 마지막을 알리는걸 용서해주렴. 이 언니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구나. 안나, 너와 백성들이 이 혹독한 겨울에 힘들어 하는걸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그래서 이 겨울을 끝내려 한단다. 내가 없어지고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백성들을 이끌고 아렌델로 돌아와서 행복하게 살아야해! 알았지?

좋은 여왕이되렴-

 

안나는 누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는 주저 앉은 몸을 일으켰다.

'이대로... 이대로 언니 혼자 가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

 

"근위병! 말을 준비시켜 주세요! 당장!"

 

아렌델을 향해 안나가 질주했다. 트롤주거지와 아렌델은 멀지 않다. 스스로를 지워버리려 하는 언니를 막아야 된다. 빨리... 빨리 조금만 더 빨리... 마음속의 다급함이 그녀를 채찍질했다. 아덴델 왕성이 흐릿하게 보여지기 시작할때부터 그 다급함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왕성 앞의 넓은 광장에 도달하고 엘사와 그 주변을 에워싼 얼음괴물들이 있는것을 확인하고서는 늦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언니를 부르며 다가갔다.

 

"언니! 기다려! 언니가 사라지지 않아도 돼! 겨울 같은거 계속 되면 사람들도 익숙해질거야! 마법으로 사람을 해친적도 없잖아?! 다들 이해 갈거야!"

 

"아니. 그럴순 없어 안나. 내 마법은 점점 더 강력해질거야. 언젠가는 사람을 해칠지 몰라!"

 

엘사는 안나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다가오는 안나 주위로 커다란 얼음 기둥을 둘러버렸다. 안나는 얼음기둥에 갇혔고 엘사는 이제 자신이 하려던 일을 계속했다. 하늘로 손을 뻗어서 거대한 눈의 결정을 생성시키는 일. 그때까지만 해도 안나는 깨닫지 못했다. 엘사가 자신을 지운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눈의 결정은 수십 수백개로 불어나며 아렌델의 하늘을 가득 메웠다. 각각의 다른 모양의 눈의 결정. 결정들은 하나 둘 일정한 각도를 그리며 하늘에 정렬되기 시작했다. 하나 둘 각도가 완성될때마다 거대한 눈의 결정들이 반사시켜 내려보는 빛들이 아렌델 전역을 비추었다.... 그 중심부 겹쳐지는 빛들의 중심에는 엘사가 있었다.

 

"언니 제발! 나 추우면 옷을 더 많이 껴입을게! 왕성에 사람들도 다 쫓아내고 우리 둘만이라도 살자! 응? 언니 없으면 나 못산단 말야! 수많은 백성들보다 언니가 더 중요하단 말이야! 제발...! 제발...!"

 

빛들의 중심에서 조금씩 기화되는 엘사를 보며 안나는 어떻게든 말리려 했다. 하지만 언니와 자신을 차단한 매정한 얼음 기둥들은 중첩된 빛의 중심보다 녹아내리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렸다. 안나는 엘사가 완저히 기화되어 사라질때까지 단 한걸음도 다가가지 못했다. 한참이 더 지나고 하늘의 수많은 눈 결정들과 얼음 기둥마저 다 녹아서 사라지고 나서야 언니가 서있던 자리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곳에 남은것은 빛에 타버리고 일부만 남은 드레스 조각들뿐... 안나는 그 조각들을 하나하나 줏으며 오열했다.

 

---------------------------------------------------------------------------------------------------------------------

 

"할머니? 울어요? 왜 울어요?"

 

"눈의 여왕은 어떻게 됐어요? 죽었어요?"

 

아이들은 아직 '죽음' 이라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지가 못해서 눈의 여왕이 어떻게 되었는지 할머니에게 되물었다. 그녀는 잠시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는 주변이 많이 어두워졌음을 알고는 '다음에 이야기 해주마' 하고는 아이들에게 품안에서 쿠기를 꺼내 하나씩 쥐어주고는 돌려보냈다.

 

그리고는 다시 나무 상자에 앉아서는 저물어가는 해의 빛줄기를 쬐었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그녀의 앞으로 근위병 복장의 사내가 가쁜 숨을 내쉬며 다가왔다.

 

"여왕 폐하! 또 여기서 아이들과 노셨군요! 못 말리신다니까! 한참 찾았잖습니까?!"

 

하지만 그가 너스레를 떠는데도 늙은 여왕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마지막 빛줄기가 비추던 방향을 향하여 고개를 숙인 상태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여왕 폐하? 여왕 폐하?!"

 

 

 

-아렌델 왕가의 빛의 여왕 '안나' 비석의 뒷면 발췌본을 첨부-

 

 '아렌델의 많은 백성들이 나를 빛의 여왕이라 부릅니다. 사악한 눈의 여왕을 물리치고 백성들에게 빛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에요. 하지만 빛의 여왕이라 불리는 나는 그것이 나에게 과분한 칭호임을 압니다. 그리고 제게 있어 빛은 '엘사' 단 한 사람입니다.

 

 

 

 

 

 

 

 

 

 

 

 

 

 

 

 

끝.

 

 

 

 

 

 

 

 

 

 

 

 

 

 

 

 

 

 

 

 

 

 

 

 

 

 

 

 

 

 

 

 

 

 

 

 

 

 

 

 

 

 

 

 

 

 

 

 

 

 

 

 

 

 

 

 

천년 후. 아렌델 왕가의 아크다르 왕자에 의하여 '빛의 여왕 안나 비문', '당시의 사건을 아는 트롤 패비의 증언' 을 토대로 엘사 여왕은 '사악한 눈의 여왕' 이라는 오명을 벗게 되고 종전의 '빛의 여왕' 으로 불린 안나 여왕 곁에 '사랑하는 동생을 위하여' 라는 비문이 세워지게 된다.

 

 

 

 

 

 

 

 

 

 

 

 

진짜로 끝.

 

 

 

ps- 반응이 궁금해서 주작해서 날려볼게... 봐줄거지?

 

ps2- 후기와 반전 링크를 아래 덧에 추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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