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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대회} 악몽을 꾼 밤

ABOB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14 21:10:09
조회 207 추천 23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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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_


"악!"


한 마디의 비명이었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밤의 침묵을 깨기엔 충분했다.


"왜 그래요 안나? 무슨 일 있어요?"


방금의 비명이 깨운 건 밤의 침묵만이 아니었던지 크리스토프가 졸린 눈을 비벼가며 자신의 반려자를 향해 걱정스런 눈빛을 보낸다.


자신을 바라보는 크리스토프를 보며 이곳이 편안한 아렌델 성의 침실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안나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별 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꿨지 뭐예요?"


"설산에서도 뛰어내렸으면서 그거땜에 소리를 지르면서 깬다구요? 다른 일이 있는 거죠?"


크리스토프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꼬치꼬치 캐묻지만 안나는 웃음을 지으며 아니라며 안심시킨 뒤 산책을 갔다오겠다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걱정된다며 따라오겠다는 크리스토프를 달래며 다시 침대에 눕게끔 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지만 안나의 눈빛을 본 크리스토프가 침대에 눕자 비로소 안나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빈 복도를 걸으며 안나는 방금 전 자신이 꾸었던 꿈을 떠올려봤다.


올라프가 눈송이가 되어 사라지고, 사랑하는 언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슬픔에 빠졌던 그 때.

이미 3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몇 달에 한번씩은 그때의 생각에 잠기거나, 이렇게 악몽을 꿀 정도로 쉬이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었다.


"만약... 나한테도 마법의 힘이 있었다면...?"


조용히 중얼거리며 올라프가 자고있을 방문을 살짝 열어 안을 보자 이런 자신의 심란한 마음과는 관련도 없다는 듯 깊은 잠에 빠져있는 올라프가 보였다.

살짝 얄미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모두가 무사하다는 안도감에 비하면 티끌만도 되지 않기에 이내 싱긋 미소를 짓고 방문을 닫고 문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모두가 잠든 조용한 거리를 바라보며 안나는 다시금 상상을 이어갔다.


"아마 아토할란에도 같이 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면 언니도 무사했을 거고... 흠... 댐은 좀 늦게 부쉈겠네 하하"


웃음을 지으며 거리에서 눈을 떼 언니가 있을 북쪽 숲을 바라본다.

비록 숲이 보이지는 않지만 협곡 너머 언니가 자고 있을 그곳.

안나는 불현듯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내일 아침 크리스토프가 당황하고 대신들이 자신을 찾아 난리가 날 것같단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내가 여왕인데 뭐 어때?'라는 생각과 함께 어깨를 한번 으쓱하곤 스벤이 자고있는 헛간으로 발길을 옮겼다.


"일어나 스벤! 어디 좀 가자!"


계속 자신을 흔들자 고개를 들고 "모-" 소리를 내며 졸린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스벤에게 당근 한 포대를 가리키며 안나가 부탁했다.

나쁘지 않은 거래였는지 혹은 안나가 무시하고 자려고해도 다시 깨울 위인이라는 걸 알았는지 터덜터덜 볏짚위에서 일어나 안나를 향해 몸을 낮춘다.


"고마워."


안나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목덜미를 한번 쓰다듬어주고는 폴짝 뛰어 스벤 위에 올라탄다.


"음... 스벤 처음 탔을 때보다 승차감이 많이 좋아졌네...?"


스벤의 늘어난 살을 보며 다이어트 식단을 줘야겠다 결심하는 안나의 속을 모르는지 칭찬해줬다고 느낀 스벤이 기쁜듯한 목소리로 길게 울음소리를 내고는 껑충껑충 헛간 밖으로 나간다.


"북쪽 숲으로 가자. 길은 알지 스벤?"


안나가 부탁하자 별 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한번 끄덕이곤 북쪽을 향해 재빠르게 내달린다.

찬 바람이 뺨을 스치고 풀 냄새가 점점 더 코 끝을 찌른다.

반딧불이 하늘을 수놓고, 수많은 별들이 자기가 잘난 듯 빛을 발한다.


오랜만에 보는 밤의 아름다운 풍경에 안나가 감상에 젖어있을 때쯤, 스벤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안나가 놀라며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스벤을 바라보자 앞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나, 어쩐 일로 아직까지 깨어있는 거야?"


익숙한 목소리에 미소를 지으며 앞을 바라보자 자신이 찾아가고 있던 당사자인 엘사가 녹스를 타고 미소를 짓고있었다.


"언니랑 눈사람 만들려고 가고 있었지."


"어머, 올라프가 말을 잘 안듣나봐?"


"말도 마."


오고가는 농담에 서로 꺄르르 웃고는 말과 순록에서 내려 서로를 껴안는다.

긴 포옹이 끝난 후 엘사가 다시금 물었다.


"근데 어쩐 일로 오고 있던 거야? 혹시 또 그 꿈을 꾼거야?"


"정령으로 살더니 눈치가 많이 늘었네"라며 농담을 뱉고는 안나가 근처에 있는 나무에 걸어가 앉았다. 엘사도 그녀를 따라 나란히 앉는다.


"패비 아저씨한테 부탁이라도 해봐. 다른 기억으로 바꿔주실 지도 모르잖아"


엘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안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언니, 내가 기억이 바뀌어서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알면서 그 이야기를 또 하는거야?"


안나가 짖궂게 웃으며 엘사에게 말하자 엘사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네가 걱정돼서 그러지"라 말한다.


"그냥 언니 얼굴이랑 올라프 얼굴 한번 보면 풀리는 사소한 문제야, 그래서 언니 보러 가고 있던 거고."


안나가 말하며 엘사에게 몸을 기댔다. 엘사는 익숙한 손길로 뺨을 한번 쓰다듬고는 안나를 안는다.


"자장가 필요해?"


눈을 마주보며 코끝에 손가락을 올리며 엘사가 묻는다. 안나는 "이거 예전에 내가 했던 거 같은데"라 말하며 미소를 짓는다.

귀뚜라미가 밤이 깊어감을 알리며 노랫소리를 키운다. 그 소리에 맞추어 둘의 대화도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스벤과 녹스도 밤을 즐기며 바닥에 배를 대고 눕는다.


그새 잠든 스벤의 목덜미를 누군가가 쓰다듬자 화들짝 놀라며 스벤이 일어난다.

손길의 주인이 꺄르르 웃으며 스벤의 등 뒤에 올라타며 말했다.


"다섯 번째 정령님, 그럼 오늘 밤 가족 게임에서 뵙겠습니다."


엘사가 웃으며 답한다.


"아렌델의 여왕 안나님, 초대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엘사의 대답을 듣고 안나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서로 먼저 가라며 두, 세번 양보하다가 구령에 맞추어 같이 뒤돌기로 정하고 구령을 외친다.

약속이라도 한 듯 둘 모두 꼿꼿이 서서 앞을 바라보고 있다. 서로 왜 뒤돌지 않았냐며 웃으며 묻고는 다시 한번 구령을 외치고는 서로가 있어야할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어느덧 하늘이 붉어진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안나가 나지막히 말한다.


"아이고, 크리스토프가 많이 놀라겠네."


-끝-


------------


내일까지 한 편 더 써오겠습니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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