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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밤/문학] 아토할란의 눈물(미완)

바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2 13: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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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밤/문학] 아토할란의 눈물

 

하늘이 깨어났고, 엘사는 복잡한 심정으로 오색찬란한 빛으로 반짝이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렇게 밤하늘이 아름답게 깨어날 때마다, 엘사는 언제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하늘이 오로라의 빛으로 밝아지면 안나는 꿈나라에서 놀다가도 금세 알아차려 잠에서 깨곤 했고 그때마다 엘사를 깨워 놀자고 졸라대곤 했다.


그 시절은 행복했다. 부모님은 자상했고 명랑한 동생은 엘사를 사랑했고 세상에 걱정할 거리는 하나도 없었다. 그 날, 여느 때와 같이 하늘이 깨어나 안나가 엘사를 깨워 눈사람 만들자고 조르던 날, 그날의 안타까운 사건으로 엘사의 평화는 순식간에 깨져버렸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고통스러운 시간은 언제나 길게 느껴진다. 그 사건으로부터 대관식날까지 십수년 간의 시절은, 객관적으로도 짧은 세월이 아니었지만 엘사에게는 영겁과도 같은 시기였다.


그리고 엘사는 다시 영겁과도 같은 시간을 살아가야 했다.


엘사는 아토할란 내부로 들어갔다. 아토할란 내부로 들어가면 바로 큰 홀이 방문자를 맞이한다. 아렌델의 왕궁의 홀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엘사의 취향에 맞게 장식된 홀은 엘사가 봐온 그 어떤 왕궁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눈 결정과 같은 기하학적인 도형으로 장식된 눈의 벽면, 곧게 솟은 얼음 기둥. 천정에 달린 샹델리에는 겨울철 앙상하지만 힘있게 서있는 나뭇가지를 거꾸로 매달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이었다.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마름모꼴의 장식들은 각자가 상징하는 정령의 색깔로 은은하게 빛났다.


엘사는 홀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원래대로라면 올라프와 스노기들이 엘사를 반갑게 맞이하고 눈 거인들은 엘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점잖게 물러섰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었다. 엘사가 개조한 아토할란 내부에는 방이 여러 개 있었고, 엘사의 눈사람들은 그중 어딘가에서 자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엘사처럼 잠들지 못할 수도 있고.


안쪽 방에는 문 반대편 계단 위에 위치한, 왕좌처럼 보이는 큰 의자를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돔이었다. 엘사는 천천히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이렇게 의자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아렌델 왕궁의 마당이 떠오른다. 넓고, 사람들이 가득했던. 지금 그곳에 가득한 건 베일 듯 날카로운 추위와 냉혹한 쓸쓸함과, 사무치는 외로움 뿐이었다.


이제는 숨쉬는 것보다 편하게 발현되는 아토할란의 기적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방 안이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눈사람으로 재현된 아토할란의 국민들이 요란하게 떠들고 있었다. 엘사가 여왕으로써 아렌델에서 직접 들었을 때는 그 소란이 싫다고 느껴진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 소음이 너무나 끔찍하게도 듣기 싫었다. 엘사가 손을 한 번 휘젖자, 방 안이 고요해졌다. 눈사람들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고 분주하고 여전히 입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어떤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다음 순간, 눈사람들이 입을 닫았다. 눈사람들은 무언가 발견한 듯 일제 고개를 돌려 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방 안에는 아무 것도 없는 벽이지만 실제로는 아렌델 왕궁의 문이 있을 방향에서, 무언가 새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크리스토프였다. 엘사는 그것이 크리스토프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얼굴을 알아보지는 못했다. 너무나 처절했던 그 표정을 엘사는 차마 기억해낼 수 없었고, 아토할란은 그런 엘사의 감정을 충실히 반영했다. 크리스토프 눈사람의 얼굴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크리스토프 뒤에는 여러 장정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 역시 크리스토프와 마찬가지로 밋밋했다. 얼굴 없는 장정들은 커다랗고 네모난 상자를 들고 있었다. 사람 한 명이 누워도 충분할 듯한 크기였다. 실제로 거기엔 사람이 누워있었다.


.

.

.



-----------------




안나 여왕님이 먼저 서거하면 아토할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상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이 뒤는 차마 이어 쓸 수가 없었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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