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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우울한 아바타 (진지 리뷰)

동녘에솟는(211.180) 2010.02.08 11:24:00
조회 727 추천 0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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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길며 스포일링이 많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은 본문을 읽지 않으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1. 관객은 나비족의 편이다.
 
1, 1. 침략하는 인간족과 침략당하는 나비족
 
영화에 등장하는 나비족은 행성 판도라에서 자연과 소통하며, 자연과 하나되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부족이다. 그러나 어느 날 인간족들이 광물 \'언옵타늄\'을 얻기 위해서 그들의 행성을 찾아오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인간족들은 그들의 생활 영역을 침공하고, 자연을 마구 훼손하고, 심지어는 광물 \'언옵타늄\'을 얻기 위해서 나비족들에게 그들이 수천년간 살아왔던 터전인 홈트리를 떠나라고 강요한다. 물론 나비족으로서는 그런 요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당한 요구이다. 자신들의 요구가 거부당하자 인간족은 나비족을 살육하고, 그들의 터전을 불사른다. 나비족들도 반격을 하지만, 그들의 무기인 활과 화살은 인간족의 압도적인 장비 ㅡ 금속으로 된 로봇이나 전투기 ㅡ 에 거의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 결국 인간족들은 나비족들을 그들이 수천년간 살아온 터전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관객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동족 - 인간족 - 이 나비족에게 가하는 무자비한 폭력과 침략에 분노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자연과 소통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행위, 확실히 분노할 만 하다. 그래서 관객들은 인간족의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에 의해 나비족의 터전인 홈트리가 불타 쓰러질 때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고, 나비족 전사들이 이크란을 타고 인간족 전투기들을 공격해 폭발시킬 때 환호한다. 관객은 부당하게 억압받고 침략당하던 나비족의 편인 것이다. 관객은 인간족에게서 혐오감을, 나비족에게서 경외감과 동정심을 느낀다.
 
 
1, 2. 관객을 나비족의 편으로 만드는 고의적인 편집 
 
영화에서 인간족이 나비족들을 그들의 땅에서 몰아내려는 이유는, 그 땅 아래 묻혀있는 막대한 양의 광물 \'언옵타늄\'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 언옵타늄이 인간족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인지 영화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다만 엄청나게 돈이 되는 광물이라는 내용만이 반복될 뿐이다. 인간족에게 그 광물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영화가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은 인간족의 편을 결코 들지 못한다. 만약 인간족 생활지역 전역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만연해 하루에도 수백만의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인데, \'언옵타늄\'이 그 전염병의 확실한 치료물질이라면? 또는, 인간족이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원이 고갈되어 전력을 이용하는 모든 기계장치들이 몇년 안에 사용불가에 빠지게 되는데, 언옵타늄이 유일한 대안이라면? 인간족으로서도 얼마든지 절실하게 언옵타늄에 목을 맬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배경은 전혀 언급되지 않으며, 단순히 \'돈벌이\'로서의 역할만이 언옵타늄에는 주어진다. 이는 관객들이 인간족에게 감정이입하지 못하게 하여 오직 나비족의 입장에만 동조할 수 있도록 하는 감독의 고의적인 편집이라고 느껴진다.
 
 
 
 
2. 그러나 나비족과 인간족은 결국 같다.
 
2, 1. 나비족도 (인간족처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나비족은 머리카락 끝에 달린 접속촉수 같은 것으로 자연의 동식물과 교감할 수 있다. 인간족은 결코 할 수 없는 이같은 \'자연과의 교감\'은 영화를 보고 있는 인간족들의 신비감과 동경심을 자극한다. 관객들은 \'자연과 교감하지 못하는\' 인간족이 \'자연과 교감하는\' 나비족들을 침략하는 것을 보며 인간족의 일방주의적인 면모, 그리고 자기중심적 면모에 분노한다. 그레이스 박사가 퀴리치 대령 등에게 "나비족은 동식물의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그 전기신호를 받아 정보를 다운로드 할 수 있어요! 당신들이 쓰러트린 나무들은 메인서버 같은거라고요!" 라고 설명해도, "무슨 약 했어요? 그건 그냥 평범한 나무들이예요." 라고 일축하며 그들의 말을 무시한다. (아마 이 장면에서 그들의 인간중심적 생각, 나비족에 대해 이해하려고조차 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분노한 관객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인간족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것들(기계, 전자장치)만 이해하려고 하며, 익숙한 것들과만 소통하고, 낯선 존재들(나비족)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소통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나비족도 별로 다를바가 없다. 관객들은 나비족이 동식물과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자연과 소통하는 것에 감동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그런 사실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그들에게 익숙한 것들이니까. 누구라도 자신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익숙해진 것들과는 교감을 나누고 소통하기 마련이다. 나비족이 \'소리의 나무\'와 교감을 이루어 조상들의 소리를 듣는 것이,  인간족이 \'인터넷\'에 접속해 조상들이 남겨놓았던 자료를 다운로드 받는 것에 비해서 더 나은 점이 무엇인가? 다른 존재와의 공존? 인간족도 자신들에게 필요하고 자신들에게 익숙한 존재와는 공존한다. 나비족들도 자신들의 사냥터에 컴퓨터나 메인서버, 복잡한 프로그램들이 널부러져 있으면 전부 던져버린 다음 말했을 것이다. "그 쇳덩어리들로 당신네 가족들 얼굴을 본다고요? 무슨 소리예요? 그건 그냥 평범한 쇳덩어리들이예요." 라고.
 
그건 가정이 아니냐고 혹자는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비족이 인간족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는 사실은 그들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가장 명확하게 증명된다. 그들은 인간족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들이 왜 자신들의 터전에 찾아왔는지, 그들이 자신들 나비족에게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자 하지도 않고 이해하고자 하지도 않는다. 다만 자신들의 터전을 집적거리는 그들을 증오하며 악마라고 부를 뿐이다. 혹자는 결국 그들이 제이크 설리를 받아들였으니 인간족과는 다르다고 말할지 모르나, 제이크 설리는 인간족으로서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었다. 제이크 설리는 나비족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자신이 \'나비족\'임을 증명해야 했고, 나비족으로서의 모든 자격을 얻고 나서야 그들에게 받아들여졌다. 나비족들은 결코, 단 한번도, 심지어 인간족 쪽에서 나비족들과 대화 및 소통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족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인간족과 소통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 나비족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것들(자연, 동식물들)만 이해하려고 하며, 익숙한 것들과만 소통하고, 낯선 존재들(인간족)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소통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인간족과 나비족은 같다. 다른 것은 외모, 그리고 문명의 발전방식 뿐이다. 나비족의 생활방식이 더 멋져보였다면 그것은 신비감과 이질감 때문이다. 그들은 인간족보다 고귀한 정신을 가지지도 않았고, 인간족보다 더 슬기롭지도 않다. 그들 또한 자신들의 생활방식만 고수하며 그들에게 낯선 것은 배척하고 적대하는, 또다른 인간족일 뿐이다.
 
 
 
 
3. 두 개의 삶, 하나의 선택
 
3, 1. 알게 되면,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 ㅡ 카시다 암각문의 빈 칸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인간족과 나비족이 똑같은 놈들이라면, 어째서 제이크 설리는 두 삶을 오간 끝에 나비족의 삶을 선택한 것이냐고. 나비족의 삶이 더 아름답고 슬기롭고 고귀하기 때문이 아니냐고.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잠시 다른 이야기를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제이크 설리는 영화 초반, 나비족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는 상태이다. 그는 뼛속까지 해병이고, 나비족을 작전 수행에 방해되는 외계인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비족의 거주지 위치며 주요 공격 포인트 등을 자신의 상관인 용병대장에게 계속해서 보고하는 스파이 행위를 한다. 그는 나비족을 알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했기에, 나비족을 사랑하지 않고 단지 인간족만을 사랑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의 아바타를 통해 그는 나비족의 삶을 알게 된다. 나비족을 알게 되고, 나비족을 이해하게 되면서 그는 나비족을 사랑하게 된다. 나비족을 사랑하는 그는 인간족이 나비족을 공격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소설가 이영도의 작품 <눈물을 마시는 새>의 \'카시다 암각문\'을 떠올렸다. 카시다 암각문의 마지막 대목은 이렇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사실에서 사람들의 마음이 역시 ……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제이크는 나비족을 알게 되고, 나비족을 이해하게 되면서 나비족을 사랑하게 되었다. 용인은 \'둔감함\'이 제거되어 모든 이들을 알고 모든 이들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제이크는 나비족에 대해서는 용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나비족을 사랑하는 것은, 그의 마음이 원래 나비족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해 있었는데 나비족에 대한 \'둔감함\'- 무지, 몰이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이다-이 그 사랑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를 알고 이해하면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의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카시다 암각문 마지막에 들어갈 단어는 역시 사랑이라고 다시 한번 확신했다.
 
 
3, 2. 제이크 설리는 공정하지 않다
 
눈마새 이야기를 떠나 다시 아바타만의 이야기로, 그러니까 아까 던져졌던 질문으로 돌아와보자. 제이크 설리는 왜 나비족으로서의 자신을 선택하고 인간족으로서의 자신을 부정했던 것일까? 정말로 나비족이 인간족보다 더 나은 존재이며, 더 나은 삶을 살기 때문일까?
 
그는 인간족으로서의 삶과 나비족으로서의 삶을 모두 겪었다. 그리고 두 가지 삶을 모두 겪으며 나비족의 삶을 사는 자신이 진짜인지, 아니면 인간족으로서의 삶을 사는 자신이 진짜인지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방황한다. 그리고 그는 결국 나비족으로서의 자신을 긍정하여 나비족의 전사가 되고는 인간족의 나비족 침공을 막아낸다. 그리고 끝내는 아예 인간족의 몸을 버리고 나비족으로서 재탄생한다.
 
제이크의 선택은, 일견 인간족의 삶보다 나비족의 삶이 더 고귀하고 아름답다는 증거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제이크 설리는 공정하지 못한 판관이기 때문이다.
 
나비족으로서의 제이크는 강자다. 그는 스스로 말하듯 \'타고난 플라이어Flyer\' 이며, 우수한 전사이며, 그를 사랑해주는 여성또한 있다. 그러나 인간족으로서의 그는 어떤가? 그는, 다리를 쓰지 못하는 해병이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족으로서의 그는 비참할 정도로 초라하고 작은 존재이며, 사랑받지도 못하는 존재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이크가 어느 삶을 \'현실\'로서 인식하고 어느 삶을 \'꿈\'으로서 인식할지는 너무나 명백하다. 그는 나비족의 생활방식이 인간족의 그것보다 더 고귀해서, 나비족이 인간족보다 슬기롭고 뛰어나서 나비족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는 그가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인 삶과 그가 \'초라하고 무력한 존재\'인 두 가지 삶 중에서 전자를 선택했을 뿐이다. 그가 나비족을 지휘해 인간족과 싸운 것 또한 그런 선택의 연장선일 뿐이라는 혐의가 엿보인다. 그가 인간족을 물리치는데 성공한다면 나비족으로서의 그의 삶은 찬란하게 빛날 것이 분명하다. 만일 실패한다면 그는 죽겠지만, 인간족으로서의 삶은 죽는것과 별로 다를바도 없는 비참하고 초라한 삶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이크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이 과연 무엇이었겠는가?
 
제이크가 나비족으로서의 자신을 선택한 것은 나비족이 인간족보다 고귀하고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다만 자신이 더 아름다울 수 있는 삶을 선택했을 뿐이다. 만약 그를 나비족과 인간족을 비교하는 판관으로 본다면, 그리고 그의 선택을 그가 내린 판결로 본다면, 그는 공정하지 못한 판관이었다.
 
 
 
 
4. 인간은 30만년동안 발전하지 않는다.
 
300년쯤 전 역사에 등장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북미대륙에서 자연과 소통하며, 자연과 하나되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부족이다. 그러나 어느 날 백인 군대가 광물 \'금\'과 \'은\'을 얻기 위해서 그들의 대륙을 찾아오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백인 군대는 그들의 생활 영역을 침공하고, 자연을 마구 훼손하고, 심지어는 광물 \'금\'과 \'은\'을 얻기 위해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그들이 수백년간 살아왔던 터전을 떠나라고 강요한다. 물론 아메리카 원주민들로서는 그런 요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당한 요구이다. 자신들의 요구가 거부당하자 백인 군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살육하고, 그들의 터전을 불사른다.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반격을 하지만, 그들의 무기인 창과 도끼은 백인 군대의 압도적인 장비 ㅡ 화약을 사용하는 총이나 대포 ㅡ 에 비해서 너무나 미약하다. 결국 백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그들이 수백년간 살아온 터전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이 글의 가장 처음 문단을 그대로 복사한 뒤 단어만 몇개 바꿔보았다. 전혀 무리가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이처럼 아바타의 내용은, 대부분의 관객들이 눈치챘겠지만, 300년 전 북미대륙에서 일어났던 사건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황금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이들의 의견 차이는 전쟁으로 조절되었고 이것이 300년전의 일이다. 석유를 원하는 이들과 자신이 절대적 지배자로 군림하기를 원하는 이들의 의견 차이도 전쟁으로 조절되었고 이것이 불과 몇년 전의 일이다. 필요와 필요가 충돌할 때, 의견과 의견이 충돌할 때, 인간들은 언제나 \'전쟁\'을 의견조율의 방법으로 선택해왔다. 그리고 영화 아바타에서조차 이는 마찬가지다.
 
나비족과 인간족의 필요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인간족은 광물 언옵타늄이 필요하고 나비족은 언옵타늄이 매장된 땅 위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와 필요가 충돌하고 의견과 의견이 충돌하면서, 인간족은 자신들의 의견 - 너희들은 사라져라, 우리는 너희가 살던 곳에서 언옵타늄을 채굴하겠다 -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전쟁을 선택한다. 물론 인간족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나비족도, 자신들의 의견 - 너희들은 언옵타늄을 포기해라, 우리는 우리가 살던 곳에서 계속 살아야겠다 - 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전쟁을 선택한다. 첫 장에서 말했듯이 인간족이 언옵타늄을 원하는 이유를 알 수 없기에 일견 나비족의 의견이 더 정의롭고 타당해 보이지만, 사실 꼭 그렇지도 않다. 언옵타늄을 채굴하지 못하면 인간족이 모조리 멸종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면 과연 나비족은 "그렇다면 우리가 이주할테니 홈트리를 파내고 언옵타늄을 채굴하세요 인간들이여." 라고 했을까? 그러므로 어느 쪽 의견이 더 정의롭고 더 합당하냐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양자 모두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며, 상대를 알려고 하지 않으며, 상대와 소통하려 하지 않으며, 자신의 의견만을 전쟁을 통해 강요하려고 한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300년 전에도 똑같았다.
 
그러므로 영화 아바타는 한없이 우울한 영화다. 우리 인간이 자기 욕심만 차리려고 불쌍한 나비족을 공격할 정도로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서? 아니다. 나비족의 세계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명력 넘치는 문명인데 우리 인간들의 문명은 우중충한 기계만 넘치는 삭막한 문명이란 걸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아니다. 아니다. 세번 아니다. 영화 아바타가 우울한 이유는, 앞으로도 영원히 인류는, 물러설 수 없는 양자간의 의견충돌이 있을 경우 - 네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 같은 - 그 의견 충돌을 오직 전쟁으로만 해소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신대륙이 발견되었을 때 부터, 인간이 다른 행성으로 가 외계인과 싸울 정도의 미래가 다가올 때 까지, 수천년이 지나도 그럴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발전하지 않는다고, 결국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인간은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만을 의견 조율의 최종 수단으로 사용하는 존재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영화 아바타는 기본적으로 판타지 영화이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부분에는 신적인 존재의 개입 -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장면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인간에게 희망을 주지 않는다. 작금의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더라도, 판타지이기 때문에 양자간의 의견조율이 판타스틱하게 해결되기를 바랐다. 신적인 존재가 개입하면서 양자간의 의견조율이 판타스틱하게 해결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 영화는 판타지임에도 인간은 오직 전쟁 뿐이라고 말한다. 심지어는 신적인 무엇이 개입하더라도 인간에겐 오직 전쟁뿐이라고 말한다. 너무 잔인한 결론이 아닌가.
 
 
인간은 정말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결코 발전하지 않는 존재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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