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게이 연회날이라 베니 팽개치고 등달러 다님.-

그렇게 너게이 미친듯이 일하다보니 어느새 밤이 됐음.
녹초가 돼서 밤늦게 다음번 타자와 인수인계한 게이는 죽을 맛임.
게이는 오후타임반이다보니 대신말대로 연회를 즐기라고 밤시간을 쉴 수 있게 됐지만
너게이 이미 연회를 즐길 체력따위 바닥난지 오래임.
그냥 힘들어 쓰러질것 같은 기분에 궁 구석에서 존나 녹초로 멍때리고 있음.

그런데 너게이 쉬고 있는데 웬 손이 쑥 튀어나온걸 보고 놀람.
하지만 일어설 기운도 없는데 이손을 뭐 어째라고 싶은 게이는 지쳐서 고개만 찔끔 드는데
붉은 대신복을 입은 벤베니가 게이의 눈 앞에서 웃고 있음.
너게이 생각지도 않은 기습에 화들짝 일어남.
베니는 그런 게이의 깜놀한 모습을 보고 귀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웃음이 터짐.

반대로 게이는 웃는 베니를 보고 얼굴이 빨개지지만
이남자가 왜 갑자기 갑툭튀 하고 자기 앞에 있는지 의아해서
연회를 더 안 즐기냐고 군무가 한창인 연회쪽을 가리키며 눈+손짓으로 물어봄.
그러자 그걸 본 베니는 고개를 젓더니 한손은 살짝 게이의 등에 놓고
한손은 게이의 앞을 가리키며 같이 산책하러 왔다는 뜻을 표현함.

너게이 은근 좋아서 미소가 또 올라오는데 이번엔 이미 얼굴이 빨개져있어서 붉은 미소는 가려짐.
그리고 약간 장난스레 상부 명이니 할수 없다는 듯한 제스쳐를 하면서 베니와 같이 걸음을 옮김.

그렇게 게이와 베니는 사람들이 없는 외곽 건물들 사이를 골라가면서 산책하게 됨.
궁녀와 외교대신 단 둘이서 밤늦게 돌아댕기는걸 누구 한명이라도 본다면 좆망이겠지만
게이는 오늘 등을 달러 존나 돌아다녔기 때문에 어디가 사람이 없는 곳인지 이미 디테일 하게 꿰뚫고있음.
그렇게 스릴지게 베니와 대화하며 산책하던 게이는 덕분에 지친 마음을 풀다가
저 멀리서 문 너머로 용춤이 벌어지는걸 보고 베니에게 못봤으면 잠시 구경하자고 함.
 
문 밖은 매우 화려함. 저쪽은 붉고 푸른 용의 천이 화려하게 번쩍이고
시끄러운 음악소리, 오색빛깔 등불 사이로 색동옷을 입은 궁녀들이 나풀댐.
게이와 베니는 그렇게 화려하게 벌어지는 용춤을 보고 감탄함.

그리고 동시에 저렇게 왁자지껄한 연회장소와는 달리 둘이 서 있는 곳에선
게이가 나무에 단 주홍 빛만 내려오고 밤내음이 소리를 걸러서 와
같은 궁궐에 있으면서 서로 다른곳에 있는 기분도 느낌.
둘은 그런 미묘하지만 잔잔한 이질감도 느끼고 대화하던걸 멈추고 말없이 구경함.

그런데 그렇게 구경하던 중 등이 걸린 나무에서 베니의 콧잔등으로 벚꽃잎이 내려앉음.
깜놀한 베니는 갑자기 떨어진 꽃잎을 털려고 코를 킁킁대지만 꽃잎이 베니의 콧날을 타고 내려오다 코끝에 걸림.
너게이 그걸보고 푹 웃음이 터짐.
원래는 그걸보고 속으로만 키득댔을 게이지만 오늘은 녹초라 고나리할 내숭도 귀찮고
문너머 보이는 연회 분위기에 무르익어서 신나게 깔깔대고 웃음.
그러자 장난기 발동한 베니는 게이를 심술궂게 보더니 자기 코의 꽃잎을 떼서 게이의 코에 들창코처럼 붙임.

기습당한 게이는 지고는 못사는 성격임.
베니의 기습에 꽃잎을 코에 안붙이려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가
떨어지는 꽃잎 하나를 캐치해서 똑같이 베니코에 들창코처럼 대고 누름.
그리고 서로 재밌다고 내 앞에 있는 돼지는 어디에서 온 돼지요 하고 마주보고 낄낄댐.

나 이편 망상 쓰는데 코에 손 대줄 사람이 없어서 의자에 손대고 역할극 했다ㅠㅠㅠ 시발ㅠㅠㅠ
하... 하이라이트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