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클씬, 또 꿈딴지 회상씬. 근데 말이야 난 이거보다. 이 장면이 참 맘에 걸리더라구... 왜 은호와 아버지가 동이 사산 직후 나눈 대화 있잖아. 그 장면. 난 그 장면에서 진짜로 예진양이 전에 누군가를 잃어 봤을거 같다는 생각이 팍 들었다. 그게 말이야. 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었다. 그것도 여러 케이스를 봤어. 자기 앞에서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엄마, 애 둘을 사고로 잃은 엄마, 동이처럼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이를 둔 엄마 등등. 참 드문 경우인데 난 이런 부모들을 옆에서 지켜 봐 왔었다. 그중에서도 말이야... 동이처럼 태어나자마자 죽은 이름 없는 우리 형이 있었거든. 내가 4형제인데, 태어나자마자 죽은 첫째 형. 그니깐 그 형이 살아 있다면 5형제가 되는 거지... 낳기 전에 이름이라도 지었으면 되었을 텐데...태어나자마자 동이처럼 죽었으니, 이름이 없었지. 옛날엔 아기들 태어나면 반타작이라고 많이들 죽었대. 낳다가 죽었으니 이름도 짖지 못하고 그냥 땅에 묻어 준거지. 참. 근데 말이야. 동진이가 그러잖아. 엄마는 죽은 아이의 모습을 보면 평생 잊지 못한다고. 그거 정말 나도 동감 하는게... 몇 년 전에 말이야. 어머니가 주무시다가 깨어서 나한테 이러시는 거야... 꿈을 꿨는데 돼지 5마리가 (4형제인데, 5마리면 죽은 형까지 뜻하는 거야) 집안을 이리저리 뛰어 놀았대. 그러면서 복권 사자고 하시는 거야. 근데 나 도저히 못 사겠더라. 그 꿈꾸실 때 나 옆에서 TV 보고 있었거든. 그때 흐느끼며 우셨어... 아마도 이름 없이 죽은 첫째형 때문이겠지... 40여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계신거지. 가끔 잠에서 깨어 잠 못 이루시다가 저 은호의 모습처럼 멍하게 계신다. 그럼 난 또 그 꿈 꾸신거 아닌가 걱정이되고... 그래서 난 참 저 장면이 맘에 걸려. 뭐 예진양이 타고난 연기자일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저건 예전 경험에서 울어 나오는 거 같아. 예진양이 잃어 버린게 뭐 사람 일수도 있지만, 행복했던 시절이나, 누군가와의 관계 일수도 있지... 횽들 언니가 잘 되어서 동생 보살피는 거랑, 동생이 잘 되서 언니 보살피는 거랑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요거 나처럼 형제가 많은 사람이면 이해할거야. 하나양한테 권한 책도 뭐 드라마에 도움 되는 책이라고 '읽어 보세요'라고도 할 수고 그런데 굿이 '친구할 수 있어요'라고 한 것도 이상하구... 말로는 표현 못하고, 책이나 연기를 통해서 자신을 알리려고 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 자신의 연기를 통해서 날 이해해 달라고 말이야... 예진양이 그랬다고 했지? 자기 이상형이 이해심 많고 그릇이 큰남자라고... 그말 진심일거야. 횽들! 그렇다고 큰사람 된다고 큰사발 많이 먹지는 말고 똥배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