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사건이 터지기 6개월 전,
영화의 초반 부에는 하이커들의 실종 이야기가 나옴
그리고 정황상 이들은 진 재킷의 먹이가 되어버린, 불운한 사람들인 것이 극 중 암시됨
약 6개월, 어쩌면 그로부터 한참 전 부터 진 재킷에게 인간은 '먹이'로 인식되고 있었음
리키는 약 6개월 전 부터 진 재킷의 존재를, 그리고 그것이 육식을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
하지만 식인 경험의 유무를 리키가 과연 알고 있었는가?
이건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함
'알면서도 무시했다' 와 '그것조차 조사도 안 했다'로 두 경우로 나뉠 수 있다고 보는데
리키가 진 재킷이 식인을 했음을 알고 있었다면
고디가 부분적 식인을 했음에도 어린 자신을 멀쩡하게 살려두었다는 경험을 왜곡/확대 해석한
이미 식인을 한 맹수조차도 자신이라면 교감할 수 있다는 비뚤어진 신념과 자기 믿음에 차있던 광기에 찬 캐릭터라 볼 수 있을 거고
리키가 그것조차 조사 안 했다고 가정한다면
리키는 나는 운명이 선택한 비-스트 마스터야 라는 망상에 취해서
자신이 다룰 생물에 대한 연구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은 머저리로 해석될 수 도 있음
개인적으로 후자라고 봄
리키는 자신의 아이들까지 바람잡이로 동원한, 대형 육식 동물의 피딩쇼를 기획했음에도
만약을 대비해 세웠던 최소한의 안전 장치들, 예를 들어 총기를 든 무장 인원들조차 없을 정도로 현실 감각도 없는 상태였고
쇼를 위해 혈통부터 선별되고 고도로 훈련되었을, 꽤 고가의 전문성을 지닌 말을
괴생물체의 일회용 먹이로 소모할 만큼 엉터리 경제 관념을 지닌 사업가이기도 함
동시에 리키는 어디까지나 아역 시절 영광에 시간이 멈춘 망상꾼이지, 치밀하고 미친 연구자가 아니니까
어찌 되었건 리키는 어디서 조건 반사에 대한 지식을 주워들었는 지
약 6개월 간 진 재킷이 말을 먹이로 인식하게
자신이 왁자지껄 쇼 리허설을 행할 때(이게 따로 저녁 쇼를 진행하는 것 인지 쇼 리허설인지 좀 기억이 가물가물함)
아구아 돌체의 평원에 먹이가 제공된다는 점을 진 재킷에게 학습을 시킴
적어도 리키는 그렇게 진 재킷을 길들였고 더 나아가 '먹이주는 사육사' 정도의 관게를 형성했다 믿었음
문제는 진 재킷이 학습한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는 점임
진 재킷에겐 리키의 노력도, 리키의 쇼 따위는 중요하지 않음
진 재킷에게 중요한 것은
왜인지는 모르지만
아구아 돌체에는 큰 소음과 빛이 한가득 날 때가 있고,
그럴 때마다 먹이가 있는 사냥터가 형성된다는 것이었다는 것이었음
그리고 이것은 후에 테마파크에서 일어난 비극으로 연결됨
진 재킷이 말 모형에 꼴받아서 리키를 공격했다는 점에 나는 동의하지 않음
오히려 전 날의 소동으로
말의 형상을 했다고 해도 그것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먹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학습한 결과라고 생각함
말인 럭키가 꼼짝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 재킷은 럭키를 모형이라 인식했으며
어쨌거나 의심의 여지 없이 더 확실한 먹이일 인간을 공격했다고 봄
리키는 어디까지나 '다른 먹이' 였음
진 재킷은 단지 밤 중에 튼-실한 말을 사냥해 배가 불러 공격하지 않았을 뿐임
서프라이즈 쇼는 진 재킷 입장에서 잘 차려진 인간 뷔페였던 거임
이 인간 뷔페를 경험해 배를 채운 진 재킷은 이제 무엇을 학습했을까?
바로 인간은 모여다니는 습성이 있으며,
너무나 약해 저항조차 하지 않으며,
도망조차 가지 않는
수월하게 사냥할 수 있는 존재란 것을 배웠겠지
진 재킷은 아구아 돌체의 최상위 포식자가 자신이라는 걸 인식했고
이젠 대담해져서 인간의 영역인 헤이우드 목장마저 대대적으로 습격했음
심지어는 영역 표시(배설)까지 함
물론 등장인물들의 판단 능력으로 진 재킷의 사냥은 실패하지만
한편 목장을 관리하며 쿠거나 코요테 등 육식을 하는 야생 동물에 대한 지식도 빠삭했을 OJ는
도시로 도망치는 데 성공해 진 재킷을 더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아하는 일행 중에서
유일하게 진 재킷의 존재를
도시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계속해서 경계하는 인물임
진 재킷은 자신의 강대함과 인간의 무력함을 학습했고
쉬운 사냥감인 인간이 풍부한 지역까지 영역을 넓힐 것이라는 것을 OJ는 알고 있음
무엇보다 하나의 영역 동물로써 아구아 돌체라는 자신의 영역을
진 재킷에게 넘겨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진 재킷은 OJ에게 있어서 사실상 가족의 원수임
여기서 가족은 아버지 오티스 시니어도 있겠지만
리키에 의해 진 재킷에게 먹이로 공급되었던,
자신이 팔아넘겼던 수많은 말들도 해당 됨
자신도 살고, 말들도 살기 위해선 진 재킷은 사라져야 함
이렇게 아구아 돌체에서 진 재킷과 OJ는 어떤 식으로든 더 이상 공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림
물론 OJ는 진 재킷을 죽여버릴 그 어떤 화력도 없기에
대신 정체를 세상에 공개해버리기로 함
오프라 쇼 같은 유명 쇼에 전파를 태워서
대형 식인 괴물이 캘리포니아 상공에 존재한다는 것만 확실하게 까발려 진다면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은 진 재킷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테니까
죽이던 격리를 하던 아니면 포획해서 외-계인 실험을 하던
그들이 어떻게든 할 테니까
OJ가 꾸린 드림팀의 촬영은 시작되고
의도치 않은 기자와 촬영 기사의 뇌절로
진 재킷은 두 번의 사냥 성공 성과를 얻지만
OJ과 럭키를 사냥하려 몇 번이고 시도해도
진 재킷은 사냥에 실패함
또 상대적으로 쉬운 먹이감이라고 엔젤에 꼴아박았다가
기낭이나 소화 기관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을 수도 있는 철조망을 삼켜버림
그리고 이런 실패에 진 재킷은 전혀 익숙하지 않음
인간과 말 이라는 먹이는 이래선 안 되는데
부상은 입을 대로 입었고 에너지를 쓸데 없이 긴 추적에 써버림
포식자인 사자 앞에서 혈기 왕성한 수컷 가젤들이
오히려 자살 곡예에 가까운 지랄병을 한단 걸 들어봤을 거임
만약 사자가 도발에 넘어가 이 가젤을 쫒는 것을 선택한다면,
사자는 실패한 사냥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됨
이후 생기는 에너지 공백은 차후 사자 무리의 사냥 성공 여부에 악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 가젤 무리의 안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줌
{이게 정확한지 아니면 존나 넷낭설 모르겠는데 일단 내가 기억하기론 이랬다 틀리면 지적 좀}
진 재킷은 정확히 같은 성격의 농락을 원래라면 손 쉬운 먹잇감이었어야 할 OJ와 럭키에게 당한 것임
OJ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던
진 재킷은 부상과 연속된 사냥 실패에 지쳤고
아구아 돌체 인간 우두머리인 OJ와 그에 협력하는 말 럭키가 더 이상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이고
오히려 자신의 존재에 위협이 된다 느낌
고로 사냥 형태를 풀어 본 형태를 드러냄
먹히는 피식자와 먹는 포식자의 관계는
마침내 한 서식지를 놓고 다투는 종들의 영역 싸움이 된 거임
구름인 척 하는 속임수를 써서 인간을 잡아먹거나, 그리고 리키 뷔페에서 무저항으로 호로록 쓸어먹은 적은 있어도
저항하기로 결정한 인간이 어떤 치명적인 방어 수단까지 가지고 있는 지는 진 재킷은 경험해 본 적이 없음
눈 앞의 저것은 아까 그 인간처럼 장기를 긁어버리는 뾰족한 가시(철조망)을 가졌을까?
아니면 소화 기관을 막아버리는 깃발을 가졌을까?
알 수 없음
애초에 진 재킷은 자신과 같은 종의 다른 개체와의 영역 경쟁조차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까
어쨌든 가장 기초적인 본능에 따라
마치 수컷 베타가 지느러미를 펴 듯
몸을 펴 한 껏 부풀리고
위협하는 소리를 내며
초록색 눈을 펄럭이면서 상대를 위협하는 것을 선택함
쫄아서 떠나도록
하지만 OJ와 럭키는 움직이지 않음
물론 이것은 자살에 가까운, 자기 희생적 움직임이고 여동생의 도주를 돕기 위함임
하지만 진 재킷은 이걸 모름
진 재킷은 상대는 전혀 위협당한 기색이 아니며, 더 위협한다고해도 아구아 돌체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만 암
상대를 먹으려면 지금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더 많은 부상을 입어야 할지도 모름
이 때 전기 바이크의 시동이 느껴짐
전기 바이크에 올라탄 인간
아까먹은 기자가 떠오름
눈 앞의 상대보다는 훨씬 손쉬운 먹잇감일 것으로 예상됨
진 재킷은 차라리 더 쉬운 먹잇감을 쫒기로 함
저건 자신이 힘을 쓰면 강제로 멈출 수라도 있음
진 재킷은 전자기파를 따라 테마파크 쪽으로 향함
물론 원반 형태로 고속 이동할 힘은 이제 없음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놈이 눈 앞에 나타남
거대한 인간의 형체를 한 무엇이 공중에 나타난 것임
이렇게 큰 인간을 본 적은 고사하고
이렇게 큰 생물이 이 정도 고도까지 올라오는 건 본 적이 없음
대치 상태에 머물렀던 OJ와 럭키와는 다름
몸과 눈을 펄럭이며 위협하지만
놈은 다가오기를, 떠오르기를 멈추지 않음
진 재킷은 공격 당하기 전에 공격해야 한다는 본능 하에 입으로 놈을 물어 삼킴
그리고
존나 빵 하고 터져버림
놉은 비극을 즐길 거리로 소모하는 미디어 산업의 어두운 면을 조명한 영화임
하지만 크리쳐물의 관점에서 보면 타 동물에 비해 유약한 신체와 제멋대로 판단을 내려 비극을 일으키는 등 오만하고 약한 존재인 인간을 조명한 동시에
방향이 확실한 리더십 아래 다수 개체가 모여 계획을 세우고, 다른 생물의 습성을 파악하고 또 공유하고, 말 같은 다른 종과 협력하고, 도구까지 써서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거 같은, 파악되지 않을 거 같은 미지의 존재를 결국 연구하고 잡아내는 무서운 괴물 좆간을 조명한 영화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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