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 수정됨

WR-02 outro: https://gall.dcinside.com/m/hypergryph/676640

WR-03은 스토리 없음

주민: 아직 누구 남아있어요? 빨리 자산 선생이 있는 곳으로 가서 숨어야해요!

주민: 동쪽으로! 빨리!

라바: … 하늘에 신경쓰기 시작한 뒤로, 정말 서쪽으로 갈 수록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 같네…

오유선생: 그러니까 우리는 문자 그대로 “한낮으로부터 황혼까지” 걷고 있는 것이네요. 정말 시적입니다.

라바: … 꼭 그렇지만은 않아, 이 “낮과 밤” 사이의 거리가 되게 짧아. 우리가 얼마나 걸었지?

사가: 그림의 길이는 수시로 바뀌고, 각각의 장소마다 풍경도 제각각이오. 그림 속의 사람들은 그들의 세계에 대한 규칙을 찾아냈지만, 결국 그들은 가짜일 뿐이오. 어쩔 수 없소.

라바: 그게 내가-- 잠깐, 뭐라고?

사가: 흐음?

라바: 방금 네가--

???: 으아아아-!

라바: --! 아직 사람이 남아있었어!?

사가: 이쪽이오!

주민: 사, 사람살려!

사가: 두려워 마시오, 도우러 왔소!

먹량: 그르르-

사가: 오, 역시나 죽임을 당하면 먹으로 돌아가는군요. 이상한 일이오.

오유선생: 대사님, 대단하십니다!

사가: 아가씨, 방심하지 마십시오. 어서 동쪽으로 움직이십시오!

주민: 네, 네! 부디 몸 조심하세요!

라바: … 제 때 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많은 것 같네.

사가: 너무 급작스러워서 제 때 반응하지 못한--

소녀: 아빠? 엄마?

오유선생: 아, 아이가!

사가: 안돼! 빨리 엎드리시오!

오유선생: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소녀: 흑흑… 으아아앙…

소녀: 아!

오유선생: 어우, 아슬아슬했네!

오유선생: 다치지는 않았니?

소녀: 으아앙… 괜찮아요…

오유선생: 방금 전에 무언가가 저것의 목구멍을 뚫고 지나가지 않았습니까… ?

라바: 크루스가 쏜거야. 절묘한 각도였지.

오유선생: 그, 그녀는 어디 있습니까?

라바: 찾아볼 생각 하지 마, 못찾을거야. 그녀가 여기 있다는 사실로 충분해. 주민들을 대피시키는게 먼저야, 밤이라고.

사가: 호오, 정말 호흡이 잘맞는구려. 소승이 한 수 배웠소.

소녀: (울음)

오유선생: 그런데, 우리가 이 소녀를 계속 데리고 다녀야 하는겁니까?

라바: … 당신이 그 소녀를 데리고 여기 말고 아무데나 안전하게 데려다줘, 알았지?

오유선생: 문제 없습니다! 맡겨주시지요!

오유선생: 하지만- 은인님을 버리고 혼자 숨는다는 것은 제 스스로가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은인님 옆에서 같이 피를 흘리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라바: 그 꼬맹이를 자산 선생한테 데려다주고 다시 이리로 오던지.

오유선생: 아하하… 에…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유선생: 꼬마야, 오빠랑 같이 갈까?

소녀: 흑… 흑흑… 아저씨, 우리 엄마 봤어요? 으아앙…

오유선생: 자자 이건 어때, 이 오빠가 너네 엄마한테 데려다주는거야. 어때?

소녀: 흑… 음… 감사합니다 아저씨…

오유선생: … 흠흠. 은인이여,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라바: 음.

이야기꾼: …

주민: 선생님, 사가와 저 세 영웅들만으로도 괜찮을까요?

이야기꾼: …

주민: 선생님?

이야기꾼: … 괜찮소.

주민 A: 무슨 일이야? 선생께서 오늘 기분이 별로 안좋으신가? 어제 밤 새우셨대?

주민 B: 그분은 좋은 사람이야. 변덕스러운 분도 아니고.

주민 A: 분명 우리를 걱정하시느라 지치셨을거야. 우리가 선생님을 더 생각해드려야지 주무시게 두자.

사가: 육근청정! (六根淸淨)

먹량: 그르릉!

사가: 번뇌를 베어버리겠다! (斩却烦恼!)

먹량: 그르릉!

사가: 낫토 덮밥! (油炸豆腐!)

먹량: 그르… 그릉?

라바: … 당신 꽤 강하네.

사가: 소승은 어렸을 적부터 절에서 자라며 어깨 너머로 이것 저것을 조금 배웠었소.

라바: 그게 조금?

사가: 신경 쓰지 마시고, 소승이 라바 시주를 위해 길을 틀 수 있게 해주시오!

먹량: 그르르… !

라바: 저 괴물들은 이미 당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아… 이봐, 저것들이 지능을 가지고 있나?

먹량: 그르! 그르르! 그르르릉!

사가: 흠?

라바: 왜 멈춘거야?

먹량: 그르, 그르르, 그르르르…

사가: 흠, 그런 것이군. 알겠소…

라바: 당신?! 저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거야!?

사가: 대강은 알아들을 수 있소. 이보시오 시주여, 이 먹량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소. 만약 이것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고 마을을 침범하지 않겠다 약조한다면 놓아주어도 아무런 해가 없을 것이오.

먹량: 그릉!

라바: … 정말 괜찮은거야?

사가: 괜찮소. 소승은 무엇을 해야 할 지 아오.

먹량: 그르…

라바: 여긴 좀 조용하네… 다른 주민들은 더 없는 것 같아. 이제 얘기 좀 해볼까?

사가: 라바 시주께서는 심각해 보이는구려. 소승이 어떤 잘못이라도 했소이까?

라바: 아니, 아까전에… 그림이라고 하지 않았어? 당신은 이 장소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사가: 그렇소. 소승은 이 장소를 꽤나 오랫동안 방랑하였다오.

라바: 이 장소는 "방랑하다" 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은데.

사가: 그림 한 폭이 얼마나 크겠소?

라바: 그게 무슨… 우리가 지금 그림 속에 있다고?

사가: 그러하오.

라바: … 도대체 무슨 소리야?

사가: 아, 이해했소. 시주께서도 소승과 같구려. 이 세계에 우연찮게-

라바: 뭐?

사가: 처음부터 말씀드리리라. 소승은 그저 대염국의 구오(勾吴)시 변경을 지나가고 있었소. 그러다가 문득 그 대(大)화가들의 후손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소.

사가: 회제(灰齐)산 폭포의 아름다움을 보고 난 다음, 하루 밤을 보내기 위해 그 산에 있는 오두막을 찾았소. 그러나 눈을 떴을 때, 이 곳에 있었소.

라바: 잠깐, 잠깐만. 당신 말은 당신도 “더스크”를 찾고 있었다는거야?

사가: 더스크? 소승은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소만…

사가: 소승이 찾던 사람은 *“한 획으로 졸산(拙山)을 그렸으며, 그 곳에서 풍류를 논한” 염국 화가요.

사가: 그러나 지나간 세월들을 고려하였을 때, 그 화가가 이미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생가를 탐방하려 했던 것이오.

라바: 그리고 염국의 회제산에 온 다음 어떻게 되다보니 이 곳에 있게 되었다는거지!?

사가: 아, 그렇소. 그런데 왜 그리 흥분하시오?

라바: 그리고 당신은 이 곳이 그림이라고 말했고-

사가: 이 세계와 사람들은 아귀가 맞지 않소. 라바 시주께서는 깨닫지 못하였던 것이오?

라바: 그건 알았지, 그런데 왜 하필 그림인거지…?

사가: 그것은 소승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소만, 이 파산 마을은… 아마도 소승이 방랑한 100여번째 그림일 것이오! 적어도 소승은 이 곳이 어디인지는 아오.

라바: 하지만… 이 사람들은 살아있고, 차는 제대로 맛이 나고, 과일들도 먹을 수 있어…

라바: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아츠의 결과물이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이건…

사가: 소승은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 없소. 이 세계에 대한 진실을 알아낼 기회가 없었더라면, 소승은 소승이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오.

사가: 이 곳은 재앙에 시달리지 않고, 모든 생명체가 그들만의 규칙에 따르며, 모든 것이 서로 완벽하게 이어져 있소. 소승이 이 곳에 머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평화를 찾기 위해서요.

라바: 그건…

사가: 하하, 시주께서 혼란스러워하는게 보이는구려. 예상했던 바외다. 소승이 석이를 만났을 때도…

라바: 잠깐만… 누구를 만났었다고!?

사가: 소승은 예전에- 잠시만, 저 불빛은 전당포 주인이 아니오? 그녀는 대피하지 않았나보오, 그리하면 안될 것인데!

라바: 기다려!

가게주인: …

먹량: 그르르…

가게주인: … 자 착하지, 진정해.

가게주인: 왜 겁을 주어야 했죠? 그녀가 뭐라고 했나요?

가게주인: 아… 그렇군요… 그녀는 아직도 똑같군요.

사가: 사장님!

가게주인: … 가세요.

먹량: 그르르…

사가: 사장님, 괜찮으시오?

가게주인: 전 괜찮아요… 이 분은?

사가: 아, 이 분은 라바 시주라고 하오. 이전에 온 마을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 외지인이지요.

가게주인: 반가워요.

사가: 이 분은 전당포 사장님이오, 성함은 ‘려(黎)’ 라고 하오. 여명(黎明) 할 때의 려 자(字)를 쓰시지.

라바: … 무언가 이상한 것에 공격당하지 않았어?

려: 아뇨, 그런 적 없어요.

라바: …

사가: 려 아가씨,저 먹량들이 다시 올 지 모르니, 저희가 여기에 숨어 잠시 관찰할 수 있게 해주시겠소?

려: … 흠, 그래요.

*“한 획으로 졸산(拙山)을 그렸으며, 그 곳에서 풍류를 논한” : “한 획에 무딘 산을 그리고 세계 구석구석까지 알려진” 에서 수정됨

중>영>한 번역이라 오역 있을 수 있음

의역 있음

고유명사는 한국식으로 읽고 괄호 안에 한자 원문 써 둠

이제 슬슬 석이도 나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