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본성에 고뇌하면서도 사람의 길을 추구하느냐"

"진정 극복하고자 한다면 이 시련, 뛰어넘어 봐라"

"넘어선 끝에 그 답이 있을지니"

"망국을 구원하기 위해 이 극동의 섬나라까지 왔느냐"

"그 기개, 훌륭하다."

"사람의 몸으로 이 나를 넘어라"

"그리하면 속세의 나랏일 따위 쉬운 일일 터!"

"세상의 비틀림을 참을 수 없어 영월을 추구하는가"

"사람 아닌 자의 몸으로 사람을 위하려는 그 의지"

"이미 사람 아닌 이 몸을 뛰어넘어 세상에 떨쳐보거라!"

"쇠락한 가문을 위하여 조정을 속이고 막부를 속여 이 의식을 열었느냐"

"어떤 나라도, 어떤 가문도, 결국에는 쇠하는 법이거늘"

"그러나 쇠할 때의 당사자는 받아들일 수 없겠지"

"뱀처럼 땅을 기어서라도 이루고 싶다면 이 시련, 넘어봐라"

"당대의 오락에 관해선 잘 모른다만, 여자 취급이 내 시대에 비해 특별히 나아졌지 않았음은 알고 있다."

"3대 오이란이라 해도 결국은 유녀. 그 고난. 녹록치 않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변 뿐만 아닌 동생들의 신변을 위한다는 그 의지."

"이곳에서 썩어 스러지기엔 아깝다고 봤다."

"시련을 알려주겠다."

"넌 그.... 아니다."

"쉬어라."

"시련을 알려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