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가 해체시킨 그 총통위의 배경들을 훑어보니까, 이거 각색만 잘하면 정말 '문종의 숨겨진 친위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고, 아니더라도 단종이 꿀꺽할 개연성은 충분하겠어.

이유들을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아.

첫번째. 세조의 총통위 해체 자체. 총통위 인사들로선 당연히 자신들을 내버린 세조를 좋게 볼리 없고, 증오심을 가지게 되겠지? 게다가 아래 언급할 내용을 보면 세조가 '그냥' 해체한게 아니라 뭔가 위기감을 가지고 억지로라도 총통위를 해체해야 했다는 개연성도 이끌어낼 수 있어.

두번째, 문종은 '명군이 되어보세'의 그 '무종' 호칭을 붙여도 될 정도의 밀덕후 군주야. 세종 치세 후기와 문종 때의 화포 개발 및 개량은 거진 문종이 책임지고 임했다고 봐도 되지. 그 과정에서 총통위의 인적 구성에 문종의 영향력이 얼마나 끼쳤을지는 분명하다. 이걸 잘 각색하면, 문종이 조선의 강력한 포병 부대인 총통위를 자신의 숨겨진 세력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어. 총통위의 주요 지휘관들과 개발자들이 문종과 그 아들인 단종에게 충성을 맹세한다는 내용도 넣을 수 있겠지.

세번째,금성대군. 금성대군은 세종 때 총통 개발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총통위에 영향력을 끼쳤을 가능성이 충분해. 그리고 금성대군은 세종의 왕자들 중에선 단종과 가장 가까운 사이였지. 왕자들 중 유일하게 단종 복위 운동을 시도한 인물이고. 요것도 각색을 잘 하면, 총통위 인사들이 자신들이 충성을 맹세한 문종과 단종을 제외하고 가장 친밀하게 느낀 사람으로 금성대군을 꼽는다는 모습도 이상하지 않겠지? 그리고 그 친밀감이 금성대군의 처참한 최후와 연관해서 세조에 대한 반감을 더더욱 일으킬테니......

그럼 이런 상황에서 뿔뿔이 흩어진 총통위 인사들에게 이홍위가 접촉하는거야. '그대들은 문종대왕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는가?', '그대들은 금성대군이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선대왕을 보필하려던 것을 벌써 잊었는가?'라고. 이런 식으로 설득하면 구 총통위 인사들이 비밀리에 협력한다는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을 듯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