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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롬연시 팬픽 : 그 후 - 1

TheTemp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28 00:34:22
조회 807 추천 18 댓글 2
														

말 한 마리가 그리스의 평원을 가로지른다.


가볍게 차려입은 남자의 복장, 그리고 허리에 찬 검은 그가 전사임을, 그것도 전령의 임무를 맡은 자임을 알려준다.


아나톨리아로부터 달려온 그, 아무리 자신의 다리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한들, 지치지 않았을 리는 없으나 어서 이 소식을 전 제국에 퍼지게 하고 싶다는 의지가 그 기사가 고삐를 늦추고 몸을 잠시라도 누일 여유를 주지 않는다.


저 멀리에, 콘스탄티노폴리스의 3중성벽이 보인다. 마침내 해낸 것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일은 성문으로 들어가 이 소식을 모두에게 알리는 것 뿐.




"아나톨리아에서 전령이 왔단 말이냐?"


"예, 폐하, 그런데 성벽을 넘자마자 쓰러졌습니다."


"얼마나 급박한 일이기에........."


황제, 요안네스는 안절부절못했다.


혹시 동생의 안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일어났다 앉았다 하기를 수 차례, 그러나 태양이 뜨는 시각에 도착한 전령은 해가 내일을 기약하며 가라앉을 때까지 깨어나지 못했다.


마침내 별들이 총총히 빛을 내기 시작할 때, 신하 하나가 나타났다.


"폐하, 전령이 깨어났......"


"여긴 어전이요! 좀 기다......"


"폐하! 폐하!"


잠시 뒤, 왁자지껄한 소리가 나더니 전령이 들어와 요안네스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폐하! 드라가시스 폐하가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아나톨리아가 함락되었으며, 술탄 무라트는 달아나다 잡혀 목이 베였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그 직후 엄청난 환호가 울렸다.


얼마나 기다려왔던 승리인가. 얼마나 기다려왔던 기적인가.


드라가시스, 그 이름이 다시금 기적을 가져온 것이다. 그들의 믿음이 마침내 보답받은 것이다.



그때, 그 가운데에 한 사람은 냉정을 유지했다.


"잠깐, 그럼 그 후계자는?"


"............"


요안네스 8세의 물음에 대한 전령의 불안한 침묵. 그리고.....


"드라가시스 폐하께서 이에 대해 죄송하다 전하라 하였습니다. 현재 추적대를 보냈으나 아무래도 놓친 것 같다 합니다."


"상관없다. 지금은, 오스만이 정녕 멸망한 것이더냐? 우리의 기원이 응답받은 것이더냐?"


"드라가시스 폐하께서 전하라 하신 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령은 숨을 들이쉬었다.


"오스만이란 이름은 이제, 이 하늘 아래 존재하지 않으며, 다시는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모레아에는 이미 이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제야 소식을 들은 콘스탄티노플은 축제 분위기 직전이었다.


직전인 이유는 당연히 기적을 이뤄낸 장본인, 콘스탄티노스 드라가시스 황제가 아직 귀환하지 않았기 때문, 그가 콘스탄티노플로 개선할 때, 진정한 축제와 환희가 이 도시를 메우리라.


새로 획득한 영토의 치안 역시 빠르게 안정되었다. 공포에 떨던 무슬림들이 드라가시스 황제의 선언에 안심한 것이었다.


'붉은 십자가를 내 등에 졌으니, 이제 내게로 기울어 온 초승달을 한 손에 잡고, 다윗의 별마저도 포용하리라.'


유대인, 그리고 이슬람교도들에게조차 관대함을 배풀어 제국의 포용성을 되찾겠다는 드라가시스 황제의 선언은 환호와 환희로 응답받았다.


개선식을 세 번 치르자는 제의도 나오고 있었다. 아나톨리아에서 한 번, 모레아에서 한 번,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한 번.


그 개선식은 카이사르의 개선식 못지 않게 화려하게 이뤄지리라, 그리고 그곳에서 목 베일 사람들도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었다.


테오도로스는 전장에서 목이 잘렸으니 콘스탄티노플에서의 참수는 면하겠지만, 콘스탄티노플의 지하감옥에 갇힌 디미트리오스는 죽은 목숨이었다. 이미 요안네스는 그에 대한 사형선고를 내렸으나, 집행을 콘스탄티노스가 돌아올 때까지만 미루었을 뿐이었다.


주라지 역시 죽은 목숨이었다. 이미 교황청에서는 그를 파문했고, 남은 건 오직 사형 집행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자, 세르비아의 왕위가 공위 상태가 된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차차 해결될 터였다.


요안네스는 한탄을 금치 못했다.


"아버지....... 안드로니코스...... 어찌 이런 날을 보지 못하였는가..... 단 몇 년만이라도......"


그들이 더 살아주었다면........ 이 날을 함께 맞을 수 있었을 터인데.


하지만 이 자리에 없는 이들만 아쉬워할 수는 없다. 전령의 말에 따르면, 마침내 아나톨리아에 입성했을 때, 콘스탄티노스 역시 아버지와 안드로니코스, 그리고 아드리아노스, 그 외 자신을 위해 죽은 모든 이들의 이름을 외치며 슬퍼했다고 했다.


그리고 불안 요소는 하나 더 남아있었다.


"메흐메트..... 그는 어디로 달아난 것인가."


기독교 국가에 그들이 발붙일 곳이 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이집트인가.


그러나, 요안네스는 고개를 저었다.


"맘루크들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겠지."



그러나, 문제는 몇 달 뒤에, 전혀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폐하! 급보입니다!"


드라가시스의 부상이었다.



"상태가 어떤가?"


"걱정하시는 만큼 심한 부상은 아닙니다. 생명이 위태한 것도 아니며, 그저 지쳐 잠드셨을 뿐입니다."


"말 위에서 의식을 잃고 낙마하다니..... 역시 지칠 대로 지쳤던 건가."


마침내 제국의 수복을 이뤄내고서야 탈진해 쓰러져 쉴 여유를 얻은 동생이었다. 요안네스는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군단의 상황은 어떤가?"


"십자군이니만큼 드라가시스 황제 폐하의 일에만 매달릴 수는 없습니다. 일단은 세르비아의 스메데레보에서 머무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토마스 친왕께서 지휘를 넘겨받으셨는데, 주력군은 회군시키고 황제 폐하의 가신들과 그분의 호위에 필요한 모레아의 군대 일부만 남겨 두고 회군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세르비아의 상황을 믿을 수 있나?"


세르비아의 국내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그래 봤자 남의 나라, 내전이 터지든 말든 그 불똥이 로마에만 튀지 않으면 상관없었으나, 자신의 동생이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령이 다시 도착했다.


"화..... 황제 폐하, 황후 마마께서, 두 분 황후 마마 모두가 세르비아로 직접 향하셨다 합니다!"



소피야가 세르비아로 가기로 결정한 것은 정치적 이유가 있었다.


수도가 이 소식을 접하기도 한참 전에 드라가시스의 소식을 접하자마자 소피야는 빠르게 결단해 여행 준비를 서둘렀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한 법, 소피야는 다시 한 번 결단했다. 이 위기를 기회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에게 왕관을 주겠노라고.


그에게 있어 두 개의 관, 그 중 하나가 제관이라 할지라도 그걸로는 모자라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분은 세르비아의 왕이 되실 겁니다. 그분께 하나의 왕관을 더 씌워드리겠어요."


그때, 뜻밖의, 아니, 어쩌면 전혀 뜻밖이진 않을 수 있는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나도 가죠."


모레아에 머물고 있던 요안니나의 매서운 시선이 소피야에게 꽃혔다.


"저 역시 가겠습니다. 그분을 다시 보필할 때가 왔으니까요."


이 목소리는 다시 볼 것도 없다. 이바니아가 자신이 못 갈 이유 있으면 대 보라는 표정으로 모두를 노려보고 있었다. 데미클레오테스, 플레톤, 토마스, 주교 모두가 서로의 눈치만 살필 뿐, 그들 중 아무도 그들을 말릴 용기를 가진 사람은 끝내 없었다.




이집트, 맘루크 술탄국, 카이로.



"메흐메트라 했던가."


맘루크 술탄국의 술탄, 아쉬라프 바르스바이는 노쇠해진 몸을 느끼면서도 천천히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 술탄이시여."


"일단...... 그에게 방을 내주어라."


노회한 술탄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가 얼마나 효용 가치가 있을지, 검증해보겠다."



팬픽인데 아직 엔딩 나지도 않은 소설 후속작 쓰는 꼴이 돼버렸네, 대충 주인공이 오스만 깨강정 낸 직후다. 무라트는 끔살, 메흐메트는 이집트로 튀었고 나머지 왕족들도 거의 끔살됐다고 보면 돼, 작품에 나온 오스만 측 인물들은 거의 죽었고 지금 남은 건 오스만 영토의 재분배 문제랑 주인공이 과로로 뻗은 거, 그리고 세르비아 왕위 문제지. 뭐, 이집트는 당장 움직일 생각은 없지만....... 잔 다르크도 나오고 다 나올 거고, 고증 따질 거 없는 거 알지? 막 초기형 머스킷도 나오고 그럴 거다. 드라가시스가 오스만 털려고 이 악물고 만들었다고 우기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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