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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방갤문학 단편] 자살여행 -3-

사탕수수농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18 21:58:54
조회 399 추천 21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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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었던 날로부터 거의 일주일이 흘렀다. 오늘은 토요일, 벌서 다다음주 월요일이 개강일이다. 카스미의 부름에 찾아간 다음날 부터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식재료를 사들고 카스미의 집에 방문했다. 여전히 미소 짓다가도 눈가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내 시야에 잡혔지만 그런대로 카스미는 상처를 이겨 내고 있는 것 같았다.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잠도 규칙적으로 잤다, 아침마다 내가 갖다주는 재료로 밥을 차려줄때면 마치 신혼 부부 같아서 미소가 지어졌고, 저녁이 될 때 까지 말 한마디 없이 안아주고만 있어도 내 몸속에 무언가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 행복했다. 저녁이 오지 않길 바랬고, 방학이 끝나서 학교 생활로 돌아가면 이 관계가 끊어질 것 같아서 시간이 가지 않기를 소망했지만 시간은 가혹할 정도로 빠르게 흘러 오늘이 오고 말았다.


방학이라 의미는 없지만 주말이니 오늘은 특별한 식재료로 내가 요리를 해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외여행이 너무 가고싶었지만 부모님에게 손 벌리기 싫어 정말 고생해 모은 자금들도 계속 줄어들고 있었지만 카스미가 미소짓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양 손은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볍고, 오늘은 왠지 들떠서 평소보다 한시간은 일찍 나왔기에 카스미가 아직 자고있지는 않을까 해서, 카페 같은 데서 시간이라도 조금 떼우고 갈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여분의 열쇠도 받았으니 먼저 들어가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



'컥....... 컥......!'



'철컥'



"카스미!!! 대답해!! 카스미!!"




카스미의 집에 도착해 보니 문 틈에서 조금씩 새어나오는 타는 냄새에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불이라도 났나 싶은 마음에 다급하게 문을 열어보니 그 냄새는 더욱 강렬해졌다. 나는 손에 있는 짐을 던져버린 뒤 빠르게 집 안으로 달려갔고, 카스미의 방 까지 들어가보니 그 곳에는 연탄을 피워놓은채 침대에서 아리사의 사진을 안고 누워있는 카스미가 있었다. 나는 물을 가져올 시간도 아까워 연탄 불을 겉 옷으로 덮어서 꺼버리고, 카스미를 안은채 밖으로 나온 뒤 119에 연락했다.



"카스미..... 카스미!!! 정신차려!!!!!!! 제발........ 제발............"


"........방 ..... 붕..... 아..............."


"왜 그런거야...... 어째서............."


"미..........안........"


'....!..........!......!....'



카스미가 살아있다는 안도감과 내가 있었음에도 이런 선택을 했다는 슬픈 감정이 겹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카스미는 계속 기침을 했지만 봉투에 들어있던 생수를 마시며 안정을 찾아갔고, 얼마 안가 구급 대원이 도착하며 나는 보호자 신분으로 병원에 동행하게 되었다.



#



"연탄에서 나오는 일산화 탄소가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줘서 중독 증세가 나타나면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불구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조기에 발견해서 안 좋은 상황은 면했네요. 검사결과 큰 이상은 없고, 오늘 하루정도는 병원에서 안정을 취한 뒤에 내일 오후까지 경과를 지켜봐서 이상이 없으면 퇴원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병실을 나오고 나니 다리가 풀려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의식이 없거나 위독한 상태는 아니기에 병실에 들어가 같이 있을 수 있었지만 왠지 지금 가면 감정이 복받쳐서 왜 그랬는지 계속 따지고 들 것 같아 그만 두기로 했다.



#



병원을 나와 발걸음이 시키는 대로 카스미의 집 앞에 도착했다, 문 앞에 던져놓았던 식재료들은 누군가 손을 댔는지 몇개가 없어져 있었고, 집 안으로 들어와 보니 구급 대원이 잔여 불씨가 있는가 확인 했는지 카스미 방 쪽으로 신발 자국이 옅게 찍혀있었다. 집에 들어온 이후 나는 집안 여러 곳을 서성였다. 그렇게 확인 하면서 보인 것 들은 반듯하게 널려있는 새탁물, 설거지 돼있는 식기들, 청소돼있는 욕실........ 무언가 계획적으로 행동을 한 것이 아닌 안 좋은 생각이 들면서 고비가 찾아오고 그것을 결국 이겨내지 못 한것 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밤을 온전히 아리사를 기억하며 생각을 정리하도록 놔둔 것이 틀렸다는 확신이 들어 내 자신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쓸쓸하고 차가운 밤 공기를 혼자 견디게 둔 나 자신이 위선적이고 바보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흑......... 흑................'



카스미가 누워있던 그 자리에서 연탄이 있던 그을음 자국을 보며 한참을 울었다,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그치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었다. 카스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나에게 버팀목이란 호칭을 가질 자격은 없다, 더 이상 카스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



목이 쉴때 까지 눈물을 흘리고 나니 아침 여덟시가 되었다, 이제 슬슬 일어서서 카스미를 데리러 가야할텐데 기운이 완전히 빠져 버렸는지 몸이 일으켜 지지 않는다.



"빨리...... 일어나야...... 하는데........."



#



'.................'



얼마나 지났을까.... 깜빡 잠이 든 것일까? 정신이 조금 맑아지고 머리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져 눈을 떠보니 그 곳에는 카스미가 무릎 베개를 하주며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3편 이것으로 마칩니다, 주6일 근무다 보니 피곤해서 분량이 좀 짧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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