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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미우라 켄타로 - 카쿠 유지(지옥락 작가) 대담3편

ㅇㅇ(211.230) 2023.01.28 01:04:43
조회 473 추천 13 댓글 1
														


"하나의 아이디어"로 만화를 만든다


카: 다른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던, "액션 씬을 만들 때,『북두의 권』의 켄시로의 손이

장면 너머로 뛰쳐나오는 느낌에 대항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라는 질문에,

「가츠가 벤 상대의 상반신을 회전시킨다」라고 자답하신 게 굉장히 웃겼어요.

역시『베르세르크』에서 "회전하는 상반신"은 대단한 발명이지 싶어요.


미: 당시의 제가 좋아했던 만화인『북두의 권』이나『세인트 세이야』가 나왔던 시절의

"점프"는, 모든 만화가 그런 스트레이트를 갖고 있어서, 만화는 그런 게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도 있거든요. 그 중에서 제가 제일 충격받았던 게 "북두의 권"에서 컷을 꽉 채운 

주먹 표현이었습니다. 그건 제게 있어 만화가 어트랙션화된 순간이었죠. 제게 있어서는

그게 요즘의 3D나 VR같은 거였습니다.


카: 저한테 있어선 그게 가츠의 횡베기로 잘린, 회전하는 인간 상/하반신이었거든요,

이미 그거야말로 어트랙션화된 순간이었달까.


미: (쑻). 하지만 CG로 뭐든 그려낼 수 있게 되고부턴, 영상문화도 포함해서 그러한

"아이디어"라는 나무가 점점 말라버렸어요. 하지만 지금도 "아이디어"라는 것의 가치는

퇴색되지 않았다고 보거든요. 제 대학 시절에『터미네이터』나『로보캅』이 엄청 

유행이었는데요. 그건 "로봇을 어떻게 그려낼까"라고 생각하며 사람이 연기한 거잖아요.

무표정인 주지사님이나,『로보캅』의 머리를 돌리는 움직임이나... 굉장히 설득력이

있잖아요. 그 느낌을 잊고 싶지 않거든요. 그림으로 그려내면 OK인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 알기도 쉽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좋으니까요. 전 그 시절의, CG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던 시대에 여러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거친 SF같은 게, 지금도 상당히 좋습니다. CG로 날아다니는 슈퍼맨보다,

크리스토퍼 리바가 와이어에 매달려 힘쓰던 시절 쪽이 더.(쑻)


카: 어떻게 보여줘야 진짜같이 보일지, 진짜를 제치는 색다른 매력을 어떻게 구축할지,

그런 부분이 흥미롭게 보이죠.


미: 새 만화를 시작할 때 그걸 제대로 해 두면, 좋은 만화가 될 거라 봅니다. 옛날

"점프"의 만화가 분들이 하셨던, "하나의 아이디어"나 "하나의 임팩트"가 필요하다 싶어요.


카: 말씀하신 "아이디어"는, 미우라 선생님으로선 그림 쪽 아이디어가 더 강한가요?


미: 그림만이 아니지요. 아이디어를 고안할 때는 모든 걸 총동원하거든요. 하나를

"이걸 목표로 한다" 라고 정하면, 그림 쪽이건 아이디어 쪽이건, 목표를 하나로 정해서

적절히 조절한단 느낌이죠.


카: 동시에 만들어가는 느낌이군요. 그렇군... 근데, 의식하고 "오늘 아이디어를 짜낸다!"

라고 곧바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미: 하하하, 그렇죠(쑻).


카: 아이디어의 흐름이라 하니, 콘티 관련으로 여쭙고픈 게 엄청나게 많아요...!!

우선 콘티는 어떤 순서로 만드십니까? 전 에피소드 전체의 흐름을 결정하고 인상적인

장면을 준비한 뒤에, 거기서 캐릭터가 이렇게 말해줬으면 싶은 대사를 넣는,

그런 순서로 콘티를 만드는데.


미: 카쿠 선생님이랑 비슷합니다. 제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큰 줄기는 어렴풋이

정해져 있습니다만, 장이나 몇 부 정도의 "이번엔 이렇게 하자" 싶은 걸 결정하고...

카쿠 선생님은 그 다음에 대사였던가요?


카: 네, 그 다음에 대사입니다.


미: 전 대사는 의외로 꽤 뒤에 넣어요. 그리고, 콘티 단계에서 막히는 부분은 거의 없고요.


카: 엥 그런가요!


미: 캐릭터가 그 자리에 있으면, 왠지모르게 알아서 떠들어주더군요(쑻). 보충하자면,

캐릭터가 멋대로 떠들어준다기보단, 그리는 동안에 "이번 만화의 주제나 중요한 부분은

이런 거야" 라는 이미지가 점점 굳어져서, 거기에 캐릭터가 들어가면, 그 이미지를

빨아들이면서 그 캐릭터다운 방면으로 콘티를 찢어준다는 느낌이죠. 처음부터 딱 정하진

않고, 하면서 보인다는 감이 있네요. 조각에 가깝달까.


카쿠: 만화의 새로운 구분이나 신장 돌입같은 게 시작되는 단계에선, 막 엄청나게 마무리를

정해두는 게 아니라, 흐릿하던 윤곽이 서서히 형성되는, 그런 느낌이군요.


미:『베르세르크』를 할 때에 신경쓰는 부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장마다 항상 청개구리 힙스터질은 안 하려 합니다. 판타지를 한다면 당연하게 통과해야만 

하는 부분이 있다 생각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마녀나 종교, 전쟁, 바다라면 범선이라던가. 

범선에 탔다면 해적 유령선이나 크라켄, 바다괴물이 나온다던가. 그런 주제는 정해져 있어서,

일부러 변주하진 않습니다. 그런 것들은 평범하지만 메이저하잖아요, 큰 틀은요.

전 그런 국룰 소재는 아예 특이하게 변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캐릭터도 개성이 있는지라,

세세한 부분에선 다소 그렇게 안 되기도 하지만요. 큰 틀에서 그런 우화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면, 메이저한 게 가능하다 싶습니다.


카: 자잘한 스토리 안에서 클리셰를 비트는 경우는 없나요?


미: 스스로는 "존나게 비틀어보자"라는 생각은 거의 안 합니다. 요즘 만화는 

다음엔 어떻게 될까, 실은 이런 뒷사정이 있었다던가, 오지게 비틀잖아요. 전 그런 걸 읽으면

머리가 아프지 않을까 싶거든요.(쑻) 일반적인 걸 과하게 그려내서 매력 포인트로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거죠. 처음엔 "검은 검사가 마물을 퇴치한다"라는 간단한 컨셉뿐이었어요.

우선 하고픈 것으로써 중2적인, 다들 좋아하는 성격 비틀린 검은 검사가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려보자, 라고. 그러면, 검은 검사니까 다크 히어로스러운 뭔가가 되겠지, 그리고

다크 히어로스러운 걸 하려면 싸우는 동기는 어떻게 할까, 정의의 히어로도 아닌데...

그렇게 생각했을 때, 이거다 싶었던 게 "복수". 근데 그 의수랑 검을 찾아내기까지는

엄청나게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엔 대포가 아니라 철로 된 팔에 히든 보우건이 달렸다던가,

누구나 생각할법한 범주를 계속 어슬렁댔다 이거죠. 검도 일본도로 할까 생각도 해봤고.

어느 날 팍 하고 떠오른 겁니다. 그 검의 크기가. 그리고 검이 정해진 단계에서 

의수도 대포가 됐죠. 오래 생각하면서, 올바른 루트로 여기 당도해보니, 머릿속에 있던

온갖 요소 중 "이게 바로 그거였어"싶은 게 퐁 하고 나타났달까.


카: 그렇군요... 지금까지의 집대성이랄까, 이때까지 봐온 것들의 집합같은 얘기라,

여쭤보고 싶은 게 생겼습니다. 전『베르세르크』의 활극적인 요소와, 인간의 심정을

그려낸 드라마 요소의 배분이 굉장히 좋거든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 만화가『베르세르크』

처럼 됐으면 좋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미: 그거 고맙군요. 하지만 그 길을 가지 마오(쑻).


카: 아뇨아뇨, 진짜로 전 그 밸런스가 이상적이라 싶거든요. 그리고 밸런스 감각도 그렇지만,

상반된 요소의 혼재랄까, 예를 들어 가츠랑 그리피스, 캐스커의 관계성은 순정만화적이다

싶은 부분이 있는 반면, 로스트 칠드런 장에서의 질과 로시느 언니 얘기의 마지막 끝맺음이,

세계명작극장 애니의 맺음법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상반된 요소가 짜여져있다고 해야 하나...


미: 의외로 말이죠, 상반되어있진 않아요. 우리 세대에선 데자키 오사무 씨라는 위대한

애니 감독이 계신데, 데자키 씨는 "내일의 죠"도 만들었지만 "베르사이유의 장미"도,

"에이스를 노려라"도 만들었죠. 그 모두가 "데자키 풍" 이예요. 원작 만화인 "베르사유"나,

"에이스를 노려라"는, 당시 꼬마였던 제겐 독해할 수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거랑 "내일의 죠"나 "감바의 모험"같은 초 극화틱한 물건을 데자키 씨는 애니로

만들었거든요. 같은 터치로요. 그래서 전 자연스럽게 "가능하지!" 라고 생각해버렸네요(쑻).

만화에선 이렇게 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 싶은데, 데자키 씨의 영향으로 그 뒤에 "베르사유"

를 읽거나, 타케미야 케이코 씨의 작품을 읽고, "죽인다! 두근두근거려!" 싶었죠.


카: 일부러 상반된 요소를 부딪히신 건 아니란 거군요.


미: 자연스레 해온 전례가 애니였던지라, 이거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었죠. 그래서,

'여러가지를 봐 두면 좋다'라는 말 밖엔 못 하겠달까. 저처럼 배분하고 싶다면, 데자키

씨는 볼 가치가 있습니다. "내일의 죠" 안에도 로맨틱한 요소도 있고, "베르사유" 안에도

박력있는 요소가 잔뜩 있거든요. 좋은 사람을 잃었군요...







일단 받은건 여기까지고 3편정도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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