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일단 무식하게 한 맨몸운동은 힘 늘리기도 좋은 것 같다.

맨붕이(210.217) 2023.10.27 15:00:06
조회 3579 추천 46 댓글 8
														

본인 남자 입대할 때 키 167 몸무게 50kg 이랬었음. 평생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겜만 하던 멸치로 살다가 훈련소에서 얼차려 받으면서 맨날 푸쉬업하고 기어다니고 그것도 못버텨서 열외한 부끄러울만큼 체력, 힘 다 안 좋았다.

 

그러다가 자대 배치 받을 때 샤워하면서 거울을 보는데 꼴에 몸 쓰고 운동 했다고 내 가슴에 근육 생긴 거 보고 진짜 충격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난 그 전까지만 해도 운동 지식도 뭣도 없으니까 그냥 내 몸에서 근육이라는 걸 볼 거라고 기대조차 안했었다. 평생 약하게 살 운명이라는 패배의식에 잠식되어있던 듯.


으레 남자들 그렇듯 군대에서 운동 배우는데 사실 우리 부대는 운동 제대로 한 사람 없었고 의지는 있는데 지금처럼 지식을 접하고 공부하기 쉽지 않아서 다들 띄엄띄엄 아는 지식 서로 공유하면서 어정쩡하게 운동했었다. 나도 그래서 뭐 띄엄띄엄 운동하고 아무래도 나는 몸무게가 많이 안나가니까 풀업도 그냥 저냥 당겨지고, 푸쉬업도 그냥저냥 개수 채우기는 쉬워서 주구장창 풀업 푸쉬업만 했던 것 같다. 사실 그 때까지도 운동에 별 관심 없고 풀업이 뭐 등에 좋은지 푸쉬업이 뭐에 좋은지 이런거 모르고 내 뇌엔 그냥 몸 좋아지려면 = 푸쉬업 이 생각밖에 없었음


그러다가 전역하고 대학생활 하면서 나도 연애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운동 했는데 그 때까지조차도 몸 좋아지려면 = 푸쉬업 이 공식이 내 머릿속에서 업데이트가 안 되어있었다. 아는 보디빌딩식으로 운동하고 실제로 몸 크고 좋은 형들도 있었는데 그때 난 뭔가 이상한 고집이 있어서 난 맨몸운동만으로 몸 만들어야지하면서 매일 푸쉬업 300개씩 했다. 다들 그런 낭만으로 맨갤 오는거 아니냐 솔직히. 가슴이 아프건 말건 그냥 30개씩 10세트로 무식하게 해댔다. 자세 신경 쓰고 이런 것도 그땐 몰랐고 할로우 바디는 더 몰랐지. 자세가 망가지든 말든 개수만 채운다는 마음으로 걍 했음. 힘들 땐 10분씩 쉬면서 해도 덜 하거나 빼먹지는 않았다. 그래도 가능하면 1시간 내로 하려고 했음. 그렇게 한 1년 하다가. 회사 취업하면서 바빠서 운동 못하고 그랬는데 3년 전부터 복싱 체육관 다니면서 운동 다시 했다.


불운인지 행운인지 복싱 스텝 밟고 줄넘기 하다가 족저근막염와서 정작 복싱은 못하고 체육관에 있는 파워랙에서 혼자 프리웨이트 깔짝대다가 파워리프팅 좋아하는 코치 눈에 띄어서 새벽에 파워리프팅 배우면서 같이 운동했다.

 

여기서부터 본론인데, 옛날에 푸쉬업 300개씩 하던 기억도 있어서 복싱할 때도 맨날 푸쉬업하고 그랬거든. 무식하게 개수 채운 날도 있고 바리에이션 준다고 뭐 아처 푸쉬업, 러시안 푸쉬업, 파이크 푸쉬업 등등 주워들은거 이것저것 해보고 쌩쑈를 했었음.

 

그러다가 코치랑 파워리프팅 하면서 벤치 드는데, 벤치 처음 든 날 100 들었다. 웃긴 건 나 그 때 데드 100, 스쾃 80 겨우 들었음

벤치 치던 날 코치도 약간 당황하는 것 같더라 그 사람도 3400 넘는데, 벤치는 95 들었거든.


그 때 이후로는 맨몸, BB, 파워리프팅 안 가리고 그날 그날 내 맘대로 하기도 하고 시간 없어서 양껏 못하고 있긴 한데. 어쨌든 지금은 3390 언저리에 몸무게도 73kg까지 쪄서 살 뺄 고민 하고 있다. 운동 할 때 스쾃이랑 데드는 파워 리프팅 식으로 하고 중량 풀업, 푸쉬업, 요즘은 플란체 연습하면서 섞어서 운동하고 있다.

 

운동하고 몸 조금 좋아진 이후로 내가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내 친구들이 가끔 나한테 운동 어떻게 하냐고 알려달라고 몇 번 그랬지만 결국은 알려주고 같이 운동해도 금방 나가떨어졌음. 결론은 어떻게 하든 꾸준히 하는 게 모든 효율과 지식을 압도하는 것 같다난 롤 랭겜하다가도 운동 시간되면 운동하러 가고 그럴 정도로 성실하게 운동했다.


인생 절반을 키 작은 멸치로 살면서 같은 남자들한테 은근히 무시 받고 무시하려는 의도가 없어도 실수로 부딪히거나 밀리거나 할 때 피지컬로 무력함을 느끼면 정신적으로도 왜소해진다.

 

이제는 나이도 30대고 살면서 겪은 것들로 무게감이 쌓였겠지만 내 강한 육체에 대한 믿음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정신력과 자신감에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맨몸운동은 정말 좋은 운동이다. 특히 나처럼 여자보다 약해서 무시 받는 멸치에겐 진입장벽이 낮아서 더 없이 좋다.

 

짐 생각해보면 나도 맨몸운동에 집착했던 때가 있는데, 어쩌면 무게를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나처럼 유전적으로 약한 인자약에겐 먼 이야기이고 괜히 하다가 다칠까봐 무섭기도 하고 가끔 고중량 도전하려고 5~60kg만 어깨에 짊어져도 처음 그 무게감을 실감할 때의 압도되는 느낌 때문에 나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끼고 맨몸운동이 만능이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내 두려움을 가리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뭐든 좋다.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어떻게든 운동을 부여잡고 꾸준히 노력해서 내 몸을 차근차근 성장시키다보면 어느 날 무게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할 날이 올지도 모르고, 맨몸운동만으로도 강한 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꾸준히 열심히 하고, 그 트랙을 목표에 따라 빠르게 달릴지, 도움을 받아서 수월하게 달릴지 선택하는 건 개인 선택의 몫이다.

 

일하다가 심심해서 운동법 찾다가 흘러들어온 유동이 두서없이 쓴 글이다. 사실 디시 분위기 대충 알아서 뻘글 될 것 같은데 그냥 옛날 생각하면서 찌끄려봤다. 다들 득근해라

추천 비추천

46

고정닉 3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1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173113 일반 헬스장에서 턱걸이 꿀팁 [2] 맨붕이(59.22) 23.11.29 2804 16
172924 일반 운동한다고 선민의식을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 [5] 배필3만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25 1210 23
172915 일반 플란체 기울이기 자세 [1] 맨붕이(218.238) 23.11.25 1831 11
172866 일반 내 프로그램 [46] ㅇㅇ(1.248) 23.11.24 2294 11
172800 일반 공원 평행봉에서 딥스하는데 어떤 틀딱들이 [6] 맨붕이(119.198) 23.11.23 2528 23
172749 일반 83+ >>69키로 맨몸운동다이어트 [19] ㅇㅇ(49.167) 23.11.22 3057 14
172557 일반 맨린이 푸쉬업 갑자기 확느네 [5] 맨붕이(211.34) 23.11.18 2604 14
172401 일반 전완근 ㅁㅌㅊ [4] ㅇㅇ(182.226) 23.11.15 3424 21
172384 일반 홈메이드 추감기 [2] 오뚜기카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15 358 6
172323 일반 뚱땡 22일차.. 운동재개!. [7] 맨붕이(211.44) 23.11.13 1226 7
172296 일반 이준명 숭배하러 왔다 [7] 맨붕이(210.123) 23.11.13 3277 28
172258 일반 맨몸운동 바디체크+조명캐리 [14] 김치우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12 1945 17
172248 일반 준명이햄 포즈 다시봐도 지리노 [3] ㅇㅇ(106.102) 23.11.12 2828 15
172247 일반 여자 환장하는 어시스트 풀업...gif [5] ㅎㅎ(114.108) 23.11.12 4492 17
172112 일반 난우울할때마다턱걸이한다 [6] 모솔도태한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09 2272 17
172062 일반 발전 마렵다 [11] 머슬업잘하고싶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08 1281 12
172007 일반 중풀 40 [7] 프론트레버(222.238) 23.11.07 799 8
171983 일반 손목 드디어 나았네 [9] 광지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06 465 6
171938 일반 맨몸 1년차 등 [11] ㅇㅇ(114.30) 23.11.06 3951 16
171902 일반 인바디 인증+최근 몸 [18] 시계는와치(223.39) 23.11.05 3361 15
171882 일반 맨몸이 아무리 좋고 재미져도 물푸는 안함 [8] 맨붕이(218.153) 23.11.05 2792 11
171873 일반 머슬업 첫 성공한 날 [9] Max01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04 1189 9
171770 일반 뚱땡 19일차 간소화 운동..(몸상태 혐주의) [17] 맨붕이(211.44) 23.11.03 1861 7
171714 일반 맨몸 7년차 [28] 맨붕이(220.77) 23.11.02 4125 22
171555 일반 오랜만에 방문해봅니다~ [19] 1년에300권이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31 1346 13
171468 일반 살아보니까... 아가리 놀리고 누워서 생각하고.. [6] 맨붕이(211.44) 23.10.29 1799 18
171409 일반 와 플란체 첫성공했다 어케했냐면 [12] ㅇㅇ(118.235) 23.10.28 2107 15
일반 일단 무식하게 한 맨몸운동은 힘 늘리기도 좋은 것 같다. [8] 맨붕이(210.217) 23.10.27 3579 46
171267 일반 근황2! [8] 김치우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26 1020 10
171266 일반 183/77kg [15] 김치우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26 1868 19
171131 일반 맛있는풀업 [31] 맨갤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24 1432 15
171065 질문 이정도면 사이드레버 성공으로 쳐주나요?? [11] 이헤헤에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23 827 8
171063 일반 이준명 몸 변화 ㄷㄷ [16] 맨붕이(58.225) 23.10.23 4399 13
170985 일반 35살 아재 맨몸운동 시작한뒤 느낀 장점들…. [14] 맨붕이(118.235) 23.10.22 4391 21
170973 일반 자유물구 안되는애들아 [7] 김뚱이(211.30) 23.10.22 815 9
170945 질문 토탈 vs 차칸 [6] 맨붕이(211.234) 23.10.22 2407 7
170830 일반 턱걸이를 하루에 8100개를 하는 사람도 있네 [10] De(175.193) 23.10.19 2699 18
170787 일반 형들 주관적인 의견물어볼게 답변해줘 [13] 맨붕이(211.234) 23.10.19 984 11
170635 일반 딥스 병신같은거 왜함 [23] ㅇㅇ(223.39) 23.10.16 2884 26
170611 일반 여친이 급하대서 러브젤 대신 물엿 쓰려고 하는데 [10] ㅇㅇ(118.40) 23.10.16 3545 30
170587 일반 대회 나가서 1등함 [21] 맨갤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16 2445 24
170570 일반 시중에서 파는 치닝 디핑들은 대부분 너비가 너무 넓은듯 [5] 맨붕이(1.235) 23.10.15 1546 9
170532 일반 헬스장가면 몸 좋아지는줄 아네 [12] ㅇㅇ(223.39) 23.10.15 2238 12
170452 일반 풀업깔짝맨 쟤는 지적받은게 가슴에 사무쳤나 [8] 맨붕이(223.62) 23.10.14 1462 19
170438 일반 맨붕이 머슬업 성공했다ㅏ [14] 광지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14 1265 9
170418 일반 맨몸운동 추천 도구 [11] hipo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13 4865 16
170398 일반 어운4 [15] 맨갤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13 644 11
170397 일반 어운3 맨갤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13 204 7
170396 일반 어운2 [3] 맨갤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13 268 6
170395 일반 어제 운동 [2] 맨갤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13 430 9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