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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장문주의) 강하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

ㅇㅇ(218.51) 2023.06.01 20:56:36
조회 3509 추천 87 댓글 31
														

모든 대사는 네이버 웹툰 "캐슬"의 대사를 인용하여 온 것임을 사전에 밝힙니다.





늘 장문이던 것과 다르게 오늘은 간단히 제 의견을 적어보려합니다.

적고보니 장문이 되어있었습니다만...

언제나 그랬듯 개인적인 의견이니, 해당 글이 불편하시면 그냥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면 됩니다.

또한 저는 어떤 캐릭터에게도 특별히 애정에 의한 편중을 부과하지 않으며,

그저 예시를 들기 위한 설명임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에서의 인격모독, 지나친 욕설 자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두괄식으로 때려박자면, 강하다고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백도찬이 마학영보다 강하다를 "백도찬>마학영"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반례는 김대건과 바리스타의 일전입니다.

아마 캐슬의 모든 독자 여러분께서 동의하듯, 바리스타가 김대건보다 몇배는 더 강합니다.


그런데 왜 승부의 결과는, 바리스타가 아닌 김대건의 승리였을까요?

김대건이 바리스타보다 강해서?

보여지는 기량은 바리스타가 압도적인데?

근데 더 강한 바리스타가 왜 졌을까?

강한자가 이기는 건가? 이긴 것을 강하다고 해야하는 걸까?



결론적으로 여러분이 말하는 강함이란 것은, 기량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속도, 완력, 수많은 경험, 순발력, 상황판단 능력, 심리적요인(부동심 등) 등등을 모두 기량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 기량이 높으면, 승부에서 이기는가? -->> (X)


근래 갤러리에서는, 김백, 김백마, 김백마구, 김백마구신, 등등 다양하게 급을 나누는 상황이 심심찮게 보이는데

이는 기량의 급을 나누는 것일뿐

승부의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비유적으로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어떤 사람 A, B, C가 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은 시험을 칩니다.

시험을 대비해 푼 문제는 순서대로 200문제, 100문제, 10문제라고 가정합시다.

또한 세 사람의 IQ 역시 순서대로 200, 160, 120 이라고 합시다.

그러면 보편적인 상식에 의하면, 성적이 높은 순서는 A>B>C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C>B>A의 순서로 성적이 높은 경우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이런 순서로 성적이 나왔다고 했을때, 여러분은

-->> (1) "A가 IQ도 가장 높고, 문제도 많이 풀었으니까 이 시험의 결과는 잘못됐어.

시험 결과를 무효시키고, IQ 순서대로 시험 성적이 나올때까지 재시험을 치는게 맞아."


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 (2) "A가 IQ도 가장 높고, 문제도 많이 풀었지만 그날따라 컨디션이 안좋았거나,

문제가 잘 떠오르지 않았거나 할 수도 있었겠네."라고 생각하시나요?"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인생에서 두번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보편적인 사고를 가졌다면, (2)번처럼 생각하는 것이 비교적 합리적입니다.

A가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그것이 결과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좋은 결과로 가기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일 뿐입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셨을까요?



백도찬이 마학영보다 강하다? 마학영이 백도찬보다 강하다?

오도화가 류지학보다 강하다? 류지학이 오도화보다 강하다?

김신이 신겐보다 강하다? 신겐이 김신보다 강하다?


-->> 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 이겨야 강한 것인가? 강하면 무조건 이기게 되어있는가?
-->> 이긴 사람이 강한 것인가/강한 사람이 이기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 발생


-->> 위 예시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기량과 승부의 결과는 별개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음.

-->> 물론 기량이란 승부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인만큼, 높은 기량을 가졌을 수록 승부에서 이길 확률이 높음.

-->> 그런데 바리스타vs김대건의 경우, 바리스타가 예기치 못한 부상이 있었음

-->> 승부는 바리스타가 졌지만, 작중의 많은 묘사들로 인해 바리스타의 기량이 김대건보다 몇수 위라는 것을 확인가능.

(김대건 본인의 대사에서부터 이미 바리스타의 기량이 김대건보다 우위라는 것을 입증.)

-->> 하지만, 바리스타가 김대건보다 강한가?라는 것에는 개인적 의문이 발생함.


여기서부턴, 해석하기 나름인데,

"개인의 기량 = 강함" 이라고 해석하는 독자가 있다면, 바리스타가 김대건보다 강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승부의 결과 = 강함" 이라고 해석하는 독자가 있다면, 김대건이 바리스타보다 강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강함이라는 것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누가 강한지에 대한 의견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백도찬과 마학영 혹은 류지학과 오도화의 기량에 대해 서로 누가 우위에 있는가를 논할 수는 있겠으나

백도찬 > 마학영 / 백도찬 < 마학영

류지학 > 오도화 / 류지학 < 오도화

와 같은 방식으로 급을 매기고자 하는 것은 어폐가 있습니다.


백도찬의 기량이 마학영보다 우위라고 하더라도 마학영이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오도화의 기량이 류지학보다 우위라고 하더라도 류지학이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즉 작품에 나온 전투씬과, 묘사, 개인적 해석을 토대로 누가 누구보다 어떤 기량의 측면에서 우위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누가 누구보다 무조건 강해! 누가 누구를 이기는 일은 절대 벌어져선 안돼!

와 같은 해석은 분명 논리적 모순이 존재합니다.



캐슬은 등장인물 줄세우기 식으로 강함을 측정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그와는 별개로 줄세우기 자체는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이제,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가진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너는 아주 극단적인 하나의 케이스만을 들고와서 얘기를 하는데, 그럼 크리사랑 협공해서 남궁혁을 잡은 피우진을 남궁혁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냐? 모순 아니냐?"


해당 건에 대해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는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한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감상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신태진의 대사에서도 역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캐슬 1부 30화 中 "신태진 : 평상시 얼마나 예민한 촉을 세우고 있느냐- 그 역시 실력의 일부."


결국 남궁혁의 기량이 여전히 피우진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하더라도, 승부에서 이긴 것은 피우진입니다.

죽은 남궁혁은 말이 없고, 애초에 선진에게 유리한 전쟁이었던 만큼 피우진과 크리사가 비겁하다는 생각을 할 필요 역시 없어보입니다.


"피우진이 크리사와 협공해서 남궁혁을 잡은 것이니까 비겁해!!!

죽은 남궁혁을 관짝에서 꺼내서 살린 다음, 피우진과 1대1로 다시 붙게 해서 강함을 가리는게 공평해!!!"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혹시나 그런 분이 계시다면 빨리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한번 더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캐슬은 스카우터로 전투력 측정해서 전투력 수치대로 나열하는 드래곤볼이 아닙니다.

캐릭터의 능력치를 수치화해서 높은 수치를 가진 등장인물 순서대로 승부의 결과가 매겨지는 컴퓨터/모바일 게임도 아닙니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존재하는 "느와르 장르의 작품"입니다.



물론 해석의 자유를 보장하고 서로를 존중하되, 해석의 근거는 존재해야합니다.


(1) 캐슬 1부 102화 中 : " 김신 : 완력 자체는 예상했던 범위 안이다. 하지만, 기술의 완성도가 차원이 다르다."

라는 근거를 바탕으로 백도찬이 마학영보다 기량이 우위에 있다. 그러므로 백도찬이 이길 확률이 높다. -->> 올바른 해석


(2) 캐슬 1부 115화에서, 백도찬을 상대하기 위해 마학영을 보내 단신으로 대결하는 것을 허락한 최민욱의 의중을 헤아려볼때,

마학영이 백도찬보다 더욱 우수한 기량을 가졌을 수도 있다.

또한, 피우진과 대등한 합을 보여준 스케일의 단장에게 단 한번의 유효타도 허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단 4방만에 스케일 단장을 마무리해버린 마학영의 기량이 더 우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마학영이 이길 확률이 높다. -->> 올바른 해석


(3) 백도찬이 무의 정점처럼 묘사되고 있으니 백도찬이 무조건 이겨야해!! 마학영이 백도찬을 이기는 것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야!!! -->> 편중된 해석


(4) 마학영은 최민욱이 자신의 칼로 선택한 남자이니까, 백도찬보다 무조건 강할거야!! 백도찬이 마학영을 이기는 일은 절대 불가능해!! -->> 편중된 해석


논란이 많은 오도화와 류지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해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맺음하면서 간단히 제 의견을 요약하자면,

"이긴 놈이 강한 놈이다. 기량이 아무리 뛰어났다고 한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입니다.



의견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며, 같은 장면을 봐도 받아들이는 것이 다릅니다.

그리고 저 역시 누가 강한가 의견 나누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누구나가 납득할만한 근거 없이 자신이 해석한 것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매도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욕설로 이어질 뿐입니다.


누가 더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했으므로, 누구의 의견이 더 합리적이다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내 의견이 무조건 맞아"라는 건 틀린 것입니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저도 등장인물의 강함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나름의 근거와 해석을 통해 등장인물의 강함에 대한 의견을 표하고자 하는 분보다는

"어떤 장면에 대한 나의 해석은 이러이러해. 근데 이건 내가 해석한대로 해석 안하는 사람들은 전부다 바보고 병신이야. 그러니까 내 말이 무조건 맞아. 저 장면을 어떻게 저렇게 이해할 수가 있는 거지? 저 사람은 무조건 틀렸어."라고 우기는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글이 많이 보여서

조금이라도 더 재밌고 생산적인 논의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 쓸데없이 끄적여보게 되었네요.


다양한 반박과 의견은 환영하지만, 이유없는 욕설과 시비는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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