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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잡썰) 서원은 왜 구석에 짱박아놓게 만들었을까? 2

씹창콜의타르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4.10 05:08:09
조회 1881 추천 30 댓글 21
														


[시리즈] 서원의 특성은 왜 저따위일까
· 잡썰) 서원은 왜 구석에 짱박아놓게 만들었을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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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썼던 글의 내용을 간추려보면 이정도가 될거같음


1. 우리나라 서원의 입지는 교육기관이라는 주요 목적을 생각하면 꽤나 특이함


2. 우리나라 서원들의 입지에 있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가 몇 가지 있음


첫째는 서원에 모신 네임드 학자와 생전 관련이 깊은 장소일 것


둘째는 읍내 중앙행정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우면서 지역 지식인들을 모아 정치적인 세력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향촌 사회와 멀지 않은 곳


셋째는 공부하기 좋게 한적하고 경치 좋은 곳


이 중에서 두번째 이유야 상식적인 수준의 지식으로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하니 패스하고


2편에서는 셋째 이유에 대한 근거를 찾아볼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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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좋은 곳에 나와 "교육"을 받고있는 한 청춘의 사진)


아무래도 조용하고 경치 좋은 곳에 나오면 사람 멘탈이 좀 더 싱싱해지고


일반적으로 뭔가를 했을때 집중하기 좀더 쉽긴 할거라는 장점을 생각해볼 수 있긴 하겠지만


이렇게 두루뭉술하고 직접적인 효과의 평가가 어려운 장점들 때문에


동네 서당도 아니고 오늘날 중등교육기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던 서원을 시골 산옆에 짱박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움


앞에 글에서 제시된 문구들 중에 (최초의 서원이 설립된 후 200년 뒤에 만들어진)택리지에선 비슷한 얘기가 나오고


퇴계 이황의 이야기 속에는 "읍내에는 공부 못하게 유혹하는게 너무 많음 ㅇㅇ"라는 이유도 대고 있긴 하지만 고작 이런 이유로?


그런데 이중환과 이황의 이야기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얘기를 비교해 보면


공통적으로 산천에 둘러쌓인 환경에서 사람이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고있음


혹시 집안 어른들이 이와 비슷한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시는걸 본 적이 있는가?


만약 있다면 이미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눈치를 채고도 남았을거임


서원이 바로 이런 입지를 갖게 된 이유에 대한 나머지 실마리는


소수서원의 설립 과정과 주변환경을 풍수지리적 시각으로 분석한 논문에서 찾을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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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풍수의 대가였던 무학대사가 한반도 최고 명당으로 꼽은 자리였던 한양)


아니 좌청룡 우백호 소리를 한거도 아니고 뜬금없이 무슨 풍수드립이야 ㅅㅂ 싶을수도 있겠지만


흥미롭게도 해당 논문에서는 서원의 위치 자체에 대한 풍수지리적 분석보다 앞서서


여말선초의 사대부들과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갖고 있던 인재론에 풍수지리적 색체가 진하다는 주장을 하고있음(여기선 이를 "풍수인재론"이라 칭함)


쉽게 말해서 훌륭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자리, 환경, 혹은 지역 자체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얘기임


이에 대한 근거로 논문의 저자는 아래의 두 글귀를 싣고 있음


우뚝 치솟은 산이 / 순흥을 둘러싸 / 맑은 기운 응결하여 / 신령스러움이 내렸도다 / 이에 대인을 낳으니 / 온후하고 공손한 자질 / 높은 벼슬 끊이지 않았고 / 70세수를 누렸도다 / 처음도 좋고 끝도 아름다우니 / 훌륭한 자손들 이어져 / 가문에는 높은 벼슬 가득하도다(후략)” - 주세붕 <죽계지권근 - 有明朝鮮國諡文簡公安公墓碑銘>


높은 소백산 / 위로는 푸른 하늘에 닿아있고 / 기이한 기운이 응결하여 / 75공이 나왔도다(후략)”- 주세붕 <죽계지윤회 - 有明朝鮮國推忠翊戴開國功臣輔國崇祿大夫興寧府院君謚良度安公墓誌銘>


이 두 글귀는 각각 순흥 출신에 고위 관직을 역임했던 안중원과 안경공이라는 사람들의 묘비에 적힌 글을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이 소수서원을 세우면서 있었던 일을 기록했던 <죽계자>라는 책에 기록한거임


당시 네임드급 명사였던 사람들의 묘비에 묘비명을 쓴 저 권근이랑 윤회라는 사람들도 조정에서 한가닥 하던 양반들이었는데


지금 그 사람들이 쓴 글에서도 "순흥이라는 동네가 땅이 좋아서 훌륭한 사람이 쏟아지노 ㄷㄷ" 이런 이야기가 나타나고 있음


심지어 전편에 다뤘던 천원아저씨의 글과 택리지보다 훨씬 더 적나라하게 말이지


앞서 소개된 풍수적 길지와 걸출한 인물의 출현을 연결시키는 풍수인재론을 매우 의식하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게 되는거임


여기에 덧붙여서 위의 권근과 윤회 두 사람은 여말선초에 중앙 정계에서 나름 성공가도를 달린 사람들인데


분명히 조선 초기에 고려 말기 혼란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불교계의 부패와 풍수지리가 매우 깊숙히 얽혀있는지라


결국 "땅이 좋아 훌륭한 인물이 계속 나오는구나!"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절제된 표현을 통해 돌려 말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풍수지리적 시각이 연결되는 지점들을 의도적으로 흐리고자 하였다는 부분은 꽤나 흥미로웠음



-여기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고려시대때 워낙 불교가 생활 깊숙히 들어왔던지라


활발하게 중건되던 사찰의 입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풍수지리적 시각 역시 고려시대 사람들의 의식 속에 깊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여말선초의 학자들은 명목상 이런 고려의 악습으로부터 탈피하려 했으나 이들도 결국 풍수지리적 시각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임


그럼 마지막으로 이런 풍수지리적 인재론은 서원 설립에 어떤 식으로 작용하였을까?


그리고 처음 부분에 언급했던것처럼 왜 굳이 교육기관을 선현의 위패를 모신 사당과 붙여서 지었을까?



원래 이 다음 나머지 내용도 한 70퍼정도 쓴거 같은데 스크롤도 터질라하고 축구보다가 너무 졸려서 내일 마저 쓸게 ㅋㅋ


다음 편에 계속..



참고문헌:

김연호. (2008). 도산서당(陶山書堂)의 입지(立地)와 도산서원(陶山書院)의 배치(配置)에 대한 고찰. 퇴계학논집, 3, 189-229.


박정해. (2014). 紹修書院 立地環境風水. 영남학, 54, 31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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