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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왕을 쓰러트렸더니 공주와의 결혼 제안을 받았습니다 -2.5화-

ㅇㅇ(58.120) 2024.05.19 21:02:00
조회 527 추천 20 댓글 2
														




 제법 오래 잤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살짝 차리고 보니 온 몸이 덥고 무거웠다. 잠자리가 생각보다 불편했나 살짝 양 옆을 보고나서야 정신이 번뜩 들 수밖에 없었다. 양 옆에 아이라 공주와 세필리아가 내 팔을 끌어안고 쌔근쌔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와 함께 어젯밤에 내가 했던 최악의 헛소리들과 알고 싶지 않았던 진실들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장이라고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키고 싶었지만, 곤히 자는 둘을 굳이 자극하고 싶지는 않았다. 세필리아랑 아이라가 내게 품고 있는 연심이 정말이라면 생각보다 일이 피곤하게 꼬인 상황이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어떠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둘 중 한명을 선택해야 하는 날이 올 테니까. 양다리를 걸치는 건 더더욱 최악이지만.


 일단 생각을 조금 정리해본 결과, 이 둘을 일단 떨어트려놓을 필요가 있었다. 계속 나를 사이에 두고 독점욕을 발휘하며 으르렁대면 내 위장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물론 다른 한명이 억제를 해주지 않으면 내 몸을 노리고 유혹해올 것이 뻔해서 그 대처도 고민이었다. 순간순간의 재치에 맡겨서 말을 막 뱉어서 벌어진 참사이니만큼 이제는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잘 잤어?"


 세필리아의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예상보다 촉촉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몸을 더욱 밀착시켜왔다. 어제 내 발언에 대한 죄책감이 한층 깊어지잖아!


 "좋은 아침이네요."'


 질새라 옆에서 잠에서 덜 깬 나직한 목소리로 아이라 공주님이 내 뺨을 살짝 쓰다듬어왔다. 으윽… 이제 이런 형태의 신경전이야? 상쾌해야 할 아침부터 위장이 쓰라려오기 시작했어.


 분명 아이라 공주님은 어디 내놔도 사랑받을 조각상이 떠오르는 미녀이고, 세필리아도 남자들을 제법 울리고 다녔을 외모였다. 반면 나는… 이 둘과 어울린다고 하기엔 조금 어정쩡한 포지션이었다. 애초에 여자다보니 듬직한 체격과 다부진 근육이 있지도 않고, 체격만 따지면 이 둘과 비슷하거나 내가 조금 큰 정도였다. 게다가 머릿결이 푸석한 것은 아니지만 둘처럼 매끄럽거나 찰랑거리거나 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 둘은 피부도 보들보들하고 뽀얀 반면에, 나는 더럽진 않아도 지나치게 탄력이 넘친달까? 아무튼 궤가 달랐다. 아예 내가 남자 같으면 모를까, 그도 아니고 저 둘을 붙여놓는 쪽이 그림적으로 더 어울렸다. 물론 저 둘을 이어 붙이고 빠져나갈 수 있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지만.


 잠깐! 이 둘이 그림적으로 어울리고, 둘 다 나랑 달리 그쪽 계통의 사람이니 둘을 엮어주면 평화롭게 해결되는 거 아냐? 이 둘이 맺어지면 서로 지지고 볶고 행복하게 지내면 되고, 나는 빠져나가서 자유롭게 살면 되잖아? 왜 진작 이런 획기적인 방법을 떠올리지 못했지?


 "리사, 무슨 생각하고 있어?"


 "용사님, 행복한 미소네요."


 "이제 둘을 한명씩 알아갈 방법을 생각중이었어."


 물론 이 발언에는 거짓말은 없다. 아주 기발한 발상이 떠올라 웃음이 새어나오려던 것이 표정에 다 드러난 모양이었다. 이제 아무 말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침착하게 둘을 한명씩 심층깊이 알아가며 교집합을 만들어내는 거야!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제 이 둘이 맺어져있는 그 작전으로 가는 거야.


 "그래서 말인데. 오늘은 먼저 공주님과 시간을 보내고, 내일은 세필리아랑 보내고 그런 흐름으로 한 달 정도 지내보는 건 어떨까 싶은데."


 물론 천하의 쓰레기 발언인 것은 알고 있다. 어찌 보면 너무도 당당한 양다리 선언이니까! 하지만 난 어젯밤에 진작에 쓰레기가 되었으니 상관없어. 이런 쓰레기인 나라도 좋다고 하는 천사들이라 죄책감이 들지만.


 "자, 잠깐만! 무슨 생각이야? 설령 그럴 생각이라도 날 우선시해야하는 거 아니야?"

 

 "그야… 내가 생각해도 쓰레기 같지만, 이대로 셋이 계속 붙어 있으면 둘은 계속 싸울 테고, 서로 심도 있게 알아갈 시간을 가질 수 없으니까. 그리고 세필리아와는 몇 년을 동고동락했으니까 공주님을 더 모르니까 양해 좀 할게."


 말하면서도 자괴감이 팍팍 밀려오고 있었지만, 어쨌든 수긍해준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공주님이 불만 섞인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의 있습니다! 용사님은 성녀님과 몇 년을 함께 해온 사이. 그렇다면 저랑 몇 년을 지낸 다음 세필리아님과 비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그, 그렇지만 연인으로서의 세필리아는 아직 전혀 모르니까요."


 이런 사소한 것에서도 지지 않으려 드니까 벌써 기가 빨렸다. 하지만 걱정 마! 정신을 차리고 보면 둘끼리 서로 없어서 못사는 관계가 될 테니까. 그 때까지 내가 자처해서 얼마든지 쓰레기가 되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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