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을 보셨나요?

간달프는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사들처럼 화려한 마법도 없고 도망치고 패배하는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왜 간달프는 위대한 마법사일까요?

간달프는 화려한 마법사가 아니라 다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어려운 일들을 이뤄내는 현자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반지원정대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절대 불가능해 보이는 반지의 파괴를 세상에서 제일 약한 두 호빗이 해내고 중간계를 구원합니다.

겜동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현다혜는 현실에서 도망다니는 한심한 겜창인생의 삶이며 영웅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삶을 살지만, 기적처럼 두 사람이 만나 꿈같은 모험을 하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서로를 구원합니다.

여기 어떤 분들은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하시지만 작가는 오히려 개연성과 배경을 통으로 날려버리고 단순히 성현다혜의 내면과 성장 그리고 둘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구조도 결말도 단순합니다. 두 사람이 만나 성현이가 사건을 시작하고 다혜가 마법같이 이뤄냅니다. 그리고 둘은 아이를 낳고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딘가 많이 익숙한 구조지요?
그렇습니다 겜동순은 동화같습니다.
단순하고 깊이있어 재밌는 동화책입니다.
정말 재밌어서 결말이 나지 않았으면 하는

게임회사 인사과 대리 권성현은 게임친구와 시간을 보내려고 취직을 거절하는 원화가를 보고 약간 한심하다 느끼지만 공감합니다.

그림이라도 받아가려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데, 선반 위 빌리언사가 트로피를 보고서 원화가 박다혜가 8년간 알고지낸 유일한 친구 김폭딸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서로의 실체를 알게된 후 둘은 이틀만에 동거를 결심하고 급격하게 가까워지지만, 연인관계로 나아가진 못합니다.

성현이는 다혜와 현실에서 함께한 시간들이 본인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나날이라고 생각하지만, 다혜가 잘 성장해서 독립하길 원하고, 그녀의 인생에서 본인이 아무 것도 아닌 날이 오길 바라며 부모처럼 그녀를 챙깁니다.

부산에서 성현이는 옆에서 자고있는 다혜를 사랑하는 마음을 인정하지만서도 트라우마로 인해 계속해서 거리를 둡니다.

다혜와 전여친 수현의 갈등이 끝난 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서로의 마음을 확실하게 확인한 성현이는 다혜에게 고백하고 연인이 됩니다.

여기가 처음으로 칭찬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보통 연애소설과 다르게 클라이막스 후의 이야기가 더 길고 여전히 재밌습니다. 게임이라는 또 다른 큰 흐름 안에서 두 사람의 성장과 연애를 잘 담아냈습니다. 작가의 게임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게 돋보입니다 괜히 게임폐인과 순애가 아니더라구요.

다음으로는 시점의 자유도입니다

다른 분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둘 사이가 너무 애절해 그저 관찰자 입장에서 봐도 재밌습니다. 성아, 원석, 심지어 다른 길드원이나 곽선영 등 주변인 시점에서 봐도 성현다혜에겐 몰입될 만한 깊이있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면의 독백입니다. 이것도 갤에 이미 잔뜩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죽더라도 성현이와의 추억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다혜,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하던 다혜가 성현이랑 만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독백이 줄어드는 점도 좋구요. 불행한 과거엔 세이브포인트가 행복하길 바라던 다혜가 가정을 꾸리고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모습들이 너무 좋았어요.

더 재밌는 부분이 넘치지만 독서의 재미를 빼앗지 않으려면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네요

전반적으로 라노벨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퀄리티였습니다.
저도 러브딜리버리2 사건으로 접하게 되었고 이전까지 이쪽 장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정말 감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라노벨이나 미연시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어요.
23년에 참 다양하게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직전에 읽은 앵무새죽이기나
남아있는 나날들보다 훨씬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네요.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여러분도 재밌게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