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지병으로 인해 서거하여 제국이 슬픔에 잠겼을 때.

동남부에 위치한 토번(아세라이)이 제국에 반기를 들었다.

그에 호응하여 북동부의 흉노족(쿠자이트)이 제국의 변경을 침탈하고 살육을 일삼았다.

그러자 원로 의장이었던 루콘이 임시로 백작 라가에아를 파견하고 변경백으로 삼아 동부를 안정케 하였다.

기본적으로 수성전에 능했던 동부군은 토번과 흉노의 맹공에 굳건히 버티며 제국의 방벽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한 지엽적인 전투만이 계속 되어서 였을까?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하자 흉노족과 토번의 내부에서 불만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족장이 무능해서, 누군가는 기후가 좋지 않아서, 또 누군가는 공성 기술자가 없어서라고 저마다 한 마디씩 했지만 묘수는 없었다.

수 많은 젊은이를 사지로 몰더니 얻은 것이 고깃마리와 곡식 한 줌 뿐인가.

족장들은 당장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화살을 서로에게 돌리기 시작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흉노과 토번은 두 번째 전쟁을 시작했다.

한편, 제국의 내부는 심상치 않았다.

원로원의 힘을 등에 업은 루콘이 제국의 북부를 위임받으면서 왕에 올랐으며, 이는 새로운 황제 가리오스를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황태자 시절부터 가리오스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루콘을 귀족들이 지지한 것이다.

제국의 남부(서부제국)는 수많은 소국과 대국 사이에 둘러싸인 데다 사막이 북부와의 통로를 차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함부로 군을 동원하지 못하는 실정이었으니, 가리오스로서도 당장은 두고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떠오르는 샛별이자 야심가가 아직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라가에아 변경백이었다.

그녀는 동부에서의 공적을 인정받아 공작의 작위가 수여되었다.

아무리 전공이 있다 하더라도 일개 백작으로서는 파격적인 대우였는데, 루콘을 견제하기 위한 가리오스의 수작이었다.

그녀로서도 그가 내민 손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가리오스의 동향에 눈치 빠른 몇몇 귀족들이 동부 전선의 라가에아에게 합류하기 시작했다.

파벌이 형성된 것이다.

...이런 망상 싸지르면서 혼자 밸런스 맞추고 판도 만들고 있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