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사전에 녹화된 영상입니다.

기억하시나요?

S09 구역 T6 지대, 작전명 "각설탕".

네, 저희가 처음 만났던 날입니다.

그때, 저는 동료들과 떨어져서 홀로 철혈의 추격으로부터 도망치느라 꼴이 참 말도 아니었죠.

그때만 해도, 설마 지휘관님과 계속 함께하면서 이렇게 팔디스키에까지 가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그날로부터 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인간의 미각 세포가 수백 번, 피부 세포가 수십 번, 혈액의 적혈구가 몇 번이나 새로이 갱신될 정도의 시간...

제 마인드맵 기록도 수없이 업데이트되면서, 지휘관님은 제게 있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지휘관님 덕분에 AR-15, SOP2, M16 언니와 다시 만날 수 있었고, AR-15와 언니가 떠날 때도 곁에 있어 주셨고, 함께 RO 씨를 마중해 주셨죠.

제가 두려움 없이 먼 길을 떠날 수 있는 것도, 다 지휘관님께서 저를 기다려 주시리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모두가 제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지휘관님도 계속 곁에 계시고요.

저는 이 느낌을... "따스함"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는 아직 걸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아직은 그런 여유를 만끽할 수 없어요.

분명 저는 곧 또 먼 길을 떠나, 또다시 위험 속으로 몸을 던지겠죠...

그래도, 저를 믿어 주세요. 반드시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당신 곁으로 돌아와, 당신의 품에 안기겠습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제 억지스러운 부탁을 들어주셨으면 해요.

......저를, 기다려 주세요.

3주년 축하드립니다, 지휘... 왜 죽다 살아난 표정이세요? 방금까지 SOP2한테 붙잡혔다 겨우 도망쳐 나오셨다고요? 걱정 마세요, 녀석이 쫓아오면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네, 바로 그 눈빛이에요. 언제까지고 그렇게, 저를 신뢰감 가득한 눈빛으로 지켜봐 주세요.

오, 안녕.

하하하, 그렇게 굳어버릴 것까진 없잖아. 이런 날에까지 내가 얼굴을 보이지 않으면 섭섭해할 거면서.

음... 그러게,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지났구나. 마지막으로 이렇게 대화를 나눈 게 대체 언제였더라? ...하, 이젠 기억도 안 나네.

여태까지 정말 수고 많았어, 지휘관. 앞으로도 내 몫까지 힘내라고. 아, 물론 나도 도와줄 거니까 걱정 마. 무슨 뜻인지 알지? 모든 일이 끝나면 같이 한잔하자. 물론, 평소처럼...

M4한텐 비밀이다? 하하하!

지휘관님, 3주년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밤하늘이 맑아서 달도 아름다울 거라 하니, 마음껏 파티를 즐겨 주세요. 그런데, 혹시 SOP2 못 보셨나요? 아까 지휘관님을 찾으러 간다고 달려가 버려서... 네, 안심하세요. 제가 책임지고 녀석을 찾아내서, 또 말썽 피우지 못하도록 막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