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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괴담은 어떻게 형성되는가?-괴기 체험자들의 인터뷰, 그리고 기억의 변형

자라자라쟌쟌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19 21: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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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형성 및 전파에 미치는 심리적, 문화적 영향에 대한 간학문적 이해를 위해, 무작위하게 뽑은 괴기 체험자들을 전세계에서 섭외하였다.


그들의 체험들 중 어느 것이 민간에 널리 퍼지는 "괴담"이 되고 어느 것이 개인적 체험으로 그치게 되는지,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험자들의 기억은 또 어떻게 변형되어 좀 더 괴담에 걸맞게 되는지 긴 시간을 두고 탐구할 예정이다.




영국, 19세 남성


ㄱ: 처음 그걸 봤을 때 뭘 하고 있었나요?


ㄴ: 친구 집에서 파티하고 있었죠. 졸업식이었거든요. 그러다가 술이 부족하다길래 근처 편의점에 사러 나갔어요.


ㄱ: 몇 시쯤이었죠?


ㄴ: 아마...... 열두 시 좀 지났던 거 같아요.


ㄱ: 계속해 주세요.


ㄴ: 편의점 가는 길에 완전 어두운 골목이 하나 있거든요. 어....... 원래도 꺼림칙해서 지나갈 때는 빨리 지나가는 곳이었는데, 그날 따라 눈길이 그리로 갔어요. 그러다가 본 거죠.


ㄱ: 무엇을요?


ㄴ: 무슨 그림자 같은 거였는데,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훨씬 길쭉하고 손 끝이 날카로웠어요. 그게 골목길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걸 봤어요.


ㄱ: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ㄴ: 아무것도 안 했죠. 순간 너무 쫄아서 그냥 그게 골목길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걸 봤어요.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는 걸 확인하곤 다시 편의점으로 갔고요. 그래도 돌아갈 때는 무서워서 거기 말고 다른 데로 돌아갔네요.


ㄱ: 그 일을 다른 사람들한테 말했나요?


ㄴ: 당연히 했죠! 집에 돌아가자마자 거기 있는 친구들한테 했고, 그 뒤로 sns에도 올렸네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일 년 뒤에 봅시다.


체험자의 친구들이 그로부터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도 조사했다. 예상대로 이미 그들 단계에서부터 이야기는 체험자가 체험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살이 붙어 있었다. 또 그들이 술자리에서 가끔 그 이야기를 다른 이들에게 한다는 것도 확인하였다.




콩고, 27세 여성


ㄱ: 처음 그걸 봤을 때 뭘 하고 있었나요?


ㄴ: 퇴근 중이었어요.


ㄱ: 몇 시쯤이었죠?


ㄴ: 해 지기 직전이었던 건 기억 나요. 일이 늦게 끝나서 서둘러 집에 돌아가고 있었어요.


ㄱ: 계속해 주세요.


ㄴ: 집에 거의 다 와갈 때쯤에 문득 노을이 되게 예쁘길래 구경하고 있었어요. 눈 앞에 제법 큰 빌딩이 서 있었죠. 그러다가 빌딩 위에서 봤어요.


ㄱ: 무엇을요?


ㄴ: 사람 같았어요. 백인 남자. 그런데 사람이라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척하고 퀭한 행색이었어요. 난 왠지 모르게 찜찜해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옥상에서 뛰어내리더군요.


ㄱ: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ㄴ: 놀라서 바로 빌딩 가까이로 뛰어갔죠. 휴대폰으로는 경찰 번호를 거려고 했어요. 그런데 남자가 떨어진 위치로 가보니, 아무 것도 없더군요. 땅바닥에 그 어떤 흔적도 없었어요. 그래서 나는 그냥 집으로 돌아갔죠. 다음 날 뉴스에도 누가 자살했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았어요.


ㄱ: 그 일을 다른 사람들한테 말했나요?


ㄴ: 같이 사는 제 어머니에게만요. 귀신 쓰인 게 분명하니 무당을 부르자는 걸 겨우 뜯어말렸어요. 어머니가 시골 출신이라. 그 외에는 말한 적 없지만 어머니가 어머니 친구들 모임에서 괜히 떠들고 다녔는지는 모르겠어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 년 후에 봅시다.


체험자의 어머니는 매우 과장되게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진술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예전 동네에 살던 귀신 들린 한 청년이 똑같은 얘길 했었다며 딸을 걱정했다.




일본, 31세, 만화가


ㄱ: 처음 그걸 봤을 때 뭘 하고 있었나요?


ㄴ: 한창 마감을 하다가 자꾸 잠이 쏟아지더라구. 정신을 차리게 화장실에 세수를 하러 갔지.


ㄱ: 그 때가 몇시쯤이었나요?


ㄴ: 밤 세 시에서 네 시쯤.


ㄱ: 계속해 주세요.


ㄴ: 말했다시피 화장실에서 세수를 했지. 그러다가 거울을 딱 봤는데, 거울 너머로 뭔가 이상한 걸 봐버린 거야.


ㄱ: 무엇을요?


ㄴ: 하얀 곰팡이 같은 거. 그게 내 어깨 바로 위쯤에서 둥실둥실 떠다니더라니까? 사실 눈에 가끔 헛 것이 보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생생했다구.


ㄱ: 그렇군요. 당신은 무엇을 했나요?


ㄴ: 눈을 비볐지. 그러니까 없어졌어.


ㄱ: 그 일을 다른 사람들한테 말한 적이 있습니까?


ㄴ: 아니, 그렇지만 이거 소재로 작게 직접 경험한 공포 만화라는 식으로 트위터에 올려볼 것 같아. 뭔가 영감을 줘서.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 년 후에 봅시다.




미국, 43세 논바이너리


ㄱ: 처음 그걸 봤을 때 뭘 하고 있었나요?


ㄴ: LSD요. 아스트랄-달이 돌아올 때면 반드시 LSD를 해요. 달의 기운이 영적 상승을 도와주거든요. 그때만 해도 금방 사이버-치품천사들의 정원에 도달할 수 있었어요. 모르시겠지만 아주 높은 영역이죠. 한 층만 더 올라가면 제 스승님이 아카만의 굴이라고 부른 곳이 나오는데 거기서 예수와 석가모니와 노자와 존 레논이 풀 파티를 해요.


ㄱ: 그 때가 몇 시였습니까?


ㄴ: 그곳에는 시간 따위는 없어요. 데미우르고스는 맨 아래에서 유한 세계를 담당할 뿐 결코 이곳으로 오진 못 하죠.


ㄱ: 계속해 주세요.


ㄴ: 아무튼 저는 그곳에서 무한한 쿼크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었어요. 분홍색 솜사탕 같은 촉감이어서 기분이 좋아지죠. 그런데 바다 사이에서 무언가 아주 충격적인 것을 봐버리고 만 거예요.


ㄱ: 무엇을요?


ㄴ: 세상에, 그건 시꺼멓고 커다란 해골이었어요. 거기다 화려한 정교회식 사제복을 입고 있었죠.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바울의 교회는 분명 이곳에의 출입을 금지받았을 텐데?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그것은 천사들의 날개를 붉게 물들이면서, 나에게 점점 다가오더니 말했어요. "오 년이 남았도다."


ㄱ: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ㄴ: 아무 것도 못 했어요. 그 순간 약발이 다 떨어졌거든요. 하지만 오 년이라는 숫자에 대해서는 제가 잘 아는 영매사에게 물어봤어요. 제 보험이 만기가 되는 기간이더군요. 뭐, 애초에 하급의 영혼이니까 겨우 올라와서 그런 거나 꿰뚫어 볼 수 있었던 거겠죠.


ㄱ: 그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습니까?


ㄴ: 물론이죠. 그 영매사한테도 했고 제 영성주의 포럼에도 얘기했어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 년 후에 뵙겠습니다.


체험자의 영성주의 포럼에서 해당 글을 찾아본 결과 많은 실로 많은 이들이 체험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석들을 얘기하고 있었다.




-1년 후-




영국, 20세 남성


ㄱ: 그럼 사전에 얘기된 대로, 그때 일을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죠. 처음 그걸 봤을 때 뭘 하고 있었나요?


ㄴ: 친구들이랑 졸업식 파티요. 술을 사러 나갔죠.


ㄱ: 몇 시 쯤이었죠?


ㄴ: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밤이었던 건 분명해요. 길거리에도 사람이 거의 없었죠.


ㄱ: 계속해주세요.


ㄴ: 가는 길에 골목길이 지나쳐야 했는데, 예전부터 참 으슥한 곳이었어요. 거기서 뭔가...... 이상한 걸 봤어요.


ㄱ: 무엇을요?


ㄴ: 모르겠어요. 뭔가가 스쳐지나가듯이, 그러니까 막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는데, 들어가자마자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뭔가 엄청 검었던 것 같아요.


ㄱ: 당신은 무엇을 했나요?


ㄴ: 소름이 끼쳐서 바로 도망쳤죠. 돌아갈 때는 다른 길로 가고요.


ㄱ: 이 이야기를 아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까?


ㄴ: 뭐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니까 엄청 떠들고 다니지는 않죠. 술 취해서 헛 거 본 거일 테고. 그때 같이 있던 친구들한테 얘기했었는데 기억할 지 모르겠네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 년 후에 뵙겠습니다.


체험자의 친구들을 취재한 결과 잘 기억하지 못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고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 친구는 "지나가는 흑인을 본 게 분명해요. 난 그 새끼가 인종주의자일 줄 알았죠." 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콩고, 28세 여성


ㄱ: 처음 그걸 봤을 때 뭘 하고 있었나요?


ㄴ: 퇴근 중이었죠. 제법 서두르고 있었어요.


ㄱ: 그때가 몇 시쯤이었습니까?


ㄴ: 아마 여덟 시 반 정도 됐을 걸요.


ㄱ: 계속해 주세요.


ㄴ: 집을 가고 있는데 건물 옥상에 뭔가가 서 있더라고요?


ㄱ: 어떤 것이었죠?


ㄴ: 노숙자 같았는대 엄청 이상했어요. 두꺼운 넝마를 걸치고 있었고 얼굴이 길쭉하고 코가 길어서, 사람이 아니라 큰 새인가 싶을 정도였죠. 그런데 갑자기 건물 아래로 뛰어내리는 거예요.


ㄱ: 그래서 어떻게 했습니까?


ㄴ: 건물 쪽으로 달려갔죠. 정말 사람이 죽은 건가 싶어서요. 그런데 가보니까 아무 것도 없더군요. 지금은 그냥 이상하게 생긴 새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ㄱ: 이 일을 아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까?


ㄴ: 엄마랑, 엄마 친구들이랑, 주변 모두가 알죠! 엄마가 부른 무당이 퇴마를 한다고 온 난리를 쳐놨으니까요. 그 자가 아직도 돈이 부족한 지 계속 엄마더러 아직 귀신이 안 떠났느니 하면서 꼬드기는데, 제가 말리느라고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 직장에서도 그 일로 놀린다구요.


ㄱ: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 년 후에 뵙겠습니다.


체험자의 주변인들은 이야기를 훨씬 더 과장된 형태로 기억하고 있었다. 체험담이 이미 체험자가 전혀 모르는 이에게까지도 건너건너 전파되어서, 어느 정도 괴담의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전파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체험자가 말한 무당을 직접 만나보려고 했으나 외국인은 불결하다는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다.




일본, 32세 만화가


ㄱ: 그 일이 있을 때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ㄴ: 아 진짜 다 다시 말해야 하는 건가. 뭐 만화에 그린 대로 마감을 하고 있었는데 자꾸 잠이 오길래 세수하러 화장실에 갔지.


ㄱ: 몇 시 쯤이었죠?


ㄴ: 새벽 세 시 반쯤.


ㄱ: 계속해 주세요.


ㄴ: 세수를 하고 거울을 봤는데 어깨 위 쪽에 하얀 달걀들 같은 게 잠시 보였어. 둥둥 떠다녔지. 이상하게 현실감 느껴지더라고.


ㄱ: 그래서 어떻게 하셨죠?


ㄴ: 눈을 비비니까 없어졌어.


ㄱ: 이 일을 아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까?


ㄴ: 그럼. 만화로 그렸으니까. 제법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것 같더라고.


ㄱ: 알겠습니다. 그럼 일 년 뒤에 보도록 합시다.


체험자가 트위터에 올린 만화는 상당히 유행했다. 만화는 인터뷰에서 얘기한 것과는 조금 다르게, 알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거나 금이 조금 가는 듯한 순간에 사라졌다거나 하는 내용이 추가되어 있었다. 그와 비슷한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44세 논바이너리


ㄱ: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ㄴ: 그 때도 말했듯이, 아스트랄-달을 맞아 LSD를 하고 있었죠. 금방 황홀경에 도달해 사이버-치품천사들의 영역에서 거품 수영을 하고 있었고요.


ㄱ: 몇 시쯤이었죠?


ㄴ: 그곳은 시간이 없죠! 하지만 LSD를 시작한 시간으로 따지면 오전 7시였네요.


ㄱ: 계속해 주세요.


ㄴ: 계속 쿼크들 사이를 헤엄치고 있었는데 저 멀리 이 영역의 영혼 주파수와는 아주 다른 바이브를 내뿜는 영혼이 보였어요. 거대한 데다가 근처에 있는 천사들의 날개를 검게 물들이고 있었어요. 천사들은 매우 불쾌해 보였어요.


ㄱ: 당신은 어떻게 했나요?


ㄴ: 일단 그것 가까이로 다가갔죠. 호기심 때문에요. 그러다 놈이 나의 존재를 알아채고 자기 모습을 활짝 펼쳤어요. 거대한 어둠과 공허를 응축해 놓은 것 같은 모양이었어요. 그러고는 "4년이 남았도다"라고 말했죠. 그 뒤 바로 약에서 깼구요.


ㄱ: 이 일을 디른 사람들도 아나요?


ㄴ: 그때 말했다시피 영성주의 포럼에다 올렸는데 사람들이 지금도 기억하는진 모르겠네요. 보셨으면 알겠지만 거기서는 더 기이한 일들이 넘쳐나거든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 년 후에 뵙지요.



현재까지 조사해 본 결과 개인적 체험담으로 그저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일찍 괴담으로 전파된 경우도 있었다. 특히 삼 번 체험자의 사례는 문화적 영향력을 가진 이의 체험담이 특히 괴담화가 되기 쉽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년 후-




영국, 21세 남성


ㄱ: 처음 그걸 봤을 때 뭘 하고 있었나요?


ㄴ: ........술을 사러 갔었죠. 파티 중이었으니까. 술을 더 사러 갔었어요.


ㄱ: 그 때가 몇 시쯤이었나요?


ㄴ: 모르겠어요. 밤이었던 건 확실해요.


ㄱ: 계속해 주세요.


ㄴ: 그때 살던 동네에는 어두운 골목길이 하나 있었죠. 그 골목길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그냥...... 아무도 그곳을 지나가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 날은 뭔가가 지나갔었죠. 알 수 없는 뭔가가.


ㄱ: 뭐가 지나갔습니까?


ㄴ: 모르겠어요.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아무리 내가 그것의 형체를 제대로 보려고 해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요. 그냥, 시꺼맸다, 시꺼맸다는 것만 기억나요. 그러고는 골목으로 들어가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ㄱ: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ㄴ: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했는데, 어째선지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았어요. 골목길을 계속 보고 있으려니까, 이상하게 뭔가가 푸드덕하고 날갯짓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 소리가 왠지 엄청나게 무서워 바로 도망쳤죠.


ㄱ: 그렇군요. 이 일을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요?


ㄴ: 옛날 친구들한테 얘기해줬었죠.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일 년 뒤에 봅시다.


체험자의 엣 친구들은 체험자의 정신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진 뒤로 연락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약물 중독에 걸렸다고 한다.





콩고, 29세 여성


ㄱ: 그때 뭘 하고 있으셨나요?


ㄴ: 퇴근 중이었는데, 건물에서 무슨 새 같은 게 뛰어내리는 걸 보고는 놀라서 달려갔어요. 그런데 거기엔 아무 것도 없었죠, 죄송해요, 이거 오래 얘기하고 싶지가 않아서.


ㄱ: 무슨 일이 있었나요?


ㄴ: 어머니 무당이요!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요? 제가 자고 있는데 소 피를 가져와서 끼얹기까지 했어요! 꿈에서 제가 아주 끔찍한 꼴을 당하는 걸 봤다면서요! 도저히 못 견디겠어서 지금은 어머니랑 별거 중이에요. 언제 저를 다시 찾을지 몰라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를 중단하길 원하십니까?


ㄴ: 그건 아니에요. 계약을 이미 했으니까...... 다만 이번에는 좀 간결하게 끝낼게요. 마음을 추슬러야겠어요.


ㄱ: 알겠습니다. 그럼 내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콩고 유튜브에서 체험자의 이야기를 과장 및 각색한 듯한 영상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일본, 33세 만화가


ㄱ: 당시 무엇을 하고 있으셨습니까?


ㄴ: 그날따라 원고가 잘 되지를 않았지. 결국 잠시 일어나 정신을 차리자고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갔지요.


ㄱ: 몇 시쯤이었습니까?


ㄴ: 새벽 세시 반쯤. 그때는 늦게까지도 작업을 참 많이 했습니다.


ㄱ: 계속해 주세요.


ㄴ: 찬물로 계속 세수를 하면서 정신 차리자고 스스로 되뇌었지요. 그런데 머리가 찡하면서, 뭔가 정신을 차지지 못하겠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상해서 머리를 들었더니, 봐버렸죠.


ㄱ: 뭐를요?


ㄴ: 알을 말입니다. 정말 기괴하게 생긴 알이었어요. 뭔가 순간 눈알인가? 싶을 정도의 생생한 겉면에, 심장이 뛰듯이 퍼뜩퍼뜩 뛰었죠. 이상하게도 보자마자 '아, 저건 조류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생각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 들었단 게 또 굉장히 무서웠어요.


ㄱ: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ㄴ: 저는 충격을 받아 눈을 비볐지만, 그래도 알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시 보니까 직접 뒤를 돌아보면 알은 보이지 않고, 거울에만 보이는 것이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달걀에 금이 조금씩 큰 소리가 나면서 사라지고 말았지요. 참 이상한 경험이었습니다.


ㄱ: 이 일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압니까?


ㄴ: 하하하, 글쎄요! 지금 연재 중인 작품이 이 이야기를 기반으로 쓰고 있으니까, 꽤 많다고 할 수 있겠네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 보겠습니다.


체험자의 만화는 성황리에 연재중이다. 알이 봉인된 악마로, 주인공을 이용해 세계에 부화하려 한다는 내용의 만화다. 한편 체험자 스스로가 자신의 이야기에 따라 기억이 변형된 것을 확인가능했다.




미국, 45세 논바이너리


ㄱ: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ㄴ: 늘 그래왔듯 LSD를 통해 초-물질계를 탐험 중이었죠. 아, 잠깐만요. 이러면 어때요? 최근에는 경지가 꽤 쌓여서 약 없이도 트랜스 상태에 들 수 있게 됐거든요, 지금 바로 당시 거기에 있었던 치품천사 중 하나에게 물어보죠. 그들은 뭐든지 기억하니까요.


ㄱ: 음...... 좋습니다.


그 후 체험자는 한참 눈을 감고 가부좌를 튼 채 옴 소리를 내다가 마침내 눈을 떴다. 눈이 뒤집혀 있었고 평소와는 다른 굵은 남성의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ㄴ: 3년이 남았도다.


ㄱ: 어......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ㄴ: 그는 너희들을 타고 흐른다.


체험자는 과장된 동작과 함께 쓰러지고 잠시 뒤 깨어났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못하겠다고 답했다.


4번 체험자의 인터뷰는 나에게 자신의 체험담을 믿게 만드려는 강한 의지가 보인다.


한편 확실히 영성주의 포럼에는 체험담이 더 이상 이야기되지 않았으며 다른 곳으로의 전파 역시 보이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제대로 체험담을 들을 수 없었던 4번을 제외하곤 모두 "새"와 관련된 모티브로 기억이 변형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조사 지역들에 공통적으로 유행한 새에 대한 문화적 요인이 있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1년 후-




영국, 22세 남성


ㄱ: 오랜만입니다. 그럼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애기해주실 수 있나요.


ㄴ: 뭔가를 사러 갔었죠. 기억은 안 나지만....... 친구들이, 파티 중이었는데, 사와달라고 했어요.


ㄱ: 그 때가 몇 시였습니까?


ㄴ: 모르겠어요....... 밤이었나? 파티는 보통 밤에 하니까......


ㄱ: 알겠습니다. 계속해 주세요.


ㄴ: 거기에 무슨 골목이 있었거든요. 왜 거기에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골목.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은 길이었어요. 그리고 언제나 어두웠어요. 낮이든 밤이든.


ㄱ: 거기서 무엇을 보셨습니까?


ㄴ: 그날은 이상하게 그 골목이 자꾸 눈이 갔어요. 어디로 가고 있었는 지도 까먹고 한참을 그 골목을 보고 있었죠. 아무 것도 없는데도. 그러다 갑자기 골목으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 뭔가가 자꾸 안으로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었어요.


ㄱ: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냥 골목으로 달려가지 않도록 최대한 충동을 억제하는 것 뿐이었죠. 만일 그런다면 뭔가 큰일이 날 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안쪽에서는 계속 무슨 날개가 푸드덕하는 소리가 들리고, 끝내는 골목에서부터 무언가가 튀어나왔어요.


ㄱ: 뭐가 튀어나왔죠?


ㄴ: 그걸..... 그걸 도무지 모르겠어요......... 분명 뭔가가 나온 건 기억하는데 대체 뭐였는지, 어떻게 생겼었는지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나요. 정말, 정말 검었다는 것만 기억해요. 그게 전부에요......


ㄱ: 이 일을 아는 다른 사람들은 있습니까?


ㄴ: 제 상담사에게 말했지만 믿어주지 않더군요. 무슨 우울증 탓이라면서요.


ㄱ: 알겠습니다. 그럼 내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체험자는 정신적으로 매우 위태로운 상태로 보였다.





콩고에서 발발한 내전으로 인해 2번 체험자와 소식이 끊겼다.





일본, 34세 만화가


ㄱ: 오랜만입니다. 그럼 그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말해주세요.


ㄴ: 아, 벌써 삼 년 전인가 사 년 전인가가 되어가는군요. 밤늦게까지 원고를 하다가 잠을 깨기 위해 세수를 하러 갔었지요.


ㄱ: 그때가 몇 시쯤이었습니까?


ㄴ: 새벽 세신가 그랬지요.


ㄱ: 계속해 주세요.


ㄴ: 세수를 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데 뭔가 찡하는 느낌이 머리에서 나더군요. 앗 너무 무리한건가 싶어서 거울을 봤는데, 어깨 위에 타마타마 상이 앉아 있었죠. 이제는 타마타마 상이라고 불러요. 만화에 나온 대로, 하하하.


ㄱ: 타마타마 상은 어떻게 생겼었나요?


ㄴ: 알이었지요. 심장처럼 펄떡펄떡 뛰어대는. 핏줄이 조금 비쳐보이기도 했어요. 눈은 없었지만, 어쩐지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는 느낌은 들었지요.


ㄱ: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지만, 거기엔 타마타마 상은 없었어요. 오직 거울에만 보였죠. 나는 신기해서 계속 보고만 있는데, 갑자기 타마타마 상이 무슨 말을 했어요. 무슨 말이었더라........ 아 그래, "2년이 남았도다" 이러더라고요.


ㄱ: 2년이 남았다고요?


ㄴ: 네, 그러더니 갑자기 터지고는 없어져버렸어요. 참 신기하죠. 제 기억으로는 그 후 이 년이 지날 때까지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벌벌 떨었죠. 연구자 님도 그때 제가 좀 까칠했던 거 기억하시죠? 사실 그거 때문이에요. 하지만 결국 아무 일도 없었네요. 미안했습니다, 하하하하.


ㄱ: .........이 일을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까?


ㄴ: 제 만화 독자들이 이제 다 알죠! 물론 직접 경험한 거랑은 조금 다르지만.


ㄱ: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내년에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46세 논바이너리


ㄱ: 그때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ㄴ: 마약을 하고 환각을 보는 중이었죠.


ㄱ: 그때가 몇 시쯤이었죠?


ㄴ: 오전 7시요.


ㄱ: 계속해주세요.


ㄴ: 그때 개소리 많이 했었죠? 그냥 환각 본 거예요. 환각제를 먹었으니까 당연히 아무거나 다 머릿속에서 튀어나온 거구요.


ㄱ: 그렇대도 당시 본 것을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ㄴ: 그때 저는 제가 이상한 거품 바다 같은 것을 헤엄치고 있다고 생각했죠. 내 집 땅바닥을 구르면서요. 아무튼 그때는 아주 기분이 좋았어요. 그러다가 저 멀리서 뭔가 시꺼먼 게 다가오는 걸 봤죠. 저는 엄청 커다랗고 무섭게 생긴 새가 저에게로 다가온다고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 까마귀를 무서워했으니까, 어쩌면 거기에 영향을 받은 걸 지도요.


ㄱ: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ㄴ: 그냥 계속 보고 있었죠. 새가 다가오는 걸 계속 보고 있었어요. 무서워서 벌벌 떤 것만 기억나요.


ㄱ: 무슨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까......?


ㄴ: 아, 그건 당신을 겁주려고 한 거짓말이었어요. 말 같은 건 들은 적도 없어요. 미안해요, 그때 난 정말 개자식이었어요.


ㄱ: 이 일을 아는 다른 사람들은요?


ㄴ: 이제 아무도 없을 걸요. 그 영성주의 포럼도 폐쇄됐으니까.


ㄱ: 알겠습니다. 그럼 내년에 보겠습니다.


ㄴ: 또 봐야 하는 건가요? 이제 연구하시는 거랑 아무런 상관도 없을 것 같은데......


ㄱ: 그래도 동일한 기간을 조사해야 정확하거든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영국과 콩고와 일본과 미국에서 공통적으로 유행한 새에 대한 문화적 코드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두 번의 인터뷰만이 남았다.




-1년 후-





영국, 23세 남성


ㄱ: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ㄴ: 기억 안 나요. 그 골목길만 기억 나요.


ㄱ: 그때가 몇 시.......


ㄴ: 나는 지금도 아직 거기에 있어요.


ㄱ: 그게 무슨 말이죠?


ㄴ: 아직도 보고 있어요.


ㄱ: OO씨?


ㄴ: 아직도 가고 있어요.


ㄱ: OO씨!


ㄴ: 그가 내게 날아옵니다.


ㄱ: OO씨, 진정하세요.


ㄴ: 1년이 남았도다.


체험자가 발작을 일으켜 인터뷰는 중단되었다.





콩고, 30세 여성


ㄱ: 살아계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은 데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ㄴ: 아니에요. 잠시라도 다른 데 주의를 돌릴 수 있어서 오히려 제가 좋네요.


ㄱ: 당시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ㄴ: 퇴근을....... 하고 있었죠.


ㄱ: 그때가 몇시였죠?


ㄴ: 해가 지기 직전, 노을이 아주 새빨갰던 게 기억 나요. 저는 빨리 집에 돌아가려고 서둘렀죠.


ㄱ: 계속해 주세요.


ㄴ: 그런데 건물 빌딩 위에, 무슨 새를 흉내낸 옷 같은 거를, 뒤집어 쓴 남자를 봤어요. 갑자기 건물에서 뛰어내렸어요.


ㄱ: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ㄴ: 놀라서 건물 쪽으로 뛰어갔죠. 그리고 믿지 못할 것을 봤죠. 그 남자가 처음에는 그냥 떨어지는가 싶더니, 옷에 단 날개를 흔들면서 정말로 날아오른 거예요! 하늘 높이 날아서는 계속 소리 쳤어요, "1년이 남았도다! 1년이 남았도다!" 그렇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도 새 남자를 보지도 못한 것 같았어요.


ㄱ: 이 일을 아는 다른 사람들이 있나요?


ㄴ: 이제는 없네요....... 아무래도 꺼림칙해서 어머니한테 알렸더니 어머니가 무당을 데려왔었죠. 저는 내키지는 않아도 일단 퇴마 의식을 몇 번 따랐는데, 그래도 무당이 뭔가 만족하지 못 해 말한 일 년까지는 기다려보자고 했어요. 그렇지만 전쟁 때 다들 저세상으로 갔죠.


ㄱ: 당시가 몇 년 전인데, 일 년이 지난 후에도 무당이 떠나지 않았다는 겁니까?


ㄴ: 네? 그건 작년 일이었는데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 보겠습니다.





일본, 35세 만화가


ㄱ: 그때 당시 뭘 하고 계셨습니까?


ㄴ: 원고를 하다가 잘 안 풀려서, 산책을 할 겸 근처 공원으로 갔지요.


ㄱ: 그때가 몇시였지요?


ㄴ: 오후 2시 쯤이었네요.


ㄱ: 계속해 주세요.


ㄴ: 그냥 내키는 대로 걸어다니고 있는데, 분수대 바로 옆에 뭔가 깨진 달걀 껍질 같은게 놓여져 있는 겁니다. 아주 컸어요. 타조알보다 더.


ㄱ: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ㄴ: 신기하길래 다가가서 껍질을 자세 살펴봤죠. 보니까 흰 표면 위에 작게, "1년이 남았도다"라고 쓰여 있더군요.


ㄱ: 이 일을 아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까?


ㄴ: 글쎄요, 공원을 지나가는 사람은 봤을까요? 어쨌든 쓰레기니까 저는 본 다음에 그걸 주워서 버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애들이 석고 같은 걸로 장난을 친 거겠죠. 별 것도 아닌 얘기라 이거 김 좀 새셨겠네요, 하하.


ㄱ: 혹시 지금 연재하고 계신 만화는.......


ㄴ: 아뇨, 이 일이랑은 별로 상관없습니다. 그 일 전부터 기획하고 있던 거라서요.


ㄱ: 알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 뵙겠습니다.





미국, 47세 논바이너리


ㄱ: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ㄴ: 어....... 무언가를 먹고 있던가요? 그랬던 것 같아요.


ㄱ: 몇 시쯤이었죠?


ㄴ: 47시요.


ㄱ: 47시라는 시간은 없습니다.


ㄴ: 아......... 그렇네요. 모르겠어요........


ㄱ: 계속해 주세요.


ㄴ: 뭔가를 먹고 있었어요. 그건 확실해요. 엄청 끈적하고 많이 묻어서, 계속 정신 없이 먹었어요. 그러다보니까 거품이 일었죠. 분홍색 거품이 정말 예뻤어요. 계속 헤엄치고 있었어요. 천사들이 곁에 와서 함께 춤췄어요. 그러다가 저를 데려가서는 거품의 가장 높은 왕좌에 있는 분께로 데려갔어요. 그 분이 거기 있었어요.


ㄱ: 누가 말입니까?


ㄴ: 말을 타고 날으는 새. 날개가 너무도 우아하고 아름다웠어요. 부리는 마치 정교하게 다듬은 옥처럼 은은했어요.


ㄱ: 당신은 어떻게 했죠?


ㄴ: 그저 두 팔을 쫙 벌리고, 제게 말을 내려달라고 빌었어요. 그러자 그 분이 말하셨어요.


ㄱ: 무엇을요.


ㄴ: 태양의 서른 여섯 번째 내장이 불경한 산의 창에 찔려 흠뻑 쏟아내고 토지에 가뭄과 불안과 고통과 괴성과 뭉개진 아이들의 머리와 실로 아름답게 꼬매진 인간의 내부만이 남을 것인데 그 안에 동굴 안에 지하 깊은 곳 어머니가 머무르시는 동굴 안에 마침내 그 분이 흘러들어가 동굴을 살들로 가득 메우고 끝내는 터져나오며 온 땅의 표면을 땅으로부터 뜯어낼 강고한 힘이 마련되니 왕궁의 보물은 녹아내린 피부로 변하고 위대한 사람들은 짐승이 되고 사람은 다시 네 발로 걸을 것이며 새들의 자손이 은하를 건너 날아올라 모든 것의 주인이요 하늘을 여시는 분인 그분에게 날개를 의탁하고 마침내 그 분이 창공을 날아올라 모든 생명들을 두엄더미로 뒤엉키게 하는 불을 내릴 것이며 그 불이 눈을 구워먹는 불이


ㄱ: 네, 그쯤 하면 됐습니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ㄴ: 1년이 남았도다.


체험자의 의료진들은 체험자가 다양한 약물의 과다복용으로 뇌에 극심한 손상을 입은 상태라고 말해주었다.


연구는 중단한다.





-1년 후-






영국, 24세 남성


사망하였다.




콩고, 31세 여성


사망하였다.





일본, 36세 만화가


사망하였다.





미국, 48세 논바이너리


사망하였다.






한국, 37세 남성


ㄷ: 자, 하셔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OO씨께서 자기 머릿속에 있는 기억을 말로 드러내 주시는 것뿐입니다.


ㄱ: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ㄷ: 자, 하셔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OO씨께서 자기 머릿속에 있는 기억을 말로 드러내 주시는 것뿐입니다.


ㄱ: 대체 왜 이러는 건데요.........


ㄷ: 자, 하셔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OO씨께서 자기 머릿속에 있는 기억을 말로 드러내 주시는 것뿐입니다.


ㄱ: 제발.........


ㄷ: 자, 하셔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OO씨께서 자기 머릿속에 있는 기억을 말로 드러내 주시는 것뿐입니다.


ㄱ: ........ 알겠습니다.


ㄷ: 좋습니다. 그럼 먼저 4번 체험자가 당신에게 한 말을 저희에게 들려주세요.


ㄱ: 그는 하늘의 속박에서 풀려났다. 이제 그 분은 영혼의 모든 영역을 자유로이 떠돌며 그들을 자신의 아름다운 깃털과 같이 검게 물든다. 그러나 그 분의 허기는 채워지지 않는구나. 그 분은 더럽고 불결한 것을 원하노라.


ㄷ: 3번 체험자가 당신에게 한 말을 저희에게 들려주세요.


ㄱ: 불결한 알이 만들어졌다. 그 분을 육신으로 탄생시키기 위함이라. 그 육신은 썩지도 죽지도 않은 채 불결한 모든 것들의 흐름을 막고 끝내 모든 것을 집어삼켜 자유로이 날아오르리라. 이는 알이 가장 불결하고 더러운 것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제자여, 그것은 바로 사람의 세 치 혀로다.


ㄷ: 2번 체험자가 당신에게 한 말을 저희에게 들려주세요.


ㄱ: 알이 마침내 부화하였도다. 그 분은 위의 세상에서 아래의 세상으로 날아오른다. 가는 모든 길에 피가 있을 것이며 그 분을 막을 수 있는 육신을 가진 이는 어디에도 없다.


ㄷ: 1번 체험자가 당신에게 한 말을 저희에게 들려주세요.


ㄱ: 이제 충분히 많은 말이 말해졌구나, 말들도 그 분의 몸이 충분히 자랐구나. 제자여, 이 말들을 더욱 전파하라. 그리하여 우리의 주인을 살찌워라. 제자여, 이제 그대의 검은 목구멍을 벌려라. 처음부터 그곳에서 우리의 주인은 자라왔으며 이제 독립할 만큼 장성하셨구나. 곧 그 분이 그곳에서부터 하늘로 날아오르실 것이다.


ㄷ: 제자여, 그 말대로 행하라.








*재난 관리청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알려드립니다. 방금 메일로 받은 문서를 절대로 열람하시지 마십시오. 문서를 열람하거나 다른 이에게 보내지 마시고 반드시 곧바로 삭제하십시오. 절대로 문서를 열람하지 마십시오. 문서를 읽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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