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아는 꼬마 흡혈귀 시리즈.

진짜 간결하게 한줄씩 말하자면

흡혈귀 애들과 인간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독일의 동화 시리즈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국내에도 90년대에 두 출판사를 통해 들어와서 인기를 끌었음

출판사 판본마다 일러스트가 다른 게 이거 아는 애들끼리 찬반양론의 소재였음

세세히 따지자면 해적판 은광사 버전은 일본판 역본의 일러도 그대로 가져온거고, 지경사 버전은 국내 일러레가 일본 일러 보고 다시 그린 거

서양 동화같은 은광사보다 지경사 꺼가 좀 더 순정만화 같아 인기가 더 많았음

기본적으로 인간과 흡혈귀 사이 + 아이들의 갈등과 성장, 우정 그런 게 잘 어우러진 명작 아동 소설.

제일 중요 안건은 첫번째 이미지 보면 알겠지만 인간 소년 안톤하고 흡혈귀 소녀 안나가 서로 썸타는데 애기들 소꿉장난 같고 스리슬쩍 넘어가버려 그렇지 사실상 커플임.

나중가면 갈등 얘기나 전개 그런 건 모르겠고 얘네 썸타는 장면만 골라보던 소년이 바로 나였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을 꺼야.

문제는 두 출판사 모두 어른의 사정인지 완결 직전까지만 내고 완결권까지 낸 적이 없음.

완결 직전이 안톤과 안나의 종족 간의 격차 그거 극복하는 얘기였나 그랬는데 정작 어떻게 됬는지를 몰루.

당연히 애독자 애들 모두 이씹그지같 그래서 안톤하고 안나 어떻게 되는데!!! 하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었음.

세월이 흘러 중고 헌책방에서 권당 20만원까지 올라가는 레어템이 되가며 어른이 된 소년소녀들의 추억으로 남나 싶었음

그러다 2017년에 재출간 소식이 떴는데

안나 개귀여워짐 게다가 뭔데요 저 달달함 예전 일러에 저런거까진 없었는데!

새 출판사에서 일러랑 번역 다 다시 작업해야 하니 텀은 좀 길지만 21권 완결까지 다 낸다고 했고 실제로 판매량이 좋아 말 뒤집을 일은 없을 듯.

해서 '영겁의 세월 지나 이제야 내 눈깔에 안톤과 안나의 결말이 적힌 문장을 새길 수 있게 되었다'라는 게 내가 이걸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야.

옛날에 누가 일본판으로 읽고 결말까지 리뷰한 거 봤지만 기억도 안 나겠다 다시금 노스텔지어에 빠져 들어봐야겠어.

새해 초장부터 안 좋은 일 투성이라 우울했는데 이 거지 같은 현실을 추억이란 환상으로 잠시나마 뒤덮어야지.

이런 소소한 걸로 의욕을 내며 살아가는게 삶 아니겠어요?

그래서 옛날 동화책 얘기를 왜 여기 와서 하시는건데요 라고 묻는다면 최근에 윌라 오디오북으로도 나왔기 때문이지

사실 이거 보고 나서야 2017년 재출간 소식 알아서 글 쓰는거임 안나를 목소리로 접할수 있다니 지금까지 살아온 내가 존나 자랑스럽다.

이미연, 김나율, 박하1진, 박성영 낭독이고 하1진님이 최애캐 안나 맡으심 이빨 없어 우유 마시는 애기애기 흡혈귀 너무 잘 연기하신 것.

나율님이 맡으신 뤼디거도 완전 잼민이라 너무 좋아

오디오북은 특성상 캐스팅을 정확히 안적어 놔서 똥귀가 추축하기엔 힘들어 에라 모르겠다 이이잉

참질 못하고 리디북스 전자책 지르고 직찍함

내 나이 중장년 동화책을 사는데 거리낌이 없는 나이지 어머니 오열시켜드려 죄송합니다.

하... 애기들 꽁냥거리는 목소리 연기 들으니 잠 못 자 뒤질 거 같다.

그래 나는 이런 추억의 단편을 남겼었어

이쯤되면 내 춘추를 묻는 리플이 달리겠지만 난 나의 늙음을 인정함으로서 저 황금의 시대를 살았고

그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다시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이겠어.

후반부엔 올가라는 아이도 나오는데 얘도 어떻게 나올지 너무 기대되는 것

예전 일러랑 비슷한 디자인인데 금발에 왕리본이라니 저 정석 조합의 강력함을 어떻게 이깁니까.

올가가 좋다 안나가 좋다 싸우던 그 시절이 눈에 선하다. 이름도 기억 안나는 그때 그 친구들은 나같은 그지꼴뱅이가 아닌 훌륭한 어른이 되었을까.

생각 있음 윌라 오디오북 가서 꼬마 흡혈귀 검색하면 나옴

원래 링크 걸었는데 금지어 있다고 글 등록 안 시켜줌. 예나 지금이나 아직도 이거 안 고친 디시 병신 같은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