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절단되도 지혈하는거 별로 권장하지 않는다는 글 보고 쓴다.

물론 글쓴이는 정보공유의 목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거 같아 쓴 거 겠지만,

손가락 같은 절단이면 몰라도 팔다리 절단이면 정동맥이 동시에 노출된 출혈이므로 굉장히 생명에 위협을 주는 부상이다.

당장에 헌혈 한번만 해도 힘이 조금 빠지는데, 동맥 출혈은 혼자 처치할 수 있는 시간이 10초도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혈대 최대한 빠르게 쓸 수 있게 접어놓고 왠만하면 최대한 바깥으로 빼 놓으라는게 이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밑 두 움짤은 실제 출혈 발생 이후 인간이 기력을 잃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지 보여주는 케이스이다.

혈흔이 굉장히 많이 보이므로 고어함을 줄이려 최대한 색조를 낮춰 움짤 퀄리티가 많이 낮지만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는 된다. 그래도 시청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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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성은 한 남성과 다투다가 복부에 총을 맞았다. 용의자는 곧바로 도주. 여성이 난간에 몸을 기댈때 밑에 떨어지는 액체가 다 혈액이다.

쓰러질때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5초.

이 남성(짙은 폴로반팔)은 칼을 들고 있다가 사복경찰(체크무늬셔츠)에게 다리에 총을 맞았다. 움짤은 사격 바로 직후이며 칼 든 사람이 쓰러질때까지 이동한 거리는 약 3m, 시간은 5초.

출혈은, 몸의 산소를 공급하는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정상적인 사리판단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근육의 힘을 죄다 빼 버린다. 자신이 뭘 하고 싶어도 그저 죽는 것을 바라만 보거나, 그것도 못 보고 의식을 잃어버리는게 과다출혈이다.

물론 총알이 할로우포인트였다던가 대퇴부에 위치한 동맥에 맞았다던가 해서 총상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출혈이 많이 나온 케이스일수도 있지만, 그 말인즉슨 과다출혈 또한 굉장히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천안 있지? 별로 지리상 중요한 곳도 아니고 호두과자 이외에 별 것 없는 곳이다.

그런데 거기가 폭격으로 전부 쑥대밭이 되었다고 하자.

경부고속도로가 끊긴다.

다른 국도와 교통망으로 도저히 소화해낼수 없는 교통량이 일시에 마비되며 심각한 물류난이 일어나고 그에 따른 또 다른 문제들이 터져나올 것이다.

출혈도 똑같다. 어딜 부상당하던 간에 거기에 정맥이 있으면 순식간에 응급처치 1순위이다.

응급실 가보면 몇 시간째 대기만 하고 있는 사람들 많다. 그런 사람들 제치고 바로 입장 가능한 부상이 바로 출혈부상이다.

골절 당해도 며칠이고 살아남을 수 있지만 출혈은 매초가 급하기 때문이다.

접합이고 괴사고 나발이고 당장에 몇 분 안에 죽게 생겼는데 그거 걱정할 따위의 여유는 없다. 이건 전장이던 사회이던 마찬가지이다.

생존주의의 기본은 알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있지만 당장에 닥친 위기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넘기는 것에도 있다. 기존에 사회에 물들어 습관화 되있던 관습, 시각, 불문율, 미련은 죄다 깔끔하고 과감하게 떨어버려야 한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그럼 이런 출혈에 대비하기 위해선 과연 무슨 물건이 필요한지 다시 한 번 말한다.

지혈대!

지혈대!!!!!

아--------주 중요하다! 밑줄 존나 쫙 그어라. 벨트? 삼각건? 안된다. 그건 6.25나 월남전때의 구식 교리이다.

TCCC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채혈할때 쓰는 고무줄 지혈대나 클립혈 지혈대를 생각할 것이다.

이런거.

이거 채혈용으로 혈관 더 잘 보이게 하려고 쓰는 물건이다. 엄청난 압력으로 뿜어져 나오는 정맥출혈은 이걸로 절대 못 막는다.

그럼 뭘 써야 되냐? 당연히 최우선 권장되는건 TCCC 인증 지혈대이다.

택티컬좀 봤다 하는 사람들이면 대부분 알 그 모습의 지혈대이다. 매우 효과적이고... 여튼 좋다. 좀 비싸다는게 단점.

그리고!!!!!

주의!!!!!!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지혈대 검색하면 그럴듯한 상품 설명 및 포장으로 지혈대 모습만 흉내낸걸 지혈대랍시고 팔고 있다.

왼쪽부터 RATS 짝퉁, SOFT-T 짝퉁, CAT 짝퉁 지혈대이다.

왼쪽은 아예 다른 사이트 설명 보면 '물건결속'(...)용으로도 쓸 수 있다고 나와 있고,

중간은 레플리카 제조업체 에머슨에서 '코스프레'용으로 나온 물건이고,

오른쪽은 그냥 짝퉁이다. 중국제 짝퉁.

저런거 쓰면 어떻게 되냐고?

이렇게 된다. 휘어지고 부러지고 끊어지고 망가져서 죽는다.

저 윈드래스(지혈봉)이 달려 있는 이유는 인간의 힘으로는 그냥 스트랩을 꽉- 조이는 것 만으로는 지혈을 하기 힘들기에 기계적 구조를 이용해서 확실하게 조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혈대에서 저 물건은 굉장히 중요한 부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저렇게 망가지면 절대 안된다. 적어도 한번은 버텨줘야 한다.

너무 화가 나는 것은 국내에서 저딴 것들을 적절한 설명 없이 마치 진짜 지혈대인 것 마냥 포장해서 팔고 있다는 것이다.

생명이 걸린 물건인데도 그냥 매출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왜 지혈대가 의료기기판매 허가를 받아야 팔 수 있는 물건인지 새삼스럽게 다시금 깨닫게 된다.

물론 TCCC 미 인증 중에서도 쓸만해 '보이는'게 몇개 있다.

대표적으로

RATS: 효과는 좀 떨어지지만 부피가 작아 EDC용으로 많이 지니고 다닌다.

SWAT-T: RATS보다도 효과가 떨어지지만 쓰기 쉽고 부피가 작고 붕대로도 쓸 수 있는 다양함 때문에 백업이나 EDC용으로 자주 쓰인다.

RECON / SICH: TCCC미인증 지혈봉 사용 지혈대중에서 그나마 가장 신뢰성 사는 물건들이다. 튼튼한 내구성 및 지혈봉을 금속으로 제작해 윗 사진처럼 부러질 염려가 절대 없다. 다만 디자인이 너무 CAT과 SOFT-TW와 흡사해서 저작권 침해 문제 때문에 TCCC검증을 안 받는 것으로 추청되고, 가격절감을 이유로 사용 횟수는 CAT보다 떨어지지만 1회성 목적인 지혈대 특성상 쓰고도 충분히 남긴 하다.

물론 해외직구로 TCCC인증된 지혈대를 사는게 최선이겠지만 정 그러지 못한다면 이러한 선택들도 없는것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한번 말한다:

벨트 쓰지 마라

삼각건에 나무막대기 쓰지 마라

고무줄 지혈대 쓰지 마라

그럴듯하게 생겨먹은 설명만 화려한 짝퉁 지혈대 쓰지 마라

그냥 지식이 없다면 무조건 TCCC 지혈대써라

과다출혈엔 무조건 지혈대 써라

이상 전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