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리: (프로듀서와의 약속도 일찍 끝났는데, 어쩔까……)

……응? 거기 있는 건…… 

야, 나츠하. 뭐하고 있냐?

나츠하: 어머, 주리잖아 

보이는 대로, 조깅이야

평소에 시간이 있으면 달리도록 하고 있어. 사무소 근처 개척을 겸해서 말야

주리: 헤에, 잘도 하네

나츠하: 이 정도, 별 거 아냐

넌 뭘 하고 있었어?

주리: 방금, 약속이 끝난 참이야

이 뒤 예정은…… 뭐, 딱히 없네. 거리를 어슬렁대는 정도야

나츠하: 그래. 즉 휴식을 하고 있구나

주리: ……뭔가 문제라도 있냐

나츠하: 딱히, 그건 아냐. 지쳐 있으면, 쉬어야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날의 단련과 휴식의 밸런스인걸

주리: 딱히, 지쳐 있는 게 아냐

나츠하: 그래도, 운동이 가능한 정돈 아니니까 쉬는 거잖아?

주리: 우, 운동 정도, 할 수 있다고!

나도 말야, 네가 모를 뿐이지 평소에도 운동하고 있어서, 체력은 있으니까 말야!

나츠하: 그래, 좋은 일이잖아

주리: 큭……!

(이대로 돌아가면…… 뭔가, 진 느낌이 들어……!)

(이리 된 이상……!)

나츠하: ……갑자기 입 다물고 왜 그래? 역시 지쳐 있는 거 아냐?

주리: 그러니까, 안 지쳤다고 말하고 있잖아!

모처럼이다! 네 그 단련이란 녀석에, 어울려 주마!

나츠하: ……그래

네가 그런다면 안 말릴게. 근데, 도중에 지쳐도 몰라?

주리: 멋대로 걱정하고 있어라. 자, 간다!

……

주리: (……그러고 보니, 나도 사무소 근처는 그리 달린 적 없네)

나츠하: 멍하니 하고, 왜 그래? 혹시, 지쳐 왔니?

주리: 그럴 리 없잖냐. 너무 느려서 하품이 나올 정도다!

나츠하: 그래, 아직 건강하다면 좋아

그럼 워밍 업은 관두고 페이스를 올릴게!

주리: ……핫. 페이스 올려서 이 정도라니, 그쪽이야말로 지친 거 아냐?

나츠하: 흐윽…… 난 아직 갈 수 있어. 그보다, 자기 걱정을 하면 어땟?

주리: 핫…… 그건 이쪽 대사다! 아직 페이스, 올릴 테니까 말얏!

나츠하: 하악, 하악……

주리: 하악……하악……하악……!

……

주리: 하아……하아……하아…… 여기서 막다른 길, 같……네

나츠하: 하아…… 그러, 게…… 하아……하아……

후훗…… 봐봐. 석양이, 엄청 예뻐……

주리: 응…… 진짜다…… 이리 경치가 좋은 곳, 있었구나……

나츠하: 그러게. 엄청, 멋져……

어머. 저기 보이고 있는 거, 우리가 있던 곳 아냐?

주리: 아아, 그렇네. 우리 꽤 멀리까지 달려 왔구만……

……인데, 여기 어디야

나츠하: ……몰라. 너, 행선지도 생각 안 하고 달리고 있었어?

주리: 하, 할 수 없잖냐. 그런 너도 똑같잖아

나츠하: ……후후, 뭐 그러게

주리: 뭐…… 쌤쌤이란 녀석인가

나츠하: 후후. 오늘은 고마워, 언제나보다 즐거웠어

주리: 나도야. 이리 달린 건 오랜만이지만……

마음껏 달린단 건, 기분 좋은 거구만

……

주리: 오, 나츠하. 너도 와 있었냐

나츠하: 에에, 마침 조깅에서 돌아 온 참이야

주리: 뭐야, 또 달리고 있었냐? 여전히, 잘도 하네

나츠하: 후후, 왠지 달리는 게 즐거워서. 너와의 조깅 덕일까

주리: ……뭐, 할 맘이 든 건 다행이지만 말야

그 뒤, 돌아오는 게 진짜 큰일이었으니까 말야……

나츠하: 에에, 그러게……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달려, 돌아갈 길도 못 외운 탓이라곤 해도, 말야

주리: 길을 물을래도 사람이 없으니까, 저기다 여기다 하면서, 길을 찾아……

주리: 진짜, 이 나이에 미아가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나츠하: 정말이야. 미아가 된 이유도 주리를 앞지르는 데 열중한 탓인걸

주리: 다음날은 다음날로, 근육통으로 레슨이 큰일이었고 말야

나츠하: 어머, 그건 단련법이 부족한 거야. 난 평소에 단련하고 있으니까, 아무 일 없었어

주리: 그런 나츠하도 아픈 듯이 하고 있었잖냐

나츠하: 안 했어!

주리: 아니, 가끔 아픈 듯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잖냐

나츠하: ……안 했어

주리: 하핫. 나츠하는, 꽤 고집통이구만

나츠하: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야. 나날의 단련은 안 빼고 있으니까

너도 평소부터 운동하는 편이 좋다구?

주리: 그러니까 운동하고 있다고

그날은 워밍 업을 제대로 안 한 탓이야

나츠하: 뭐, 그런 일로 해 줄게

주리: ……어라. 그러고 보니, 왜 달렸더라

나츠하: 글쎄…… 왜였을까. 기억이 안 나네

그 언덕의 아름다운 경치는, 잘 기억하고 있지만 말야

주리: 그러게. 그걸로 단숨에 여러 일이 아무래도 좋아진 느낌이 들어

나츠하: 먼저 도착한 내가 경치에 눈을 뺏기고 있으니 네가 쫓아 왔었지

주리: 응? 잠깐 기다려. 이상하지 않냐?

나츠하: 뭐가?

주리: 처음 도착한 건 나였다고?

나츠하: 뭔 소리야? 내쪽이 틀림 없이 먼저 도착했어

주리: 그러니까, 그건 네 오해라고!

꼬우면 함 더 조깅으로 승부하까!?

나츠하: 바라던 바야. 일부러 연패하고 싶다니, 너도 괴짜구나

주리: 죠아, 함 뜨자!

나츠하: 언제라도 좋아. 난 언제라도 베스트 컨디션이니까

주리: 꽤 말하잖냐. 진 뒤에 변명하지 마라?

……하핫

나츠하: ……후훗

주리: 아아, 진짜 우리 애 같네

나츠하: 에에, 그러게

주리: ……야, 다음에 또 안 달릴래? 승부는 빼고

나츠하: 에에, 상대해 줘도 좋아. 언제라면 비어 있을까?

주리: 그러게…… 다음 휴일이라든가 어때?

나츠하: 에에, 좋아. 목적지는 또 그 언덕으로 좋지?

주리: 아아. 또 그 풍경을 볼 수 있다면 나쁘지 않지

나츠하: 후후, 기대해 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