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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일반] 리엘라 성지순례 후기앱에서 작성

ㅇㅇ(222.107) 2024.04.02 00:55:45

조회 509 추천 16 댓글 7

새벽감성에 술먹고 쓴 후기라 주관적인 감상이 거의 전부라서 미안. 나중에 꼭 순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진 포함한 후기도 제대로 올리도록 할게.

프로젝트를 쫒아온 건 거의 10년이지만 하필 코로나때 휴럽에 들어가느라 슈퍼스타를 긴 시간동안 공백으로 남겨두게 되었어

돌아온 후에도 슈스는 항상 마음에 걸렸어. 캐스트들이 느끼는 압박감의 크기를 도저히 공감할수가 없더라

라디오에서 언뜻 비치는 번아웃 느낌의 이야기들, 퍼포먼스의 완성도에 대한 집착, 무겁게 느껴지는 라이브 소감 등등.. 나코가 100%를 보여주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울 때는 솔직히 저렇게까지 사과할 일인가? 생각도 했고.

그래서 사실 리엘라에는 정을 붙이기가 힘들었어. 그냥 오시 사진정도만 보고 소식만 확인하는 느낌. 응원힌다고는 하지만 같은 시리즈라서 보내는 의례적인 응원 정도에서 그쳤지

시부야 성지순례도 그냥 의무적으로 잡았던 것 같아. 아 언제한번 가긴 해야지, 큰 관심은 없었지만 잡은 일정에 그냥 시간이 비니까 가보자. 이렇게 간거야

근데 시부야에 내려서 든 생각이

여기에 러브라이브? 말이 되나?

딱 이 느낌.

성지에 차마 들어갈 수가 없어.. 성지 찾아가 보면 여자나 커플들이 줄 지어서 서있는 가게, 무슨 힙합 음악 틀어놓는 광장에 의자, 디저트 가게 뭐 이런 곳들 뿐인데다가 세련된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오케스트라 콘서트 때문에 머리도 세팅하고 코트에 반 정장 차림으로 왔는데도 오시 성지에 겨우 들렀다가 후다닥 먹고 바로 뛰쳐나왔어.

아키바나 누마즈, 오다이바의 포근함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까지 성지순례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오티쿠는 고사하고 애니메이션에 아예 무관심하다시피 한 곳에 덩그러니 던져진 것 같았어

어찌저찌 순례를 마치고 나서, 요요기 공원의 공연장 앞에 서 있는데 눈물이 터지더라고.

정말로 여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노래가, 우리의 꿈과 희망이 전해질 수 있을까?

그제서야 캐스트들이 느끼는 중압감이 이해가 되더라.

슈퍼스타는 우리같은 오타쿠 뿐만 아니라 어느 누가 보더라도 완벽한 댄스여야 하고, 완벽한 노래여야 하고, 완벽한 서사여야 했던거야.

의지할 것은 팬들의 응원 뿐,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더듬어 나가면서..

돌아오는 길에, 원래 기도같은 걸 하지 않는데도 이번만큼은 칸다묘진에 들러서 기도를 했어.

정말 힘든 시기에 힘든 곳에서 묵묵히 우리를 위해 노래해 준 그 22명, 그리고 그녀들과 같이 달려왔던 사람들을 위해서 기적을 일으켜 달라고.

이제는 리엘라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우주의 끝까지라도 닿을 수 있도록 노래하는 간절함이 전해져 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앞에서 웃어주는 그 마음이 전해져 와.

아마 다음에 언제라도 유니버스를 부를 일이 있으면 우느라 제대로 불러줄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

물론 처음부터 리엘라와 같이 걸어왔고, 나보다 더 각별한 감정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도 당연히 알지. 리엘라는 슈퍼스타니까.

다만 나와 같이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리엘라 22명이 새긴 흔적들을 한번 뒤쫒아 가 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글을 적었어. 그러면 정말 진심으로 순간 순간을 함께하고, 전력으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몰라.

제멋대로 쓴 후기, 여기까지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다들 좋은 밤 되길 바래. 언젠가는 모두의 노력이 열매를 맺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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