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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fate extra 라스트 앙코르 해석-4편

하늘기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4 20:25:18
조회 1017 추천 41 댓글 18
														

드디어 시리즈의 마지막 글이다.

시작하기 전, 자비즈에 관한 이야기를 짧게 해볼까 한다.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신의 의지를 대변한 선교사이자, extra 시리즈의 주인공의 별칭이다. 하쿠노와 자비즈... , 하쿠노는 작가 내면의 진리를 대변하는 선교사란 소리다.

자신을 신에 비유하는 상당한 자뻑이 들어간 유머 센스지만, 나는 그 오만함에 구원받았다.

 

사족이 길었다. 그럼 이제 닭장이 되어버린 레오를 만나러 7계층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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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계층. 태양이 지지 않는 아름다운 플로어.


멸망해가는 지구에 진정한 이상향을 세운 지상의 왕. 레오나르도 비스타리오 하웨이. 소년의 신념은 태양처럼 빛났다. 자신의 정의를 굽히는 일 없이. 그저 옳다고 믿는 길을 걸었다. 그 길이 너무나도 눈부셔서, 누구도 그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었다. 레오는 그런 남자였다.

 

extra의 주인공은 생존에 대한 답을 내렸다. 시야를 태우는 태양의 광채도, 대영웅의 압도적인 무력도 주인공에겐 닿지 않았다. 하지만 last encore의 하쿠노()는 그렇지 못했다. 원래대로라면 성장의 발판을 밟아오지 않은 그녀는 7계층에서 끝을 맞이했어야 했다.



하지만 last encore 세계선의 레오는 결전의 날이 오기 전에 트와이스를 만났다. 인간의 가능성을 믿기에 분쟁을 바라는 트와이스 피스맨. 인간의 구원자를 자처하면서도 관리를 선택한 레오 하웨이.

어쩌면 인류를 불신했던 것은 자신이 아닐까. 소년은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의 말에 꺾여버렸다. 이 세계는 레오가 7회전 전에 꺾여버린 if. 그렇기에 하쿠노()에게 승산이 생겼던 것.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last encore 세계선의 트와이스의 참견이야말로 하쿠노()를 향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정사와는 다르게 성장하지 못한 자신의 예비 후계자를 믿지 못했기에 개입했을 것이다. 주인공의 부진에 의해 트와이스는 잠깐일지라도 인류를 믿지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세계는 트와이스가 인류에 대한 믿음을 져버린 if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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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레오는 트와이스의 손에 의해 생명을 부지한다. 이후 그의 수족이 되어 7계층의 플로어마스터가 되었다. 500년의 안정 끝에 수속될 세계 대신, 1000년의 분쟁 끝에 멸망할 세계를 선택했다. (본래의 트와이스의 목표는 기나긴 분쟁을 계기로 멸망을 극복하는 계획을 품고 있었지만, 현재 옥좌에 있는 건 그렇게 멀쩡한 존재가 아니다. 옥좌의 주인이 데드 페이스로 바뀌면서 분쟁 끝에 재기할 세계에서 분쟁 끝에 멸망할 세계로 바뀐 것.)



시점은 다시 현재로가웨인은 이 천년의 수속을 한 번에 뒤집을 역전의 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무의미한 천년이 새로운 무언갈 낳기 위한 발판이었다면. 세계에 축적된 끝없는 악의가 희망을 품고 하늘에 오르는 기적을 낳기 위한 밑 작업이었다면. 세계는 전정되지 않는다. last encore, 인간의 악의가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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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ㅋㅋ했던 레오는 이제 없다.


인류는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지상의 왕. 태양은 이미 저물었다. 그림자 진 광채는 인류를 포기했다. 순수를 잃은 청년은 다시 한번 검을 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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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하고 최하층으로 떨어지는 네로와 하쿠노().

(패배 원인은 자신 개인의 소망이 아닌, 세계의 구원이란 대의를 위해 행동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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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변옥. 맹목적인 목적 의식은 허상이었다.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으려 일어선 곳은, 아무런 목적도 살아갈 의미조차 없는 허무의 정원이었다.



하쿠노는 묻는다.

목적이 없는 인간에게 살아갈 의미는 있는가. 한번 타고 남은 잿더미는 다시 예전처럼 타오를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삶을 선택해야 하는가.

 

린은 답한다.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죽을 수 없는게 아니야.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고 싶어서 인간은 계속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인간은 목적을 찾기 위해 살아간다. 세계는 본래 공허하며 우리의 종에 궁극적인 목적은 없다. 본질이 우선된 존재는 없다. 언제나 본질에 앞서는 실존.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그 실존에서 생존을 정의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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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걸쳐 마스터C->앨리스->하쿠노()에게 넘겨진 책갈피.

 

희망. 되감기의 보구. 넘겨받은 것은 분명 증오와 원념만이 아니다. 그 사실이 악성에서 시작된 존재를, 생존을 향해 나아가게 한다.

 

부디 인류가 축적한 악의 속에서도 자그마한 선성을 발견해주길 바란다. 부의 감정으로 가득 찰 후세에, 이 작품이 어린 양들의 푸른 책갈피와도 같은 이정표가 되어주길 바라는 작가의 작은 소망.

last encore. 부디 미래 세대의 너에게 전해질 것이 증오만이 아니길 바라며, 기성세대의 작가는 최후의 편지를 써 내려간다. 최대한의 선의를 담아. 한 줌의 희망을 담아.

 

타고 남은 재에 다시금 피어오르는 잉걸불. 소년은 희망을 품고 하늘에 오른다.


.

.


재개된 레오와의 결전. 하쿠노는 생존의 의의를 깨우쳤다. 원념의 총체였던 소년은 지금 자신의 생명을 획득했다.




하쿠노는 다시 한번, extra 스테이지에 향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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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층에서 소년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트와이스 피스맨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이상으로 생각했던 하쿠노()조차 자신과는 뜻이 달랐음에 한탄하며 문셀에 몸을 던졌다. 넓은 공동에 남은 건, 그 잔해. 달의 모든 것이 미웠던 주인공과 달리, 인류의 모든 것이 미웠던 데드 페이스. 그는 이 천년 간 인류를 말살하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분쟁을 통해 멸망을 극복하려 했던 구세주가 아니다. 눈앞의 괴물은 그 사내가 인류에 실망하고 남겨진 원념일 뿐이다. 그는 천년 간 분쟁을 통해 인류를 말살하고 있었다. 지상은 이제 인간이 살 수 없는 땅이다.

 

그럼에도 하쿠노는 포기하지 않는다.



둘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 부의 덩어리. 하지만 트와이스는 닿을 수 없다. 자신의 본성대로 세계를 원망하며 살아온 자는 결코 생자(生者)에게 닿을 수 없다. 하쿠노는 문셀 중추에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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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빌고 사라지는 하쿠노. 부정 데이터는 사라진다.


extralast encore의 하쿠노의 이야기는 모두 단 한 명의 소녀를 생환시키는 것으로 끝난다. 그가 바란 것은 세계 유지를 위한 영구적인 평화도,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분쟁도 아니었다. 인류를 나아가게 하는 것은 인류나 행성의 존속을 걱정하는 거창한 마음씨가 아니다. 단 한 쌍의 소년 소녀가 달의 바다에서 생명을 얻고, 생환했다는 기적만으로 인류의 가치는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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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표면에 생성 되어가는 세계에서, 풀잎 내음을 한껏 머금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금발의 소녀는 상쾌한 공기를 한껏 들이쉰다. 시야에 담기는 것은 새파란 하늘의 색. 싱그러운 웃음이 잘 어울리는 소녀는 넓게 펼쳐진 초원을 향해 뛰어나간다. 멀리 저 멀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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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었던 last encore 해석도 끝이 났다. extra부터 last encore까지. extra 시리즈를 플레이, 고찰하는 긴 여정의 끝매듭을 짓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직 ccc가 남아 있어서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ccc 해석은... 이번 last encore 해석과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찾아주면 그때나 쓸 예정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서 핵심만 적어 놓은 노트에 살을 붙이는 작업의 고통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글을 읽어준 모든 달붕이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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