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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형님, 더 이상 제 침소에 들지 마십시오"앱에서 작성

ㅇㅇ(58.125) 2022.12.22 18:39:13
조회 1843 추천 25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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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란 족속들은 항상 그랬다. 염치 없고, 눈치 없고, 무례하고, 제 잘난 이야기만 늘어놓을 줄 알지 상대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이는 드물었다.

우스운 종자들.

그래도 제 새끼 사랑할 줄은 안다고 제 아이를 품은 이 앞에 태도가 180도 달라지는 것 또한 가증스러운 이유 중 하나이리라.

사막의 신왕이라해도 결코 다르지 않았다. 제 맘대로 날뛰며 여자를 품고 남색을 탐하는 폭군도 자신의 아이를 품은 자 앞에서는 본인의 성정을 숨기고 아연해지고 마는 것이다.


"정말? 정말이더냐?"


카인의 이마에 식은땀이 한줄기 흐른다. 고고한 신왕이 난처해하는 꼴이라니 타국의 대신들이 봤다면 비웃음을 사기 충분했다.


"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주치의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린다.

심히 난감해하는 그를 비켜세우고 샤크메가 대신 입을 열었다.


"그럼 제가 거짓으로 이런 일을 꾸미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샤크메의 호통. 카인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아니, 그것이..."

"형님께서는 제말이 거짓이었으면 좋으시겠습니까? 그러길 바라신겁니까?"

"샤크메..."

"비겁하십니다 형님. 정말 비겁하십니다. 형님이 저를 안은 것이 단순히 세어봐도 100회가 넘습니다. 난폭하신 형님은 피임막을 한번이라도 끼운적이 없으셨습니다. 정말 오늘의 일을 일말조차 예기치 못하신겁니까?"

"......"

"사막을 다스리는 신왕이 얼마나 방자한가를 아는 이가 저뿐이라 다행일 따름입니다."


샤크메가 자신의 머리를 거칠게 쓸어올렸다. 그는 더 이상 카인에게 할 말이 없었다.

샤크메가 방을 나서려는 그때, 카인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어디 가느냐."

"어디에도 가지 않습니다."

"여기가 너의 방이다. 방에 있거라."

"하, 여기가 저의 방이란 말입니까?"


샤크메가 방을 둘러보았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조촐한 가구들과 구색만 맞춘 곁가지들. 낡은 화장대. 삐걱거리는 침대.

이곳이 어찌 왕자의 처소란 말인가.

여기는 결코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카인을 맞이하는 곳일 뿐. 그렇기에 샤크메는 주먹을 꽉 쥐고 카인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정녕 그리 생각하십니까?"


샤크메의 노기가 카인을 압도한다. 카인은 순간 움츠러 들었으나 이미 민망한 꼴을 다 보인터라 지지 않고 소리친다.


"그럼 네가 있을 곳이 어디란 말이냐?"

"적어도 이곳은 아닙니다."


샤크메가 카인을 밀치며 지나갔고.

쾅.

방문이 큰 소리를 내며 닫히고 이내 방안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결말이었다.




***




"폐하, 무엇을 그리 골몰히 생각하십니까?"


카인의 아래에 무릎 꿇고 그의 물건을 열심히도 햝고 있는 소년, 네락시스가 고개를 갸웃 거리며 물었다.


"저와 함께 있는 시간이니 제게 집중해주시지요."


앙증 맞은 투정을 부리며 네락시스가 카인의 품에 파고 들었다.

그 나잇대의 요염함을 품은 새침한 몸짓이었다.

카인도 그의 몸을 받아주며 있는 힘껏 껴안았으나 그와 달리 카인의 사고는 이미 이 자리를 떠나 먼 곳으로 가 있었다.

눈앞의 색기 있는 소년을 탐하면서도 생각하는 것은, 노기를 흘리던 자신의 동생의 얼굴. 도무지 떨쳐낼 수 없는 샤크메의 얼굴이었다.

네락시스도 이를 눈치 챘기에 카인에게 더더욱 감겨온다.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폐하. 피붙이라 한들 평생을 함께하리란 법도 없는 것이지요."


안 그래도 이미 나이도 차 늙어버린 것이 카인의 총애를 받는다 자처하는 게 여간 꼴 사나운 것이 아니었다.

네락시스가 키득대며 웃는다.


"폐하 곁엔 이제 제가 있습니다. 그런 목소리만 크고 역정만 낼 줄 아는 남자가 아닌, 폐하를 존중하며 진지한 애정을 갈구하는 어린 소년이 당신 눈앞에 있습니다."


네락시스가 자신의 손으로 슬그머니 카인의 눈을 가린다.


"그러니 그런 삿된 것은 잊어버리십시오."


달콤한 목소리였다.

카인은 생각했다. 앞의 소년이 말이 퍽 끌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허나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가슴이 찌릿한게 그의 마음을 불편케하였다.

이것은 아니라고. 이래선 안된다고.

마치 그에게 그렇게 말하는 듯 하였다.

이 감정은 무엇이란 말인가? 죄책감? 염치? 미안함?

마음 속에서 떠오르는 여러 말들을 열거해 보았으나 어느 것도 명쾌하지 않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마치 사랑에라도 빠진 듯이.

......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

카인과 샤크메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스스로 그리 믿어왔다.

그와 나는 형제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걸. 몸을 섞은 것은 단지 서로의 성감이 맞았기 때문이다.

그 관계에 그런 질척한 감정은 없다.

허나 어째서?

눈앞의 드래곤 소년이 그를 향해 고개를 내밀었다. 입맞춤을 원하는 몸짓이었다.

그러나 카인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며 소년의 몸을 비켜세웠다.


"폐하?"

"오늘은 이만 됐다... 네 마음은 고맙다만, 혼자 있고 싶구나."


카인의 단호한 어조에 네락시스도 더 매달리지는 못하였다.

소년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카인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뒤 방을 나섰다.

네락시스가 떠나고 카인 혼자 남은 방 안, 서로의 몸을 탐하던 온기가 사라지니 서늘한 바람이 불어닥치는 듯 했다.

기울어진 창문으로 달빛이 뉘엿뉘엿 들어온다. 일렁이는 밤의 그림자를 묵묵히 쳐다보며, 카인은 제 동생이 한 마지막 말을 몇번이고 되뇌었다.




***




다음날 아침, 카인을 깨운 것은 자명종도, 아침닭의 울음소리도 아닌 시종들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폐하, 폐하!!"

"아침부터 왜들 이리 난리인 것이냐?"


정리되지 못한 부스스한 머리를 쓸어넘기며, 카인이 시종들의 부름에 답했다.

시큰둥한 반응이었으나 시종의 다음 말에 카인의 인상이 찌푸려진다.


"왕자님께서, 샤크메 왕자님께서 사라지셨습니다."

"뭣이?"


말이나 되는 소리일까. 궁전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하룻밤새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그래봤자 궁전 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폐하, 그것이..."


말끝을 흘리는 시종. 카인의 눈매가 찌푸려진다.


"말 못한게 있다면 일러보거라."


카인의 명에 시종이 품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든다. 겉보기에 마치 편지와도 같은 그것.

카인이 이를 받아들자마자 죽을 죄를 지었다는 듯이 시종은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대체 무엇이기에 저리 호들갑일까.

그러나 편지를 받아들고 펼쳐 읽어보던 카인의 눈동자가 전에 없이 커진다.


[ 하나뿐인 형님께,

하늘의 뜻을 내려받아 이 땅에 형제로 태어난 저희가 몸을 섞은 것은 필시 당당하지 못한 일일 것입니다.

저도 형님도 그것을 알기에 서로 내색 않았으나 저는 생각보다 형님을 사랑했는 모양입니다.

저는 형님의 아이를 가졌습니다. 형님께서는 아마 제게 지우라고 명하실 생각이겠지만 저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습니다.

부정한 관계였으나 형님과 제가 만든 하나의 결실이기 때문입니다. 외람되나 저는 이 아이에게 세상의 빛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형님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질조차 않고 이리 편지로 제 의사를 남기는 일이 불경한 일인 줄은 아나 이해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샤크메 올림. ]


편지를 쥔 카인의 손끝이 바르르 떨린다.

이내 편지는 그의 우왁스런 손길에 구겨져 휙, 하고 방 한켠으로 집어던져진다.

카인의 보기 힘근 진노 앞에 시종은 머리를 숙인 채 바들바들 떨 뿐이었다.

핏줄까지 내보이며 씩씩대던 카인의 입에서 비로소 한마디 명이 떨어진다.


"당장..."

"폐하..."

"당장 샤크메를 찾아서 내 앞에 대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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