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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이등병과 군단장 사이, 그 어디쯤...

ㅇㅇ(219.240) 2017.11.14 22:04:11
조회 2444 추천 70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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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이 좆같은 얘기를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까...




뭐 소원수리함 같은게 있긴 했지만, 거기다가 뭘 적어 넣는 순간


소대/중대의 모든 고참이 읽고, 모든 하사관이 읽고, 모든 장교가 읽은 다음에야


대대장에게 전달되는 방식이었지. ^^;;




하지만 쫄따구의 바램이 다이렉트로 상부에 보고되는 경우가 아주 간혹 있긴 했었지.


예를 들면 우리 GOP 소초에 군단장이 온다던가 말이야. -_,-;;




우리는 높으신 양반이 온다는 얘기만 듣고, 전장비 사열 이상의 준비를 시작했다.


일단 우리 막사의 외벽(콘크리트 부분)을 새롭게 칠하기 시작함.


당연히 페인트 같은 사치품은 부족했기에, 구두약으로 건물을 까맣게 도색하기 시작함.


숯(검댕이)으로 칠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시 장마 기간이어서... 택도 없었음. ㅎㅎ


(덕분에 우리는 한동안 약도 칠하지 못하고 벗겨진 허~연 전투화를 신고 다녔지. ㅋ)




무언가 1g이라도 눈에 거슬리는 물건은 죄다 지뢰구역에 짱박아 놓고,


(지뢰구역에 하도 들락날락거려서 훌륭한 도로가 생길 지경이었다.


어떤 감사가 오던지간에 빠알간 역삼각형 지뢰 팻말 뒤의 


뻔히 보이는 마대 자루를 뒤지러 들어가진 않는다. ^^)


그리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반짝거리도록 닦는다.




몇 번인가 높으신 양반의 방문 취소 통보에 지쳐갈 때 즈음...


거짓말처럼 정말로 높으신 양반이 와버렸다.




나는 솔직히 연대장 정도만 와도 대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사 좀 깨끗이 하고 살라는 대대장의 핍박(?)정도로 생각했었다.)


사단장도 아닌 군단장(당시 1군단장 -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이 우리 소초에 방문했다.


저 밑에 훼바까지 헬기 타고 날라와서, 이곳까지 레토나를 타고서...


ㄷㄷ;;




군단장 양반 첫 인상은... 짱딸막한 키에 딴딴한 몸매...


웃는 얼굴이 보기 좋은 맘씨 좋은 동네 아재였다. -_,-;;


흰 란닝구 하나 입혀 놓으면 딱 이미지가 맞아 떨어지는...




군단장이 우리 막사에 들어왔을 때 소대장이 외친다.


"일또옹~! ㅊ.."


(상급자가 많았지만, 일단은 소초장이었기에 우리 소대장이 보고를 하는것 같았다)




군단장 급 말 끊으면서,


"그만. 앉자."


(실은 병들은 죄다 각잡고 내무반에 앉아 있었다. ㅎㅎ)


하면서 군단장은 미리 준비한 간이 의자를 내무반 입구에 놓고 털썩 앉았다.


그거 왜 등받침을 앞으로 놓고 감싸 안으면서 말이지.




그리고 군단장의 첫 마디.


"담배 일발 장전."




그 다음


"뽜이아!"




ㅅㅂ 우리는 이 정신나간 사태에 적응을 못 하면서 간부들을 쳐다봤지만,


내무반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된 장교는 소대장과 중대장 뿐이었다.


물론 그 둘은 이미 혼백이 바스토뉴와 벌지 그 어디쯤에 머물고 있는 상태. ㅋ




당연히 짬빱 좀 쳐먹은 병장들은 담배를 꼬나물고 피우기 시작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우리 쫄따구들도 존나게 뻑뻑 담배 일발을 빨아들였다.


(당시 소대원 39명 중 흡연자는 35명 이상이었다.)




우리 소대원 40+1(1장교, 1하사관), TOD 4명(이놈들도 1군단 소속이니), 의무병1


내무반 내에서 이렇게 빨아대니 진짜 화생방 상황인데...


문제는 군단장이 담배를 안 피운다(끊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군단장 왈


"야, 야! 창문 좀 열자"




모두가 쭈뼛거리고 있을 때...


(본 썰의 주인공인) 최일병 왈


"저... 24시간 등화관제때문에 커튼을 창문에 못질해버려서... 창문을 못 열지 말입니다."




그러자 우리 중대장은 신속하게 막사 앞 문을 열고, 소대장(짬 찬 중위)은 뒷문을 열러 뛰어간다.


(그래 장교들아... 오늘은 니들이 좀 뛰어야지... ㅎㅎ)




군단장


"야! 너 거기... 이등병들이 안 보이네. 니들 다 자리 바꿔!"




우리는 군단장이 있을법한 자리에 병장-상병 위주의 배치로 앉았고,


이등병들은 최대한 군단장의 시선이 닿지 않는 뒷 쪽에 배치됐었다.


(일반 훼바 내무반과는 다르다. 한 쪽의 침상에 20명 이상 잘 수 있음. 양쪽 합치면 대략 50명)




약간의 웅성거림과 함께 이등병들이 군단장 주변에 앉았고, 그 뒤엔 일병들


그 뒤로 상/병장들을 앉게 되었다.


그리고 약간의 담소 후 본격적인 군단장의 쪼임(?)이 시작되었는데...




군단장


"야! 너 군생활 뭐가 불편하냐?"




본격적으로 이등병 소원수리 및 고참 및 간부 고문 시간에 접어들었다.




이등병1.


"군생활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이등병2.


"군생활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이등병3.


"군생활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이등병4.


"군생활 아무 문제 없습니다!"


...


이등병X.


"군생활 아무 문제 없습니...다?...만..."


"막사가 많이 낡은 것 같으니, 장병 사기 진작을 위해서 새 막사를 주셨으면 합니다!"




...


이해한다.


높은 양반 온다고 낡은 막사를 닦고 조이고 약(?)을 쳤으니...


그 개고생을 다신 하고 싶지 않았겠지...




군단장


"콜. 새 막사. ㅇㅇ"




그렇게 약 40분 정도 진행된 간담회(?)는 종료되고...


우리는 해질녘에 바로 GOP 경계 근무에 투입되었는데...




다음날도 아닌... 바로 당일부터...


시부럴 공병대 새끼들이 꾸역꾸역 우리 막사로 쳐 기어들어오기 시작한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임진강 이북으로 차량 통행은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다.


북한 애들도 뻔히 내려다보고 있고, 자칫 정전 협정 위반으로 갈 수도 있는...


하지만 군단장이 새 막사를 주라는데!


나는 왠지 만나보지도 못한 공병대대장의 좆씹은 얼굴을 상상해버리곤 했다. ㅋ




여하튼 이날부터 공병대와 우리 소초원의 좆같은 동거가 시작된다.


일단 막사 공사는 전체를 허물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리모델링으로 간다.


DMZ에 새 건축물을 짓는 것이 정전협정 위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외벽 및 지붕은 그대로 두고, 내무반만 기존 나무 침상에서 온돌방으로...




근데 막사 공사를 해버리면 기존 우리 소초원들은 어디서 자라고?


딩동~! 어디긴 어디야? 연탄창고지. ㅋㅋㅋㅋ


연탄창고 바닦은... 말 안해도 검댕 투성이겠지.


거기에 일단 다 썩어가는 나무 빨레트를 깔고,


나무 빨레트가 당연히 부족하므로, 일부는 지뢰구역에서 벌초해온 덤불을 깐다.


그 위에 3단 메트리스를 펼쳐놓고 잔다...


자고 일어나면 콧구멍이 시커매진다... ㅜㅠ




파견온 공병대 애들도 상황은 좋지 않다.


처음엔 자재 들이느라 육공 타고 출퇴근 하더니만...


오로지 노가다만 필요한 시점에서는 막사 바로 옆 농구코트에서 텐트 치고 잔다...


ㅜㅠ




공병들 정말 놀랍더라... 18시 땡 치고 밥먹고 19시부터 자기 시작해서...


다음날 6시 땡 치면 칼 같이 일어나서 공구리 치기 시작함... ㅋㅋㅋㅋ;;


딴건 몰라도, 물이 정말로 부족해서 살수차까지 오던 소초인데...


개노가다 해준 공병형들 정말 고마웠음... ㅜㅠ




우리도 공병대들도 한여름 더위에 좆같은 노숙한지도 한 달...


드디어 막사가 새로이 개장하고 우리는 뛸 듯이 기뻐했지만,


공병 형들은 또다른 노가다를 위해서 이동해야 한다며... 풀이 죽어서 육공에 오르더라.




그렇게 우리는 새로이(?) 단장된 새 내무반을 만끽하고 있을때 즈음...


대대장도 우리 소초에 와서 한 번 둘러보더니만 아주 좋은 옛날 얘기를 해준다.




대대장 왈


"공병애들이 텐트치고 자던 이 자리도...


15년 전에 왠 이등병이 사단장한테 농구가 하고 싶다고 해서,


중대원 모두가 동원되어 둔덕을 깎아 만든 자리다."




"엄한 소리는 입 밖에 내지 말도록."




이렇게 이등병이 무섭습니다 여러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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