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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캠페인 리뷰 : 역사학적 관점에서의 내러티브앱에서 작성

삿갓협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07 15: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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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는 20년 넘게 성공적으로 장수하고 있는 게임이다. 시리즈 제목을 직역하면 제국의 시대가 된다.


황제, 제국
​제국이란 무엇인가? 전근대 사회에서 제국은 황제가 다스리는 국가 혹은 정치집단을 뜻했다. 동양에서 황제는 진시황 이래 하늘의 명을 받아 제후국들을 다스리는 제정일치적 존재였다.

서양에서 황제의 시작은 고대 로마 공화정이 무너진 이후였다. 황제를 뜻하는 IMPERATOR 직위는 종신 호민관과 군단 지휘권을 합친 것으로 사적 재산으로 여겨져 상속이 가능했다. 황제는 세속권력의 상징으로 종교적 권위를 부여받지 못했지만 대신 기독교 세계와 시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서로마가 무너지자 잠시동안 동로마 황제가 모든 유럽의 세속권력을 대표했지만 이후 곧 교황은 자신들을 대변할 또 다른 황제를 만들어냈다. 이 황제직은 신성 로마 황제, 중부 유럽의 게르만 군주들에게로 상속됐다. 동로마 황제직은 오스만 제국으로 이어졌으나 이를 인정할 수 없었던 러시아 정교회는 자신들의 통치자를 황제로 올렸다. 정리하자면 전근대 유럽의 황제는 모두 로마 황제를 의미했다.

이후 나폴레옹이 의회의 승인과 국민의 지지를 받아 프랑스인들의 황제에 오르자 새로운 개념의 황제가 등장했다. 신분제와 봉건 전통은 타파되었고, 새로운 개념인 국민은 모든 국가 구성원에게 동등하게 부여되어 국민국가를 만들었다. 새로운 개념인 국민을 대변할 통치자는 국민들의 황제였다. 황제는 더이상 로마 황제를 의미하지 않았다. 국민들의 황제는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와 독일 제국에서 또 다시 사용되었다.

기존 왕실은 식민지 획득으로 유럽 이외의 영토를 획득하자 해당 영토의 황제직을 세습받기도 했다. 영국 왕은 인도 황제, 포르투칼 왕은 브라질 황제, 이태리 왕은 에티오피아 황제를 겸해 제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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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오엠 1,2,3

기존작들은 이런 황제의 개념을 충실하게 다룬 작품이었다. 1편에서는 고대 세계와 로마 제국의 발흥을 그렸다. 2편에서는 서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의 혼란과 기독교 로마 사회가 유지된 중세를 그렸다. (이후 확장판에서는 동시대 다른 지역을 이야기하긴 했다.) 3편에서는 식민제국으로 발돋음하는 열강과 이에 저항하는 이들의 역사를 특정 가문의 스토리로 각색했다.

기존 작들의 내러티브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국가, 제국, 그리고 영웅이었다. 국가가 제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뤘고 2,3편에서는 그 과정 행위의 주체인 영웅이 등장했다. 영웅은 범상치 않은 능력으로 불가능해보이는 일들을 행하고 제국을 건설한다. 이를 듣고 보는 우리는 이들의 영웅적 면모에 감탄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찬사를 보낸다. 영웅은 고대 사회부터 현대까지 늘 만인에게 귀감이 되는 대상이자 역사의 주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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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의 네이션즈

전작 시리즈들이 위와 같은 내러티브를 구사한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사실 국민국가가 탄생한 20세기까지도 인간의 역사는 영웅의 역사로 포장되는 경우가 흔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나 빌헬름 1세와 같은 영웅들은 다양한 신분의 신민들에게 동등한 민족의 국민, 즉 네이션(nation)의 정체성을 심어줬다. 신분을 타파한 이 국민은 계급을 초월해 국가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을 등치시키는 역할을 해주었다. 집단은 국가를 위해 헌신했고, 그 국가는 소수의 엘리트들, 영웅들에 의해 작동했다. 필연적으로 국민국가는 개인숭배로 이어졌고 이는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작들이 영웅에 초점을 맞춘 것은 흥행성 면에서나 기존 역사학적 관점에서나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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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영웅들, 엘리트들이 설계한 민족주의는 파멸적인 결과를 불러왔다. 팽창주의로 지구를 뒤덮자 국가 이익이 정면으로 충돌되는 상황에서 양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수천만의 인구가 살해된 것이다.

모더니즘의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난 인류는 전 분야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일어났는데 그 중 역사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포스트모던 역사학에서 민족주의, 네셔널리즘을 해체하여 대안을 찾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민족 자체가 근대적 개념이라는 인식 하에 '그럼 그 이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했는가?'에 대한 의문, 그리고 이 근대 민족 개념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중세 유럽인들은 농노 혹은 자유민으로 규정되었고 이에 따른 의무와 제한적인 자유가 부여되었다. 옛 신들의 축제를 즐기고 미신을 믿었지만 주말이면 교회에 나가 미사를 드렸다. 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로마법에 따라 재판받았고 그렇게 후손을 양육하고 이후 죽으면 땅에 묻혔다.

이들은 다만 내 왕이 누군지 내가 어느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 자각 없이 살다가 죽었다. 현대 민족의식의 뿌리는 어디서 왔는가? 누구의 농노로, 어떤 도시의 자유민으로만 살던 사람이 갑자기 공동의 적에 맞서 싸우며 연대할 때, 연대 의식이 생겨난다. 그 의식이 지속되면 동류 의식으로서 지속된다. 비록 민족이란 19세기의 창작이지만 민족 의식의 뿌리인 동류 의식은 기원을 깊게 찾아가야 할 만큼 오래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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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 오브 엠파이어4는 현대 민족의식의 뿌리가 되는 동류 의식의 시작을 내러티브로 선사한다. 현대 잉글랜드인들의 동류 의식이 탄생한 노르망디 전장, 반목하던 프랑스인들을 하나로 묶어준 오를레앙의 성처녀, 칸국을 몰아내고 싸우며 생겨난 러시아인들의 동류 의식의 뿌리. 이것들이 에오엠4가 유저들에게 선사하고 싶었던 내러티브였던 것이다. 이러한 서사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중간중간 현실 장소를 필름으로 담고 그 곳에서의 전투 장면을 cg로 구현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결국 에오엠 1,2,3이 기존 역사학의 영웅주의를 충실하게 구현한 작품이라면 4편은 포스트모던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유저들에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혹자는 왜 4편 배경이 다시 중세로 돌아갔냐고 묻는다. 나는 이에 답해주고 싶다. 에이지4의 배경은 중세지만 그 관점은 현대에서 우리 민족 동류 의식의 시작, 즉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를 조명하는 작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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