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년 11월 군번인데 옛날에 어땠나

추억팔이하다가 여기까지 와봤습니다.

그 때 TV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라는

드라마가 엄청 인기였고
박효신이 부른 OST 눈의꽃이 유행이였어요.

그런데 훈련소에 있으니

그 사실을 모른 채 자대에 갔는데

고참들이 왜 그걸 모르냐면서 어찌나 갈구던지 .. ㅋㅋ

당시엔 갈굼 받고 맞는데

별 이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훈련소 입소하던 날

2주 먼저 입소 한 선배들이

사격훈련을 하고 있는데 총소리가 어찌나 크고

무섭던지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던

기억이 남습니다.

저 사격훈련 중에 오발탄이

나에게 오면 어쩌나 생각하니까

더욱 무섭고 오금이 저려오곤 했었어요.

(그럴 일은 절대 없으니 걱정마시길..)

어찌나 배고프던지 밥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가 고프더라구요.

그런데 식당이나 식판이 너무 비위생적이였고

군납비리로 반찬은 맨날 김치에 콩나물반찬..ㅋㅋ

물론 고기도 자주 나왔는데 호주산 젖소고기라는

오명을 쓸 정도로 맛없고 역한 냄새가 나는 고기였습니다.

화생방 하는 날은 왜 때문에 카레를 주는지..

돌아서면 배고픈 상황이였는데도

눈물 콧물 다 빼고 온지라

카레는 정말 먹고 싶지 않더라구요.

웃긴건 그렇게 하루 세끼 다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도 한달동안 똥이 안나오는 것 이였습니다.

사람이 극도로 긴장을 하니까 똥을 못싸더라구요.

그런데 저만 그런게 아니라 훈련소에 있던 전원이

똥을 못쌌었습니다. 5주훈련이였는데 4주차부터는 찔끔찔끔 나오기 시작..

막사 안에서 제 2의 화생방이 시작되는 시기 입니다 ㅋㅋ

상호존중과 배려를 생활화합시다가 사단 구호였는데

훈련소 조교들이 어찌나 쪼인트를 까고 사람을 갈궈대는지
밤마다 개갈구고 얼차려주고 ..ㅋㅋ

5공화국시절 이야기하면서 너네는 편한거라고..

이제 민방위도 끝나고

군대 이야기 하는것 자체가 진부해져버린

나이가 되었지만..

그 때 젊음이 그리워서 주절주절 해봤습니다.

아저씨 마음에 상처 받으니까

나쁜말은 삼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사히 군생활 잘 마치시고

건강히, 다치지 않고 사회로 복귀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