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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코문학) Towards Heaven -1-모바일에서 작성

데스토로이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3 17:21:10
조회 227 추천 7 댓글 2
														
"...또냐..."
나는 죽었다. 그리고 살아났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것만 몇 번째던가. 이젠 신기하지도 않다. 그저, 불합리한 운명에 대한 원망만이 있을 뿐.
"지금껏 절망에 찌든 얼굴만 봐 왔어... 조금은 행복해질 수도 있는 거잖아... 신이란 게 있다면..."

반복되는 윤회와 다른 선택을 거치며, 내가 바라는 건 하나로 좁혀졌다.

아무도 죽지 않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소위 '해피 엔딩'이란 것.

1억 명을 학살한 사이코패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젠 사람이 죽어가는 건 보기 싫다.

결국엔 나도 그들과 같은 사람이니까.

솔직히 내 인내심은 이전 윤회에서 릴리엄 월콧을 죽였을 때 한계에 달했다. 그 때는 실성해서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빼앗을 대로 빼앗아 놓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목숨까지 빼앗아 간 쓰레기 짓이었다.

그 시점에서 나는 결심했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내게 해피 엔딩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니, 그냥 이전과는 다른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잡을 것이라고.

그렇게 여느 때처럼 라인아크 습격 미션에 출격했다. 평소 같았으면 무감정하게 플라스마 캐논과 단검으로 기업에 맞서는 자치시민들을 썰어 죽였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다리를 자르고 무장을 파괴하여 전투불능으로 만드는 정도로 그쳤다.

내 딴에는 1억명을 죽여버린 사이코패스의 어설픈 불살주의자 흉내로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다르게 보면 어떻게든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내려는 발악이었다.

그렇게 아무도 죽이지 않고 라인아크 습격 미션을 완료했다. 보수는 그만큼 깎였지만, 그딴 건 신경쓸 바가 아니었다. 해피 엔딩을 위해서라면.

그리고 그 때의 나는 몰랐다. 그런 나를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걸.


라인아크 습격 이후로도, 나는 최대한 살인을 절제하며 행동했다. 넥스트와 싸울 땐 부스터와 무장을 파괴해 전투불능으로 만드는 것으로 끝냈고, 암즈 포트를 파괴할 때는 직접 내부의 사람들을 끄집어냈다. 이 행동들의 목적은 단 하나. 새로운 결말이었다.

그동안의 결말들은 모두 '누군가를 죽인다'를 전제로 깔았었다. 그것을 역전시켜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로 바꾼다면,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추론이었다.

그렇게 나는 점점 '불살의 용병'으로 유명해졌다.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전개였지만, 역시나 큰 틀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기업은 사욕을 위해 움직였고, 기업들 간의 대립 역시 여전했다.

이대로라면 이번에도 천천히 썩어가거나 하늘의 인류를 희생시키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

그렇게 점점 초조해지던 와중, 돌연 오더 매치를 통한 도전장이 날아왔다.

수신자의 이름은 불명. 직급은... 오메르의 주임이라는 모양이다.

이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는 인물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나는,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배틀 시뮬레이터 접속. 오더 매치를 개시한다."
셀렌의 말과 동시에 내 정신은 가상의 시뮬레이션 세계로 옮겨졌다. 전방에 오버드 부스터를 전개하고 돌격해 오는 넥스트가 보였다.

여러 기업의 넥스트 파츠를 뒤섞은 고기동 기체. 무장은 레이레너드제 단검과 인테리올제 블레이드 2자루. 넥스트 이름은 '사탄'. 악마의 왕...이라는 건가.

뭐 오더 매치에서는 상대가 죽을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껏 싸우면 된다.

나 역시 그를 맞이하며 플라스마 캐논을 전개하는 순간, 녀석이 오른손의 단검을 휘두르며 공격해 왔다.

빠지지지지지지지직—


반복된 전투로 실력이 다듬어진 나는 퀵 부스트로 간단히 회피하고 플라스마 캐논과 머신건을 순간적으로 여러 번 명중시켜 적의 PA와 AP를 크게 깎아냈다.

이후 PA가 벗겨진 사탄에게 치명타를 먹이기 위해 단검을 전개하고 최대 출력 오버드 부스트로 놈에게 돌격했다. 그리고 단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놈이 왼손의 블레이드를 치켜들었다. 나는 당연히 휘두를 것이라 생각하고 퀵 부스트로 회피를 시도하였으나, 기괴하게도 놈은 블레이드를 휘두르지 않고 주먹을 날려 내 넥스트 스트레이드에게 충격을 가했다.

"크윽–?!"


예상치 못한 한 방에, 스트레이드의 중심이 무너지고 말았고, 사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단검을 스트레이드에게 정통으로 때려박았다.

"크아아아아악!!"


차원이 다른 위력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그 어떤 블레이드보다도 강력했다. 어느 정도냐면 시뮬레이터임에도 상당한 충격이 현실의 나에게 가해졌으며, PA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체 AP의 60%가 날아갔다. EN 파일 벙커라고 해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단검 주제에 도신도 길었다.

압도적인 단검의 위력에 잠시 당황하였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공격을 재개했다. 머신건과 플라스마 캐논으로 PA를 벗기고 단검으로 그어버리는 고전적이고 단순한 전술이었지만, 필연적으로 접근전을 펼치게 되는 블레이더를 상대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내 머신건에 놈의 PA가 벗겨진 순간, 나는 퀵 부스트로 돌격해 사탄을 단검으로 찔러 승리했다.


"시뮬레이터 접속 해제."
오더 매치가 종료되고, 현실로 돌아온 나를 반긴 건 메일 한 통이었다. 수신자는 아까 오더 매치로 맞붙었던 오메르의 주임이었다.

메일의 내용은 이랬다.

"할 말이 있다. 만나고 싶으니, 내일까지 올드 피스 시티로 와라."








****
(프롤로그 제외)3~5부작으로 기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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