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들. 나는 요즘 내가 @는 아닌지 의심하고 있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쭉 적어볼건데 .. 좀 길지만 한 번만 봐줘

1. 잡생각, 망상

머릿속에 오만 생각이 끊임없이 들어. 노랫소리도 배경음악처럼 깔릴 때도 있고.

이 생각 하다가 저 생각 하다가 또 다른 생각 하고. 어떤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를 때도 있고.

그래서 자기 전에도 잡생각 엄청 하고. 수능 볼 때도 잡생각 때문에 비문학이 좆나 안 읽히더라. 이건 그냥 내가 멍청한건가?;;

피해망상적인 생각도 많이 함.

밤길 걷다가 사람이 보이면 나도 모르게 "저 사람이 나를 공격하면 어떤 식으로 방어해야하지?" 라고 생각하고 싸우는 장면을 상상함.

그리고 예전에 잘못했던 것들이 자꾸 떠올라.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하면서 죄책감에 시달려.

2. 시선 의식

어릴 때부터 확실히 느낀건데 남들의 시선을 항상 의식함.

무대증후군 이런건 아닌거같은데..;;

어딜 가든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보일지 생각을 함.

내 눈으로 보는 POV가 하나 있고, 남들한테 보이는 나의 모습이 같이 보임.

3. 미루기

-어릴 때 햄스터를 키웠었는데, 다들 알다시피 애완동물 키울 때는 집도 청소해주고 뭐 여러모로 신경쓸게 많잖아?

나는 그걸 잘 못했어. 밥주는 것도 미루고 물 갈아주는 것도 미루고. 집 청소해주는 것도 미루고.

내가 그냥 게으른 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다음부턴 잘해야지. 내가 왜이럴까?" 라는 생각을 수백 번 해도 저 미루는 건 안 고쳐지더라.

-공부할 때도 그냥 끝까지 미뤘어.

역사같은 암기과목은 그냥 너무너무 하기 싫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그래도 뭐라도 해야겠다고 싶어서 눈으로 훑어보기만 했지.

근데 멍한 채로 계속 읽는 다고 머릿속에 남을 리가 있나. 그렇게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다가.. 소단원 한개인가 두개를 못 외웠어.

중간고사 당일, 과목 시험 중간에 뭐 점심시간이었나? 아무튼 한시간 반이었나 한시간 정도 남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미친듯이 중얼거리면서 모조리 외우고 시험을 들어갔어 . 진짜 이 정도로 나는 미루는 게 심했어. 꾸역꾸역 조금씩 하다가, 항상 마지막 파트는 미룬 다음에 전날 새벽에 외웠어.

왜 그렇게 하기 싫었을까? 생각해봤는데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미루게 되더라.

지금은 대학생인데 그냥 과제하는 것도 존나 싫고 다 미룸. 다 하루 전에 함.

-생활 습관

그냥 안 미루는 게 없음. 택배 온 거 한달 넘게 안 뜯어본 적도 있고. 병원 가야겠다고 생각해놓고 두달 세달 미루고.

기숙사 방에서 컵라면 처먹고 버리러 가는게 귀찮아서 박스 안에 국물까지 있는 채로 넣어놨다가 그거 한 5~6개 모인 다음에는 곰팡이 피더라.

그 뒤로는 노력했지. 로비에서 먹고 바로바로 나가서 분리수거하려고 했어.

-시간 약속

이때까지 씻고 챙기고 나가면 딱 맞겠지? -> 항상 5분 10분 늦음.

그래서 나는 차라리 약속시간보다 훨씬 일찍 가서 혼자서 기다리기도 했음.

4. 일처리

알바를 하는데 일을 좀 못 했음.

A라는 일을 하다가 중간에 B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오잖아?

그럼 나는 그 B를 마치고 A는 유기했음. 그냥 그 A라는 일이 있었다는 걸 생각 자체를 못했음.

그리고 어떤 일을 하려다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안되면, 좆같아서 아예 하기가 싫어짐.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고. 항상 모 아니면 도.

5. 꼼지락대기 , 집중 못함

다리 떨고, 손가락 발가락 꼼지락 거리고. 괜히 쇄골 쪽에 옷 닿는 것도 기분 이상해서 티셔츠 잡아댕기고.

카페 가면 항상 휴지나 빨대 포장지 찢고 꼬고 조각내고.

어릴 때는 과잉행동도 좀 뚜렷하게 있었고..

사람이랑 대화하려면 ㄹㅇ 엄청 집중해서 들어야 하고.

청력에는 문제 없다는데 가끔 사오정처럼 사람 말 이상하게 들을 때도 있고. 들어도 말귀 못알아먹을 떄도 있고.

아 좆같다.

한가지에 진득하게 집중을 못하겠어. 책 읽을 때도 자꾸 문장을 건너 뛰어서 읽고. 분명 읽었는데 뭔 내용인지 잘 기억도 안나고.

이런 증상이 계속 있으니까.. 뭘 시작을 하려고 해도 끝까지 끝마친 적도 없어. 내가 좋아하는 외국어 공부 해보려고 해도 집중 안돼서 때려치고.

방도 존나 더럽고 빨래도 쌓여있는데, 가끔 치우고 뿌듯해하지만 그때만 그렇고 다음에도 똑같이 되더라.

그냥 진짜 아무것도 할 마음이 들지가 않아. 예전에 재밌었던 게임도 재미없고..

수업 끝나면 기숙사 가서 누워가지고 유튜브 보거나 잠만 잔다. 학교 수업도 집중도 안되고 재미도 좆도 없고.

본가 와도 아무것도 안해. 그냥 밥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음악만 듣고. 그러다가 기분 우울해지면 그냥 침대에 누워서 계속 잠만 잔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뭔가 해보려고, 바뀌어보려고 노력해봤었는데. 게임도 끊고. 음란물도 끊고. 잡생각 최대한 안 하고 그냥 행동하려고 했었고.

근데 안 바뀌더라. 그래서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 어차피 해도 안 될 건데 왜 해?

정신과를 가봐도 그냥 불안하고 우울해서 인지기능이 떨어진 것 뿐이라는 식으로 말하더라.

애초에 불안하고 우울한게 저거 때문인데. 인과관계가 뒤바뀌었는데 대체 왜.. 우울증 약만 쳐주는거야?? 아 좆같다.

ADHD면 공부를 잘 할 수 없다면서. 그럴 리 없대. 아 좆같다 씨발.. 아..

반수해서 대학 옮겼는데, 원래 대학에서 내가 무기력했던 거는 전공이 적성에 안 맞아서 그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수했는데. 여기에서도 달라지는 건 없더라. 다들 적성 이런거 개의치 않고, 하기 싫은 것도 척척 해내는데. 왜 나만 병신같은걸까?

다른 사람들은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는데 왜 나는 그 둘 중 아무것도 못하는걸까? 왜 기숙사에서 음악만 듣는걸까? 씨발 그냥 사는게 좆같고 외롭다..

좆같다 그냥... 시간 버린거같고.. 사람들도 좆같고..

저 ADHD 맞을까요.

다음주에 풀배터리랑 CAT 하기로 했는데 ADHD 아니라고 하면 진심 자살하고 싶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