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지...

참고로 나는 무로맨틱 무성애임
연애도 해본적 없고, 살면서 누군가에게 설레거나 해본적 없고
그냥 성격이 잘 맞고 오래 지낼수록 친구로서 좋아하는 편임
막 두근거리고 항상 누군가가 생각나거나, 스킨십을 하고싶거나
이런 느낌을 살면서 한번도 느낀적이 없음

예전에 사귄 친구도 무성애자인데 몇년동안 친하게 잘 지냈음
성격도 잘 맞고 취미도 같고 솔직하고 순수한 친구라 나도 이 친구를 매우 좋아함
근데 최근에 친구가 나에게 고백했는데
오래전부터 나를 정말로 좋아했다는거야
들으면 들을수록 이 친구가 느끼는 좋아함과 내가 생각하는 좋아하이 다른것 같음...

나랑 함께 있을때가 너무 행복하고
안보면 항상 생각나고 두근두근하고
같이 손을 잡고 포옹하고 싶고
내가 다른 친구랑 같이 있으면 너무 질투가 나서 우울하고
살면서 나만큼 좋아해본 사람이 없다고 함

나도 이 친구가 정말 편안하고 좋은데
막 함께 있을때 너무 행복하고 안 보면 항상 보고싶고
이런건 딱히 느껴본적이 없어서 이 친구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건지 감이 안옴
혹시 나한테 성애를 느끼는건가 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듯함
나와 키스하거나 관계를 갖는걸 원하는건 아니라고
그건 본인도 좀 거부감이 드는것 같다고 함...

나는 친구의 고백에 딱히 당황하지는 않았고
나를 이만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것이 내심 굉장히 기뻤음
그런데 내가 친구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게 아쉬움

나는 이 친구가 인생에서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친구가 원하는건 가능한 다 해주고 싶음
친구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같이 말해주고, 스킨십이나 애정표현을 해줄수 있다고도 생각함
나도 친구를 좋아하니까 그게 어렵지 않을것 같음
성적인 접촉에 딱히 거부감이 있지도 않음
그런데 그렇게 한다고해도 겉으로의 연기일 뿐이고, 나 자신은 사실 아무 느낌이 안 들것 같음

나는 이 친구가 행복했으면 하고, 앞으로도 계속 같이 잘 지내고 싶고
친구가 기쁨을 느끼면 나도 행복할것 같은데
내가 친구를 좀더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스스로의 진심이 아닌 애정표현을 해주는 것은
친구의 마음을 기만하는 것일까

사랑이란게 뭔지 모르겠음
내가 느끼는 감정은 역시 사랑이 아닌건지...
친구의 감정에 열렬하게 보답해주고 싶은데
내가 진심이 아니라는게 너무 아쉬운 느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