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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무성애자인데도 탑수술 같은 거 한사람 있냐? 없으면 인생사라도 듣고가줘라앱에서 작성

ㅇㅇ(211.178) 2022.03.23 02:53:41
조회 1120 추천 9 댓글 13
														

성소수자 관련 커뮤니티가 처음이라 두서없어도 ㅈㅅ


어릴때부터 남자애들이랑 놀고 몸싸움하고 칼싸움하고 다녔다. 관심사도 아이돌 화장품 이런거보다 게임 격투기 총이었고.

당연히 커가면서 위화감이랑 정체성 혼란을 겪었음. 내가 원래 어울리던 성별 애들하곤 이성이기 때문에 완벽히 어울리지 못했고 동성 친구들하고는 관심사도 성격도 ㅈㄴ달라서 어울릴 수조차 없었음.

속옷이 불편해서 난닝구만 입고 그거 가리려고 학교서도 한여름에 두꺼운 긴팔 사복 겹쳐입고 가방 메면 드러나는 몸매 형체 구분 못하게 새우등으로 다녔다. 게임을 즐기긴 했지만 겜창수준은 아니었는데 자세 때문에 질문 받으면 게임 때문이라고 둘러대다 보니까 어찌어찌 진짜 겜창 되더라 ㅋㅋ

체형은 긴팔이랑 자세로 가리고 운동 좋아해서(운동 잘하면 이성이라도 무리 잘 끼워주더라) 하다보니 저절로 근육은 붙었다. 여잔데 거의 남자같은 특이한 놈 컨셉으로 무리에 섞였다. 걔네가 나를 다른 성별이라고 인식 못하도록 존나 애썼다. 대충 이걸 패싱이라고 하던가? 초반에는 그걸로도 문제없었다. 남자애들 무리에 키작은 놈 한명 껴있다고 여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나도 초반엔 그걸로 만족했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성장기가 되니까 다들 쭉쭉 크는데 내 키만 좆만했다. 아이키커 키쑥쑥 별 좆같은거 다해보고 영양제도 먹어봤는데 키가 작았다. 나름 중성적인 얼굴에 모호한 체형이라 이성 무리에 껴도 위화감이 없었는데 성장할수록 키 때문에 다 티가 났다. 하다못해 160만 되었어도 속일 수 있었을텐데 진짜 개좆만했다.

다들 몸집은 커지고 변성기가 왔다. 개좆만이 ftm의 패싱에도 한계가 왔다. 그래도 안간힘 다 써서 인싸 무리까진 아니더라도 반에서 중박 위치쯤 가는 무리에 섞여서, 수학여행도 수영수업도 잘 피해가면서 진짜 간당간당하게 계속 패싱하면서 살았다.

아마 이때쯤 처음 무성애자에 대해서 알았다. 연애적인 의미의 이성(남성)은 내게는 동성들이 으레 생각하는 동경의 대상이었고, 그렇다고 신체적 성별이 같은 여성들에게 끌리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하도 패싱에 애를 먹은 터라 신체적 성별의 고유 체형이나 생리현상을 혐오할 정도가 되어서 같은 성별은 혐오스러웠다.

나는 ㄹㅇ 연애는 생각도 안 해봤다. 아 야스하고 싶다를 외치면서도 딸딸이 한발 뽑으면 해결됐으니까. 사람들은 야동 보면서 박거나/박히는 역할에 이입해서 친다는데 여지껏 나는 이입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진짜 하는 것처럼 나를 이입해봤는데 ㅈㄴ역겨웠다. 키스같은 거 서로 체액은 왜 교환하는지 모르겠고 걍 사람이랑 한다는 거 자체가 끔찍하더라

그래서 나는 무성애자(낭만적 무성애 아니면 오토코리섹슈얼)이겠거니 했다. 난 세상에 게이 레즈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성소수자도 찾아보니까 여러 세분화가 있더라.

고등학교는 일부러 남초 갔다. 진짜 존나편했다. 이때가 제일 재밌고 즐거웠다. 그런데 문제를 다 넘긴 줄 알았는데 아니었더라.

나는 중학교때 어울렸던 애들(중박 무리)랑 계속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었다. 각자 다 다른 고등학교로 갔는데 단톡방도 여전히 활발하고 한두달에 한번씩은  모여서 놀았다.

여기서 사건이 터졌다.

평소처럼 잘 놀고 헤어지는데 근데 ㅅ발 그중에서도 가장 친하고 편하게 생각했던 이성친구(ftm으로 정체화하고 있던 내가 느끼기에는 동성친구였음)가 나한테 고백을 박았다.

진짜 개 ㅅ발 혼란스러웠다. 내 딴에는 동성처럼 ㅈㄴ 편하게 대해주고 절친이라 그랬던거라고 느낀 게 ㅅ발 죄다 상대 연애감정에서 비롯된 거였더라.

물론 그렇다고 우리한테 친애의 감정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나도 그건 안다. 그런데 하이파이브하거나 복싱연습하고 몸통박치기 장난치던 게(=내게는 동성끼리의 장난이었고, 다른 애들은 이성간의 신체 접촉에 조심스러워져서 받아주지 않는 면이 있었는데 얘는 없어서 동성으로 받아들여진 거라고 내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더 편해졌을지도 모름) 상대 입장에서는 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까 나(이성)와의 신체 접촉에 거리낌을 느끼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하니까 ㄹㅇ 좀 좆같더라.

그래도 호감은 있었으므로 받아줬다. 내가 밤새 머리를 쥐어 싸매가면서 고민하다가 부모한테도 안한 커밍아웃(내 정체화 문제, 스킨십 문제, 아주 만약을 가정한 나중의 미래까지 포함해서)을 했는데 상대도 정말 진지하게 괜찮다고 답해줬다.

당연히 나는 존나 중요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10년넘게 누군가에게 성애의 감정을 가져보지 않은 모쏠병신아다가 연인으로서의 호감과 친구로서의 호감을 구분할 수가 있겠냐는 사실을 말이다.

시도때도 없이 잘 있냐 뭘 먹었냐 잘 자라 카톡이 오고 전화가 오고, 낯간지러운 말들이 왔다. 처음에 거부감이 심하게 들었는데 난 내가 이런 애정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줄 알았다. 물론 진짜로 그런 근질근질한 분위기를 못 참는 성격 탓도 있겠는데 근데 ㅅ발 갈수록 혐오감만 미치게 들었다.

뭐 연인이라고 해서 별 달라지는 게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내가 편하다고 생각해서 호감을 느낀 친구로서의 관계는 사라진 거였다. 당연히 서로 마음을 나누는 연인의 관계가 됐으니까ㅋㅋ

이때 진짜 미치는 줄 알았다 ㄹㅇ 내 절친은 사라지고 웬 불편한 연인이 나타났으며 연락 한 번 받을 때마다 심장이 아팠음. 지병도 없고 뭣도 없는데 심장이 욱신거려서 잠을 못 자겠고 시도때도 없이 두통이 오고 집중이 깨졌다. 이런건 드라마나 웹툰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진짜 있더라.

관계는 일주일도 못 갔다.

게임 한다고 연락 씹고 잔다고 연락 씹고 오는 연락은 없으니 일방통행인 연애가 뭐가 됐을지는 뻔했다. 고백 받아준 놈이 차버린 꼴이 될까봐 일부러 질질 끌었는데 마음이 없다는 건 상대가 먼저 알아차린 것 같더라. 결론적으로는 더 심한 짓을 한 거였다.

솔직히 여긴 200% 내 과실치사더라.. 고백하고 커밍아웃 돌아왔는데 괜찮다고 진지하게 답해주는 사람이 과연 세상에 몇이나 있겠냐

서론이 좀 길었는데 어쨌든 이 사건 이후로 좀 뼈저리게 깨달았다. 나는 누구랑 연애하는것도 야스도 싫고 가끔 치킨이나 뜯고 딸딸이나 치면 족하다는 걸

근데 뭐 앞으로도 내 성향은 신체적 성별과 반대쪽에 치우쳐져 있을 거고 내가 아무리 조심한다 하더라도 서로 신체적 성별이 다른 이상 이성적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일이 없도록 성기까지는 아니더라도(부작용 많더라) 가슴까지는 수술하고 싶어서, 혹시나 나같은 놈들 있나 싶어서 궁상맞게 썰 풀어가며 물어봤다.

긴글 읽어줘서 고맙다. 사실 이런 질문은 트랜스젠더 갤러리 같은 데 하는 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한데.. 제일 초반에 말했다시피 이런 커뮤니티가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 불편하면 바로 지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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