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술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심지어 아빠 군대에서 후임이 써준 편지에도 술끊으라 했더라

아빠 쪽 가족 다 술 때매 뒤졌다

사람 새끼들이 아님. 할아버지 술처먹고 가정폭력하다가 뒤짐, 큰 할아버지 술처먹다가 뇌졸중와서 뒤짐 작은 아빠 당뇨병에 발가락 짤라도 술담배 못 놓고 뒤짐 큰 고모 술처먹어서 이혼당해 놓고 그놈에 술만 처먹어서 아들 얼굴도 못보고 비명 횡사하고 또 나머지 한명은 추석 때도 혼자 새벽에 일어나서 소주 한 병 쳐 마시고 자더라 자식새끼 하나 술 처먹다 위에 빵꾸나서 뒤졌는데도

우리 아빠 뭐 좋은 사람인 부분 있지.

나 항상 좋아하고 내가 하는 일에 뭐라한적 없어

근데 사람이 소통이 안돼.

무슨 말을 하면 대답하기 20초 걸려, A를 얘기하면 D J C를 얘기해. 난 이게 술 때문에 뇌가 망가져서 그런거같아. 그래서 소통이 안돼니깐 서로 말을 안해 그래서 외로웠나봐

근데 30년동안 술먹고 비틀거려

정신과도 데려가봤어. 의사가 아빠한테 잘해달래. 씨발 존나 잘해줬어 외로워서 그런가 보다 하고 주말에 운동도 하고 이쁜 말 하고 전화 맨날하고 근데 어디서 또 술처먹고 들어오더라 비틀비틀 걸으면서

내가 제일 화나는 건 그거야 술 끊기 힘들겠지 매일 마시던거 근데 씨발 좀 같잖은 거짓말은 안해야 될거 아냐. 20년을 넘게 그만 마시라 건강 안좋아 진다 하면 뭐하냐고 매번 엄마가 이혼하자는 말듣고 "이젠 달라질게" "앞으로는 안마실게" 눈물 흘리면서 말하고 끝이야

이 생활에 우리 가족은 너무 지쳤어. 가장이란 사람이 무릎꿇고 빌었음에도 안지키는 그 모습이.

오늘은 그 정도가 너무 심했어.

오늘은 아예 제대로 걷지를 못하더라. 뇌졸중 같아서 119 불렀다. 의사가 소뇌로 가는 혈관 막혀있을 확률 개높대 입원하자는데 끝까지 집간다 그래서 데려왔어. 방금 새벽에 문 비밀번호 치는 소리 강제로 문열려는 소리에 일어났는데 문도 못열고 계단에 앉아있더라ㅋㅋㅋㅋㅋ 뭐하냐고 물어봤더니 대답도 없어 담배피러 갔다가 문 못열고 들어온거야

그냥 말했어 뭔 자신감으로 입원 안했냐고 뭐가 대체 괜찮아서 집으로 다시 왔냐고 나 이제는 자신 없다 오늘 치료 안할 거면 앞으로 얼굴 안보면서 산다 말했어.

당장 다음 주에 여행갈라고 예약해 놨는데 다 취소했어

내가 떳떳한 아들인가? 아니야 마음 한켠에서 이씨발새끼야 효도도 제대로 못해놓고 니가 할소리야? 라는 생각이 존나게 들어. 가슴아파. 내가 더 관심을 가졌어야 했나, 너무 모질게 대했나. 모르겠어

술 적당히 먹으면 누가 뭐라 그래 감당할 수 있을 정도만 마시면 되지.
혼자 살면 누가 뭐라그래 존나 마시면 되지

근데 가정이 있고 정말 소중하면 그만 마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