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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1888]아테네의 우리 장군님-02

Edd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30 12:18:47
조회 414 추천 18 댓글 8
														
파트라는 그리스 내에서는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였다. 펠로폰네소스 반도 내에서는 가장 큰 도시였고,

인구 수로 치면 그리스 왕국 내에선 아테네 다음으로 가는 대도시였으니.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작은 도시에 속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런 목가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인 듯 하다.

떄는 1903년, 내가 15살이 되는 해였다.

[아테네의 우리 장군님 : 2화]

그 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집에 틀어박혀 망할 문학 공부를 하면서도 동시에 어떤 사업을 해야 성공할 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개같은 문학 공부 같으니, 내가 전생에도 공부로 개고생을 했는데 또 공부를 해야 돼?”

사업으로 성공만 하면, 일단 이런 고생에서도 좀 편해질 수 있을 텐데….

일단 가장 좋은 아이템은 군수품이다. 과거 역사책에서 봤을 때, 철조망을 만든 회사는 어마무시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봤었다.

하지만, 사업 기반이 없는 이상, 그런 거대한 사업을 벌이기는 무리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양복점을 하는 재단사였는데, 나를 포함해 가족 4명을 먹여살리기엔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철조망 사업 같은

거대한 사업을 벌이기에는 아무래도 형편이 벅찼다.

그렇다면, 철조망 사업을 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을 쌓을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하는데…, 뭐가 있을까?

“아…, 안 그래도 문학 공부 때문에 머리가 아픈데, 이것까지 생각하니까 터질 것 같잖아.”

그 때,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도니스, 밥 먹으려 내려오렴!”

“예, 알았어요.”

휴, 잠시 이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시간이 생겼구만.

오늘 저녁은 파솔라다(Pasolada). 강낭콩을 토마토 국물에 넣어 익힌 수프이다. 그리스에서는 굉장히 흔한 서민 음식이고,

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 때, 갑자기 아버지께서 문을 활짝 열고 신난 모습으로 들어왔다.

“이얏호! 오늘 아주 큰 월척을 잡았단다! 안도니스!”

“에휴…, 또 쓸모없는 발명품이겠죠.”

“얘, 아버지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우리 아버지, 미할리스 키오니다스는 괴짜 중의 상괴짜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발명품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재단사인 주제에 취미가 이상한 발명품 만들기일 정도이니.

아니 아버지, 그럴꺼면 재단사가 아니라 발명가를 하지 그러셨어요.

“발명품이 아니란다! 바로 미국산 청바지란다!”

“청바지?”

“우리 도시에 놀러온 미국인 관광객에게 어렵게 얻은 건데, 보렴! 엄청나게 질기고 튼튼하지 않니?

미국인들은 벌써 이걸 상용화해서 쓰고 있다고 해! 이런 섬유로 옷을 만든다면 자주 재단할 필요도 없단다!”

“예에….”

“여보,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밥이나 먹어요.”

하긴, 이 시대 사람들에게 청바지는 꽤 희귀한 물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바지…, 청바지나 팔아볼까? 그래도 지금 시대엔 보급화가 덜 되있으니까 공장 사람들에게 꽤나 잘 먹힐수도….

그런데…, 청바지인데 지퍼가 없네. 단추로 매는 건가?

지퍼…, 지퍼?

순간, 스스로의 아이디어를 주체하지 못한 나는 크게 소리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맙소사! 그래, 바로 그거야!”

“깜짝이야! 안도니스! 갑자기 무슨 일이니?!”

“어머니, 밥은 좀 있다 먹을게요!”

“안도니스!”

나는 무작정 내 방으로 올라간 뒤, 공책을 펼쳤다.

세상에, 이건 진짜 대박을 거둘 수 밖에 없는 아이디어였다.


다음 날이었다.

“아버지! 이것 좀 잠시 보세요!”

“음? 안도니스, 양복점까지는 무슨 일이니? 혹시, 너도 저 청바지에 관심이 생긴 거니?”

아니, 이 망할 아버지야. 청바지를 가게에 대놓고 달아놓지 말란 말이야. 무슨 독수리 장식이야?

“그…, 그게 아니고, 이거 같이 만들어 줄 수 있어요?”

“뭘 만들어 달라는 거니? 음…, 이건 희안한 장치로구나. 어디다 쓰는 거니?”

“바지나 신발에 붙이는 잠금장치로 쓰는 거에요!”

“호오,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건지 알려줄 수 있겠니?”

“이렇게, 손잡이를 왔다 갔다하면서 

“확실히, 그런 방식이라면 정말 편리하겠구나. 쓸데없이 끈 같은 것들을 사용할 필요도 없겠어. 좋아! 한 번 같이 만들어보자구나.”

“정말이죠? 약속한 거죠? 역시 아버지가 최고에요!”

“하하, 이 녀석, 그래. 드디어 아버지를 존경하기 시작했구나!”

아니, 그것까진 아닌데. 뭐, 그런 걸로 치죠. 흐흐.

어쨌든, 지퍼야말로, 나의 원대한 사업 플랜의 시작이었다.


아버지는 내게 초안을 건네받은 뒤, 재단사 일이 끝나면 나와 같이 그 부품을 만드는 데에 시간을 기울이셨다.

나도, 학교가 끝나면 아버지와 함께 지퍼를 만드는 데 시간을 기울였다.

솔직히 이렇게 열정적으로 해주실 줄은 몰랐는데…, 역시 이럴 때 보면 꽤 존경스러운 분이긴 하다. 좀 괴짜 성질만 버리면 좋을텐데.

그리고, 1달 뒤의 일이었다.

우리는 진짜로, 지퍼를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크기가 조금 크긴 했지만…. 뭐 어때.

아버지와 나, 우리 둘은 지퍼를 각각 가죽신발과 바지에 바느질해 달아보았고, 그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이 정도면…, 손님들에게 내놓아도 무리가 없겠구나!”

“이제, 특허를 내는 일만 남았네요.”

“특허? 굳이 그런 걸 내야 할….”

“반드시, 반드시 내야 한다니까요! 이건 대박 사업 아이템이니까요!”

“허허, 녀석. 알았다, 알았어. 특허를 내려면 아테네까지 가야 하는데, 곧 출장을 아테네까지 가니까 그 때 신청해주마.

그나저나, 벌써 기대되는구나. 이 지퍼란 걸 이용하면, 양복점 사업이 더 성행할 수도 있겠어.”

“당연하죠. 누가 만든 아이템인데.”

그러게, 진짜 누가 만든 아이템인데, 성공 못하면 에게 해 앞바다에 뛰어든다니까?

이후 아버지의 양복점은 이전보다도 훨씬 더 성행했다. 어느 정도이면 파트라 전체에 그 명성이 퍼졌을 정도이니까.

우리는 지퍼를 또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 창의의 나래를 마음껏 펼쳤고, 그 부산물들로 지갑, 바구니, 필통 등 여러 물품들에

지퍼를 도입해 팔아먹었다.

사업은 매우 호황이었다.

하지만, 내 계획에 따르면, 사업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옛말에,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했던가.

우리의 두 번째 무대는, 바로 그리스 왕국의 수도, 아테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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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설인데 많은 댓글과 추천 달아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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