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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방과 후 상왕 라이프 -24-

ㅇㅇ(14.48) 2021.05.13 21:36:19
조회 1108 추천 21 댓글 14
														
"대상왕 전하! 소인은 안평대군의 문객인 안견이라고 하옵니다. 현재 대군의 목숨이 노려져 그 위태로움이 경각에 이르렀는데도 마땅한 대책조차 없는 실정이옵니다! 감히 청하옵건대 대군을 살려주시옵소서!"



가까스로 허락을 받고 인덕궁에 들어오자마자 엎드려 통곡하는 안견을 본 이방과가 급히 그를 일으켰다.



"자, 일단 진정하시구려. 날이 추우니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오. 자세한 얘기는 안에서 나누도록 합시다."



꺼이꺼이 통곡하는 안견을 부축하다시피 한 이방과는 그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이방과와 함께 차를 마시고 있던 탄피대사는 눈치 빠르게 찻잔 하나를 더 꺼내왔다.



"안 공, 이걸 마시도록 하시오. 따뜻한 녹차요. 마음을 진정시키는데는 이거만한 것도 또 없소이다."



"화, 황공하옵니다..."



뜨거운 차를 후후 불고 한 모금 들이킨 안견은 확실히 아까보다는 차분해진 기색이었다. 눈물을 닦은 안견은 다시금 이방과에게 절을 올렸다.



"송구하옵니다, 대상왕 전하. 아까는 소인이 감히 못볼 꼴을 보여드렸나이다. 그저 안평대군이 위기에 처했음을 알리는데만 급급하느라 결례를 범했사옵니다."



이방과는 하하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오. 오히려 용 그 아이에게 그대처럼 충실한 벗이 있음을 알게 되어 나 역시 기쁘구려. 무릇 진정한 우정과 충심은 위급한 순간에 더 빛을 발하는 법이니 말이오."



"과찬이시옵니다. 소인은 그저 부족한 솜씨로나마 붓을 끄적거리는 한낱 그림쟁이일 뿐이옵니다."



서로 인사치레를 마친 뒤 본론에 들어갔다.



"용이가 흉수에게 노려지고 있다는 소식은 나 역시 들었소. 하나 주상께서 금군까지 파견하시어 용이의 집을 지키게 했으니 한시름 덜었다 싶었는데 안 공이 이리 찾아온 걸 보면 그것도 아니었던 모양이오?"



"그렇사옵니다. 실은 간밤에..."



안견이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을 늘어놓자 이방과는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럼 흉수가 용이의 코 앞까지 다녀갔단 소리 아니오? 금군이 그렇게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는데도 말이오!?"



"예, 대상왕 전하..."



"허어...!"



'아무리 용이가 졸고 있었다지만 바로 코 앞의 인기척조차 못 느꼈다니...!'



안견의 대답에 이방과도 헛웃음을 흘렸다. 사방에 깔려있는 금군을 피해 소리없이 안평대군의 방에 잠입해 자신이 다녀갔음을 알리는 표식을 남기고 감쪽같이 사라질 정도면 분명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이렇게 되면 금군조차도 무용지물이란 소리가 아닌가! 아니면...'



"혹 저택에 배치된 금군 중 흉수와 내통한 자들이 있는 건 아니오?"



이방과의 물음에 안견은 눈을 크게 떴다.



"서, 설마 그렇겠사옵니까? 대군의 저택에 배치된 병력들은 모두 주상 전하께서 특변히 엄선한 자들이옵니다. 어찌 사특한 무리들과 내통하였겠사옵니까?"



"흠..."



하긴 명색이 왕의 숙부가 암살 위협을 받고 있다는데 어중이떠중이들을 보냈을 리가 없었다. 금군 내에서도 충성심과 실력이 입증된 자들만으로 가려 뽑았을 터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주상께 이를 알리기는 해야겠군!'



이방과가 한창 생각에 빠져있을 때 안견이 넙죽 엎드렸다.



"대상왕 전하, 부디 대군을 도와주시옵소서! 작금 이 조선 땅에서 무용으로는 감히 비길 자가 없으신 대상왕 전하만이 대군을 구해주실 수 있사옵니다!"



그렇잖아도 종손 이용의 목숨이 노려지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부터 그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던 이방과는 흔쾌히 끄덕거렸다.



"좋소! 어떤 놈이든 간에 내 요절을 내주리다. 감히 왕가의 일원을 건드리고도 하늘 아래 감히 목숨을 부지할 수 없음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오!"



"오오! 대상왕 전하, 망극하옵니다!"



그제서야 안색이 밝아진 안견은 거듭 고개를 조아리며 사의를 표했다.



"안 공은 먼저 용이의 집에 가 있도록 하시오. 나도 준비를 마치는 대로 출발하도록 하겠소이다."



"예, 전하. 그럼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안견이 방에서 나가자 탄피대사가 이방과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전하께선 직접 나서실 모양입니다?"



"놈들이 겁도 없이 이 나라의 대군을 건드린 이상 이건 우리 왕가의 문제올시다. 내 비록 이름뿐인 상왕이라 하나 왕실을 능멸한 놈들이 두 발 쭉 뻗고 자는 꼴은 못 보오. 내가 놈들을 영원히 재워버린다면 모를까."



안 그래도 의미심장한 말이 거구의 상남자인 이방과의 입에서 나오니 그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여느 사람이라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숨소리조차 크게 못 내고 압도당했겠으나 탄피대사는 허허 웃었다.



"그럼 며칠 뒤에나 돌아오시겠군요. 그동안은 소승이 혼자 집을 보게 생겼으니 꽤나 적적하겠습니다."



"놈들이 언제 오느냐에 달린 일 아니겠소? 고작 며칠 걸릴지, 아니면 한몇 달이나 걸릴 진 놈들 마음이니 말이오."



마치 금방 돌아오게 될 걸 알기라도 하는 듯한 탄피대사의 말에 이방과가 의아해하며 답했다.



"소승의 소견으로는 진범은 며칠 내로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그간은 안평대군이 집을 비우고 있었던 터라 실상 그들이 대군을 상대로 직접적인 행동에 나선 건 안견이란 시주가 말한 간밤의 침투가 처음이라 봐야 할 겁니다. 이제 자신들의 존재도 확실히 각인시켰으니 조만간 다시 나타날 수밖에 없지요."



"흥, 놈들이 빨리 나타날수록 그만큼 일이 더 빨리 끝난다는 뜻이니 나로서는 잘된 일일 뿐이오! 그럼 다녀오리다."



벽에 걸려있는 환도를 집어든 이방과는 최승을 대동하고 이용의 집으로 향했다.



******



안평대군 이용 역시 이방과의 방문을 반겼다. 처음에는 자신과 상의도 없이 이방과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안견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던 그였지만, 불안하던 차에 종조부가 아군이 되어주니 천군만마를 얻은 듯 안심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던 것이다.



"소손이 불민한 탓에 종조부님을 번거롭게 해드렸으니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이용의 말에 이방과는 손을 내저었다.



"아니다. 잘못은 비열한 술수로 남의 목숨을 노려대는 간악한 것들에게 있으니 어찌 네 탓이겠느냐? 이제 내가 왔으니 안심하거라."



"정말 감사드립니다, 종조부님."



이방과의 말을 듣고 그나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는지 이용은 그제서야 살짝 미소를 지었는데, 그럼에도 안색이 어두운 것이 그가 지금 얼마나 심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지 잘 나타나 있었다.



"간략한 얘기는 안 공에게 들었다만, 흉수가 남겼다는 표식들을 직접 보고 싶구나."



"물론입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이용의 안내를 받아 방에 들어선 이방과와 최승은 눈앞의 광경에 저도 모르게 눈쌀을 찌푸렸다. 갈기갈기 찢긴 종이들과 벽장문을 비롯한 목재 가구들 여기저기에 날카로운 무언가로 깎아낸 듯한 흠집들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이거...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것 같습니다요."



최승의 말에 이방과도 묵묵히 끄덕거렸다. 그는 다가가 흠집을 손으로 만져보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대체 무슨 도구로 긁어야 이런 자국이 남을 수 있는 거지...?'



전장을 누볐던 경험 덕에 이방과는 상처나 흠집만 보고도 그게 무슨 물건에 의한 것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용의 방에 표식을 남기는데 사용된 도구의 종류는 그로서도 짐작이 가질 않았다. 칼이라기엔 절삭면의 단면이 넓은 편이었고, 그렇다고 톱이라기엔 그 크기가 지나치게 작았다.



'흉수들끼리만 공유하는 독특한 도구인 건가...?'



이방과가 표식에 관심을 보이자, 이용이 옆에서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아, 그러고 보니 소손의 집을 조사했던 관리의 말로는 이 표식은 최근 살해된 희생자들의 방에 남겨진 표식들과는 다르다고 했었습니다. 그 관리의 말로는 모방범일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다더군요."



"그랬느냐?"



이용의 말을 듣고 나니 범인의 정체를 더더욱 짐작하기 어려워졌기에 골치 아파진 이방과는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뭐...어쨌든 놈을 잡기만 한다면 일련의 살인사건의 범인들과 관련이 있는지도 알 수 있겠지!'



결론을 내린 이방과는 이용을 돌아봤다.



"오늘부터 당분간은 네 집에서 신세를 져야겠다. 나와 최 집사가 머무를 방을 준비해줬으면 하는구나."



"종조부님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이미 사람을 시켜 준비해놓았사옵니다. 편하게 쓰시지요."



이용의 집에는 평소 여러 문객들이 머물렀던 덕에 빈 방이 많았다.



"잘됐구나. 자, 최집사. 우리 들어가서 한 숨 자세."



"예? 벌써 말이십니까? 아직 해가 중천이온데..."



최승이 어리둥절하여 말하자 이방과가 무슨 엉뚱한 소리 하냐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오늘부터 야간에 보초를 서야하지 않나. 미리미리 자둬야지."



"아! 그렇군요. 소인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렇게 이방과와 최승은 각자 배정된 방에 들어가 푹 자면서 시간을 보냈고, 두 사람이 깨어났을 때는 어느덧 날이 제법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



"자네는 여기 복도에 서 있다가 조금이라도 수상한 기척이 느껴진다면 바로 알리도록 하게."



"예, 대상왕 전하! 소인에게 맡겨주십시오!"



최승에게 지시를 내린 이방과는 이용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용에게는 미리 옆 방에 가 있도록 했기에 방 안에는 이방과 혼자 뿐이었다.



일부러 이불 속에 베개들을 겹겹이 쌓아놓아 마치 사람이 누워있는 것처럼 위장한 이방과는 촛불을 끄고 서둘러 벽장 안으로 몸을 숨겼다. 일순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암순응된 눈은 금방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확연히 분별할 수 있게 됐다.



'자, 이제 남은 건 놈을 기다리는 일 뿐이다!'



놈이 방문으로 들어오려 해도 복도에는 최승이 보초를 서고 있으며, 설혹 지붕을 통해 방으로 잠입한다 해도 벽장에서 튀어나온 이방과에게 제압될 것이며 옆 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용도 가세할 테니 놈은 어느 잠입 방식을 고르든 외통수일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놈은 나타나질 않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허탈해해져 긴장이 풀어지거나 경계가 느슨해질 법도 하지만 그건 이방과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였다.



전장에서는 온갖 책략과 속임수들이 난무하기 마련이었고, 이방과 역시 적들을 기습할 최적의 순간을 잡기 위해 7일 가까이 기약없는 매복에 들어간 적도 있었다. 매복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단연 심리 조절이었다. 너무 바짝 경계하면 부담감으로 인해 정신적 소모가 커서 막상 적이 왔을 때 전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또 너무 풀어졌다간 그건 그것대로 문제였으니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중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고작 하루도 안 지났는데 당장 놈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곤 기대도 안 했다. 지금 조바심 나는 건 내가 아니라 오히려 그놈들이니 느긋하게 걸려들기만 기다리면 될 뿐.'



이방과는 매의 눈으로 방과 문 쪽을 수시로 번갈아 보며 사소한 변화조차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고 있으니 어느새 인시(오전 3시~오전 4시 59분) 쯤 되었을 무렵이었다.



사각사각사각.



조용하던 방 안에 갑자기 무언가를 갉아먹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워낙 작은 소리라 주변이 조금만 시끄러웠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더라면 놓쳤을지도 모를 정도였다.



'응? 아무도 방에 들어오질 않았는데? 그럼 이 소린 뭐야...?'



이방과가 급히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니 이용의 탁자 위에 아주 조그마한 형체 하나가 올라앉아 종이를 갉아먹고 있는 게 보였다.



'저건 또 뭐야? 설마...저놈이 용이의 방을 헤집은 범인이었다고...?'



믿기 힘들지만, 아니 믿고 싶지 않았지만 저 정체불명의 조그만 동물에 의해 신나게 찢겨나가는 종이조각들이 아까 낮에 이용이 보여줬던 범인의 흔적과 완전히 흡사했기에 이방과는 순간 허탈함을 넘어 짜증까지 느낄 지경이었다.



'쥐새낀지 뭔진 모르겠지만...잡아서 확인해보면 저놈이 범인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



결정을 내린 이방과는 언제라도 박차고 나갈 수 있게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보아하니 조그마한 것이 매우 날래보였기에 단번에 잡지 못한다면 두 번의 기회는 없을 것이기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한창 종이를 찢으며 놀던 동물이 두 발로 선 채 앞발로 털을 고르는데 집중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이방과는 소리없이 벽장 문을 열고 나갔다. 그 큰 덩치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만큼 살금살금 다가간 이방과는 대뜸 손을 뻗었다.



'아차!'



하지만 야생의 감이란 것에 있어서는 놈이 한 수 위였던 모양이었다. 순식간에 놈은 펄쩍 뛰어 이방과의 손을 피하더니 요리조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방과는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방 한 쪽에 펼쳐져 있던 이불을 집어들곤 넓게 펼쳐들어 놈의 도주로를 막았다. 비록 놈의 몸집이 작고 날래서 애를 먹긴 했지만 밤눈이 밝기로는 여느 유목민 못지 않았던 이방과는 마침내 놈을 구석으로 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놈이 도망갈 길을 막는데만 집중하느라 이불에 쓸려 탁자가 엎어지는 등 소란이 났기에 복도에 있던 최승과 옆 방에 있던 이용도 이 소리를 듣곤 무슨 사달이 났다고 여기고 급히 방문을 열고 달려 들어왔다.



"대상왕 전하! 괜찮으시...흐악!?"



앞장서서 들어오던 최승은 별안간 비명을 질렀다. 방 한쪽에서 갑자기 작은 물체가 그의 얼굴로 날아들었던 것이다.



"으아악!"



"왜, 왜 그러나?!"



"바, 박쥐 같은 게 제 얼굴에...!"



안 그래도 깜깜한 곳에서 무언가가 얼굴에 들러붙어 기어다니기 시작하자 최승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고, 뒤에 서 있던 이용도 상황파악이 안된 상태라 허둥지둥하긴 마찬가지였다.



'뭐야? 한 놈 더 있었나?'



분명 이방과 자신이 이불로 칸막이를 쳐서 몰아넣은 덕에 정체불명의 동물은 구석에서 발버둥치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보건대 한 마리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용아! 어서 불을 밝혀라!"



"예, 종조부님!"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잠시 멍하니 있던 이용이었지만 이방과가 지시를 내리자 금방 정신을 차리고 여러 대의 초에 불을 붙였다. 덕분에 방 안은 금방 환해졌고, 세 사람은 두 마리의 작은 원흉들의 모습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이, 이건...!"



"대, 대상왕 전하. 혹시 이거...!"



이방과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렇게 떴고, 최승 역시 자신의 몸에 달라붙어 있는 동물을 멍하니 바라봤다.



한편, 지난 며칠 간 자신을 괴롭혔던 존재의 정체를 알고나자 허탈해진 이용은 자리에 주저앉다시피 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서는 일전에 그의 집을 조사했던 관리가 했던 말들이 맴돌고 있었다.



- 하온데 대감의 방에서 남겨진 표식은 다른 희생자들의 방에 새겨진 표식들과는 사뭇 달랐사옵니다.



- 대감의 방에서 나온 표식들은 날카로운 날붙이 같은 것으로 흠집을 낸 것까진 같았으나 그 솜씨가 투박하고 조악한 것이 다른 표식들과는 전혀 달랐사옵니다.



- 대감의 방을 조사하면서 알게된 건데 천장 한쪽 귀퉁이에 제법 큼지막한 구멍 하나가 나 있더군요.



관리가 했던 말과 현재 상황을 대조해보던 이용은 허탈한 표정으로 허허 웃었다.



"용아, 아무래도 이거..."



"예, 종조부님."



이방과가 조심스럽게 말하자 이용도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합니다. 이건 청서(靑黍)로군요..."



그랬다. 지난 며칠 간 방 안의 종이와 목재가구들을 갉아놓아 이용을 겁에 질리게 만들었던 것은 한 쌍의 청서, 즉 하늘다람쥐였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하늘다람쥐들이 이용의 방을 놀이터 삼아 맘껏 어지르고 이빨 자국을 남긴 것이 최근 도성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는 검계들의 살해 예고 수법과 묘하게 비슷했기에 일어난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



안평대군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흉악한 맹수 청서(靑黍, 하늘다람쥐)를 소개합니다. 사진만 봐도 그 무시무시한 파괴력이 생생히 전달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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