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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성지, 앙주의 청년, 카페의 소녀 (5회)

작은역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01 09:52:15
조회 336 추천 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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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프랑스의 교섭.

 

예루살렘의 왕을 맞이하는 연회가 열린 이후에, 두 왕이 만나 여러 차례의 교섭이 발생했다. 그 중에는 그의 신체 상태가 어떠한지 파리의 의사들이 모두 모여 재검하는 절차도 있었다. 기적적인 일에 가까웠기 때문에 의사들, 심지어 성직자들까지 개입하여 다투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순조롭게 해결되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한번은 왕은 눈을 가린 상태에서 침대에 앉아 있었고 의사가 그의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서 확인하는 절차도 있었다. 무작위의 시점에서 행한 일이었지만 왕은 정확한 시점에 반응을 보임으로써, 병에서 회복되었음을 증명했다.

 

그러한 교섭들의 최종적인 국면이 될 이 자리에는 필리프 왕세자도 참석했다. 4살 차이의 두 남자는 왕이 더 나이가 많았다.

 

그날의 화두로 나온 것은 결혼과 관련한 지참금 문제였다. 루이는 유의미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앙주 가문이 넓은 영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한다면, 카페 가문의 영지는 작았기 때문이었다. 첫 대면에서 일 드 프랑스는 안녕하다고 말한 것도 그 상황을 표현했다. 그런 상황을 감안한 조건을 예루살렘 왕은 내밀어왔다.


 

토지의 형태로 지참금을 요구하지 않겠다니, 그게 정말이시오?”


 

그렇습니다. 대신 제가 성지에서 가지고 있는 영지의 절반은 아녜스 공주의 것이 될 것입니다. 다만, 공주를 보호할 군사적인 지참금은 필요합니다.”


 

설마 성지의 상황 때문이오?”


 

그렇습니다. 사실 최악의 상황이 와도, 성지의 왕으로서 레반트에서 싸울 것입니다. 그러나 아녜스 공주는 사정이 다릅니다. 언제든 다시 파리로 돌아와 안정된 삶을 누려야 합니다.”


 

딸의 안위에 대해 가장 걱정하고 있던 루이의 마음은 여기에서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 그러나 필리프는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원했다.


 

그러면, 프랑스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 주기를 바라십니까?”


 

최소한의 해상 전력을 마련할 수 있도록 프랑스가 돕는 일이오.”


 

여기에서 예루살렘의 왕은 약간의 미래를 읽었다. 프랑스의 차기 통치자가 꽤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걸 말이다. 하여튼, 왕세자는 그걸 증명하듯이 한계를 내밀어왔다. 자신의 가문에 대한 묘한 적대감도 배어들어 있었다.


 

앙주와 다투느라 군사를 보낼 수 없다는 것은 아실 테지요. 더군다나 폐하는 앙주의 일원이시지 않습니까? 우리의 군대를 맡기기는 어렵습니다.”


 

노골적인 말이었다. 그랬기에 루이는 짧게나마 아들의 반응에 염려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런 루이의 반응을 감지한 예루살렘의 통치자는 온화한 태도로 자신의 뜻을 표현했다.


 

그런 입장을 이해합니다. 그러니, 왕께서 프랑스의 군대를 직접적으로 주시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해상 전력을 만들 수 있는 기술자, 용병 등을 고용하여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정말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오? 이 이상을 바라지는 않소?”


 

그렇습니다. 그 이상은 왕께서 편하신 대로 결정하셔도 좋습니다. 어떠십니까?”


 

당장 확답할 수는 없고, 좀 더 의논해보고자 하오. 하루 이틀 시간을 줄 수 있겠소?”


 

그리하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아버지와 그의 대화를 지켜보던 필리프의 마음은 복잡하게 뒤엉켰다. 그것은 약한, 그러나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들이 누려야 할 프랑스의 강력한 세력을 가져간 앙주에 대한 적대심이 최소한 이 왕에게는 작은 호기심으로 누그러지는 것이기도 했다. 필리프는 여기에서 외교 전략을 하나 배우기도 했다. 적대적인 반응에 온화한 반응으로 대응하면서도 자신의 것을 챙길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자신의 성격과는 좀 달랐지만 말이다.



 

 

작가의 말 1 : 버나드 해밀턴의 저서에 따르면, 예루살렘의 해상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긴 해안선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해군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12세기 동안 레반트에서 유일하게 파티마 왕조가 해군을 거느린 이슬람 세력이었지만, 1153년 보두앵 3세가 아스칼론을 함락시켰을 때, 파티마의 함대가 더 이상 새로운 담수 공급을 가지고 시리아 해안을 공격할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바다에 머무르는 것은 비현실적이 되었다. 파티마의 해군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보두앵 4세가 왕이 되었을 때 약 20년 동안 바다로부터 위협을 받지 않아 왔고 그들 자신의 함대를 건조할 동기를 얻지 못했다.”


 

작가의 말 2 : 버나드 해밀턴의 저서에 따르면, 예루살렘의 정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틴에서의 패배와 왕국의 상실은 역사학자들의 견해를 보두앵 4세의 치세에 그림자를 드리우도록 했다. 이것은 당시 사람들이 공유했을 관점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병왕의 신하들은 자신들이 큰 위험에 직면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패배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실제로 보두앵은 그렇지 않았다.”


 

 

-------------


 

 

루이는 아델, 필리프 그리고 왕궁의 신하들과 논의를 열었다. 왕세자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역시 앙주의 사람입니다. 저리 꼼꼼하게 준비한 걸 보며 성지의 진짜 앙주 국왕 폐하라고 확신을 가졌습니다.”


 

짐도 그리 생각한다. 그 이전에 이루어진 교섭에서도 급하게 결혼을 준비한 티는 전혀 나질 않더구나. 심지어 너도 알겠지만 우리가 앙주와의 사이에서 늘 염려하는 부분과 아녜스에 대해 염려할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했더구나.”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폐하의 사위로, 제 매제로 맞이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말 흥미로울 것 같단 생각도 들게 합니다.”


 

그나저나 왕후, 그대는 어찌 생각하시오? 그대도 교섭의 내용을 짐이 전달해서 들었을 테니, 그대도 의견을 말해 보시오.”


 

전 동의입니다.”


 

아녜스 말로는 그대도 마뜩찮아 하던 게 아니었소? 생각을 바꾼 것이오?”


 

폐하, 카페의 입장을 보십시오. 우리는 그 집요한 앙주와 싸워야 합니다. 해서, 딸의 안전을 확실히 맡아줄 인물이 필요하지 어설픈 사람은 쓸모가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그 집요함은 역설적으로는 장점이 될 수 있지요. 더군다나 우리와 이익을 다툴 입장이 아니라는 것도 중요합니다. 훨씬 편안한 상대를 곁에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폐하께서 참전하셨다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아픔을 지니시기도 하셨지 않습니까? 전해오는 정보를 들으니 그분의 군사적 성과는 우수한 수준이었습니다. 우리의 딸이 성지의 왕후가 되어 그 성공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보여줄 한 성공으로 카페의 권위가 강해질 것입니다.”


 

폐하, 저도 그 점에서는 모후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좀 더 편안한 앙주가 필요하다, 그리고 앙주와의 싸움에 진력하기 위해 누이의 안위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 등 말입니다. 물론 폐하께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시겠지만 말입니다.”


 

경들은 어찌 생각하는가?”


 

왕후 폐하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폐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정리하심이 옳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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