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포럼인 쿼라에서 대체역사 관련 질문들 찾아보는데

랜드리스 없어도 소련이 독일 이겼을까? 하는 질문이 있어서 좀 읽어봄. 나도 잘 모르는 주제고 그냥 글 읽으면서, 그리고 관련 비슷한 글들 읽으면서 나온 서양쪽 의견들 소개해줄까 함.

https://www.quora.com/Would-the-USSR-have-lost-to-Germany-in-WWII-without-Lend-Lease-forces-from-the-U-S

2차대전 대역물 보면 댓글에 랜드리스 없는 소련은 ㅈ밥이다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더라.

난 2차대전 쥐뿔도 모르고 최근 내독나없 읽으면서 입문했는데 그 작품에서는 소련이 랜드리스 없이 독일과 붙거든. 대신 독일의 기습공격에 당하지도 않고 풀전력으로 나옴. 그러니까 댓글란에서 랜드리스 없는 소련은 ㅈ밥이라 독일의 한주먹거리도 안되는데 너무 올려친다라는 댓글을 많이 봤던 기억이 남. 그게 사실일까? 싶었는데,

이번에 글들 찾으며 이외로 알게 된것들:

1. 랜드리스는 독소전쟁 중 소련 GDP의 5%밖에 안됨. 양으로는 경제에 절대적인 비중은 아니었음.

2. 랜드리스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1942년 이전에도 이미 소련은 독일군의 쾌진격은 막아낸 상태였음.

3. 하지만 랜드리스의 의의는 소련이 가장 많은 식량을 생산하던 우크라이나 곡창지대를 상실하고도 식량수급을 받을 수 있었다는 거. 미국이 아닌 다른 쪽에서 식량을 수입해와야 하는데 쉽지 않았을거임. 나무위키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식량생산의 70%를 담당했다는데 꺼무위키가 그렇듯이 개소리고, 이 부분은 검색해 봤는데 독일군이 1941년 6개월동안 점령한 땅을 다 합치면 소련은 40%의 식량을 잃었음. 소련이 60%의 식량과 40%의 가축만 남은 상태에서 랜드리스가 식량공급한 거.

4. 미국이 지원해준 트럭과 탱크 물자 자료인데, 보다싶이 전쟁 후반기로 가도 소련 자체 생산품이 압도적으로 높음. 물론 생산을 위한 원자재도 공급해주기는 했지만 흔히들 말하듯 소련이 생산을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전쟁기계만 돌린건 아님. 애초에 소련 GDP의 5%밖에 안됐음.

5. 역사가들 의견도 갈림.

막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vs 막을 수 있되 역습은 못하고 버티기만 가능했을 것이다

이렇게 갈리는듯. 이건 그냥 저 글에서 나온거랑 나무위키에서 소개한 역사가 의견들이라 학계 주류의견은 몰?루.

6. 스탈린은 공식석상에서 인정하지 않았지만 미국 도움이 없이는 소련이 살아남지 못했을것 이라고 측근들에게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말함. 주코브도 똑같이 말함.

여기부터는 개인적인 사견인데, 국내에 소개된 랜드리스 효과가 좀 과장된 것 같기는 함. 하도 랜드리스 없는 소련은 ㅈ밥이다라는 글을 대역 댓글에서 많이 봐서 진짜 ㅈ밥인줄 알았는데 이거 찾아보다가 전쟁 내내 GDP 5%일줄은 상상도 못했음... 식량 지원이 가장 컸던 큰 의의였던 것 같고, 스탈린/주코브 스스로가 인정했듯 랜드리스 없이는 소련이 졌을 것 같음. 아니면 몇몇 역사가 의견대로 설령 막아내더라도 역습은 못 가했을 것 같음.

그리고 많은 대체역사물에 나오는 시나리오인, 독소전이 독일의 기습으로 시작되지 않았으면 소련이 독일에게 밀리지 않았을 것 같음. 덩케르트 영화 보고 덩케르트 철수작전이 엄청난 스케일이라는 걸 느끼게 되는데 독소전 보니까 덩케르트 스케일로 포위당해 소련군이 섬멸당한 사건이 거의 10건은 되더라... 스탈린그라드에 25만 포위당한 게 독일군 최대 패전 중 하나인데 독소전쟁 중 소련은 포위섬멸 대패를 10번 가까히 겪으면서도 동부전선에 병력 6백만까지 증원함.

예전에 읽은 댓글에서 누가 독일 경제력이 소련보다 압도적으로 높아서 소련이 상대가 안된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1941년당시 GDP가

http://www.zuljan.info/articles/0302wwiigdp.html

독일이 고작 11%높더라... 그 전해인 1940년에는 오히려 소련 GDP가 더 높았음. '독일에 비교해 상대가 안되는 경제력' 뭥미?

동원가능 인구수는 8천만 vs 2억으로 2.5배 차이났고, 독일은 정치적 부담감으로 총동원령조차 늦게 내렸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쭉 읽고 생각한 바로는 (반박시 니가 맞음)

1. 랜드리스 없었으면 소련이 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2. 하지만 그건 랜드리스가 물자로 소련의 전쟁수행능력을 모두 뒷바침 한 거라기보다는 식량의 40%를 잃은 소련에게 겨울동안 식량을 대줬던 점이 가장 크다

3. 고로 소련이 기습으로 대규모 피해를 입거나 곡창지대를 상실하지 않은 대역(내독나없의 시나리오 같은 경우)는 오히려 독일이 쳐발렸을 가능성이 높다. 소련군의 현대화 완료 시점인 1941~1942년 전쟁이 터졌을 경우 히틀러는 소련에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랫을 가능성이 높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