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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중일전쟁기 중국에서 있었던 의외의 스캔들앱에서 작성

합스합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2.29 18: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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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과 1943년에 쑹메이링은 세계에서 가장 권세있는 여자였다. 그녀의 영향력은 남편(장제스)에게 의지했을 터이고, 또한 주로 외국인들과의 관계에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참전은 그녀를 중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과 교류하는 관건적인 인물로 부상시켰다.

쑹메이링은 고위층 회의에 참석했고, 또한 남편의 미국인 고문 오언 래티모어와 백악관 사이에서 오가는 메시지의 전신 암호책을 장악했다. '삐딱이 조'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조지프 스틸웰은 쑹메이링을 '황후 폐하(Madame Empress)'로 불렀다.

...... 194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루스벨트에게 패배한 공화당의 웬델 윌키(Wendell Willkie)는 백악관 주재하에 세계 여행길에 올랐다. 당시 중국 입장에서 이 정치인은 루스벨트의 특사라는 점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는 아마 대선에 다시 나설지도 모르고, 또한 그동안 훨씬 순종적인 인물과 함께 스틸웰을 대신해 워싱턴에 압력을 가해줄 수 있었다.

...... 윌키의 여행은 쑹메이링에게 완벽한 기회였다. 미국 대사관 무관 데이비드 배럿(David Barrett)이 "모든 숨구멍에서 매력을 발산한다"고 묘사한 그녀는 윌키가 정복하기 쉬운 상대임을 눈치챘다. 쑹메이링은 다과회에 공군 원수의 망토를 입고 나타나 미국식 억양이 심한 영어로 윌키가 "불안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는 윌키를 만족시키는 고백이었다.

둘의 관계는 어느 날 밤 장제스가 윌키를 위해 성대한 리셉션을 주재할 때 더욱 진전되었다. 총사령관, 쑹메이링, 윌키가 영접 대열을 이루었다. 손님들 중에 윌키의 주요 지지자인 <룩>의 발행인 가드너 콜스는 세계 여행의 동행자였다. 밤이 깊어갈 때 윌키는 콜스에게 영접대열의 자리를 대신해달라고 부탁하며 쑹메이링과 자리를 떴다.

...... 콜스가 윌키와 함께 살고 있는 쑹쯔원의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방에 다른 사람의 흔적은 없었다.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콜스는 자신의 회고록에 이렇게 기록했다.

"안뜰에서 큰 소란이 일어났다. 장제스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격노한 모습이 역력했다. 소형 자동 기관총을 든 세 명의 경호원을 대동한 채였다. 분노를 억누르려 애쓰던 장제스가 고개를 차갑게 끄덕이자 나도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장제스가 윌키는 어디에 있냐고 물었지만, 콜스가 알 턱이 없었다. 장제스는 경호원들과 집안 곳곳을 수색했다. 방을 뒤지고 침대 밑을 보고 장롱을 열었다. 장제스는 목표물을 찾지 못하자 아무 말 없이 떠났다.

새벽 4시였다. 콜스는 그때의 상황을 다시 한 번 회고록에 기록했다.

"매우 경쾌한 윌키가 나타났다. 마치 아가씨와 성공적인 밤을 보낸 젊은 대학생같이 의기양양했다. 그와 장 부인(쑹메이링) 사이에 벌어진 일을 실황 중계처럼 생생하게 들려준 뒤 그는 마침내 장 부인에게 함께 워싱턴으로 가자는 초청을 했다고 토로했다."

콜스는 고함질렀다. "웬델, 당신은 정말 망할 놈이군요!" 콜스는 쑹메이링이 "우리가 여태 만났던 여인들 중 가장 아름답고 총명하며, 가장 섹시한 여인"이란 걸 인정했고, 그 역시 그녀와 윌키 사이의 거대한 흡인력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충칭에서 미국의 한 외교관은 이렇게 적었다. "강제된 금욕이 판단과 정치적 사건들에 미치는 영향력이란 흥미롭다."

윌키가 떠난 뒤 곧바로 미중관계는 훨씬 온화해졌다. 장제스는 건국기념일 연설에서 "미국과 영국이 중국에서 모든 정치적 권리를 포기했고, 조차지를 반환하는 데 동의했다"고 선포했다. 비록 일본이 이미 상하이와 점령된 다른 도시의 조차지를 차지해서 실제적 효과는 없었지만, 전시 동맹국의 맥락에선 필연적이었다.

출처: 조너선 펜비, <장제스 평전>, p.477~483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 당시 쑹메이링은 46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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