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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발췌] 14세기 파리대학 신학 교수 취임 예식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17 03:51:59
조회 430 추천 12 댓글 4
														


'파리에서 통용되던' 취임 강연 예식에 대한 가장 오래된 세부적인 묘사는, 데니플(H. Denifle)에 의해서 처음으로 출판된 볼로냐의 수사본에 나타난다. (Chartularium Universitatis Parisiensis, edd. H. Denifle/E.Chatelain, II, Paris, 1891, pp.693-694, n.1188, n.5, Glorieux, L'enseignement au Moyen Âge, cit. pp. 141-147 참조.) 비록 이런 진술은 1362년 이후의 것이기는 하지만, 13세기 중반에 파리에서 통용되던 형식일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 점에 대해서는 수사본에 담겨 있는 진술 내용에 대한 몇 마디 해설이 그 예식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취임 강연은 성대한 예식이었고, 그로부터 새로운 교수는 대학에 공식적으로 입문하는 것이고, 자신의 본래의 역할인 강의를 하고 자신의 '정식' 권리 덕분에 토론할 문제들을 설정하기 시작한다. 취임식은 이틀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만찬식(vesperies)'이라고 하는 제1부는 저녁에 행해졌고, 그런 이름이 되었다. 제2부는 3시 반 경, 즉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진행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파리의 '응접실(aula)'이라고도 하는 진정한 의미의 '취임식'이다. 보통 주교의 응접실을 예식장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만찬식' 8일 전에, 후보자는 토론할 4개의 문제들의 복사본을 모든 교수와 학사들에게 돌려야 했다. 예정된 그날은 '강독과 토론의 날(dies legibilis et disputabilis)'이어야만 했고, 그날 그 학분의 다른 강의와 토론은 금지되었다. 학부의 모든 구성원들은 거기 참석해야 했다.


예식은 정확한 순서를 따라 진행되었다. 제1부는 교수들의 기대' 시간이었다. 이 시간 동안 '취임자(inceptor)'와 한 명의 학사인 '응답자(repondens)' 사이에 첫번쨰 문제가 토론되었다. 이 응답자는 흔히 젊은 취임자의 지도교수가 자리잡고 있는 중앙 좌석 아랫머리에 자리잡았다. 이어서 다른 모든 학사들이 토론을 벌이고는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반론들을 제기했다. 다 끝났을 때, '응답자' 역할을 하는 학사가 첫번째 논거를 정리하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 다음에는 참석하고 있는 원로 교수들 가운데 한 사람이 토론할 두 번째 문제를 재기하고는 찬성이든지 반대든지 간에 논거를 제시한다. '취임자'는 그 질문을 다시 정리한 다음 자신의 입장을 개진했다. 품위를 가지고 '자신의 관점을 우아하고 섬세하고 유익하고 다소 세련된 방식으로, 그러나 엄밀하게 신학적인 방식으로' 펼쳐 나갔다. 원로 교수는 앉은 채로 두세 가지의 논거를 대면서 자신의 변론을 펴고, 취임자는 존경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제기된 반론과 그에 대한 논박(subsumptiones)을 제시한다. 그러면 임석한 모든 원로 교수들이 취임자의 이론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두세 가지의 논거들을 대면서 각자의 생각들을 제시한다. 이에 대해 취임자는 두 번 대답할 수 있을 뿐이었다. 첫번째의 두 개의 문제에 대한 토론이 끝나면 성서의 주임 교수로부터 칭찬의 말과 더불어 자신이 지도한 취임자의 비범한 능력을 지적함으로써 예식은 절정에 달하게 된다. 지도 교수는 그 후보자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끔은 칭찬 중에 후보자의 이름에 대해서라든가 아니면 생김새를 두고 유쾌한 농담이나 암시적 말장난을 곁들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취임 강연' 날짜와 '강당', 그리고 후보자가 그 해에 주해할 책 이름과 그가 가르치게 될 학교의 위치 등을 공표했다.


보통 그 다음날 진행되는 제2부에서는 신학부의 모든 교수들과 학생들이 3시 반쯤, 즉 아침 10시에서 11시 사이에 흔히 이런 예식이 열리는 강당에 모였다. 역시 다른 모든 강의와 토론은 금지되었다. 이번에는 취임자가 단상의 중심에 자리잡고 앉는다. 그 오른쪽에는 상서국장(교무처장)과 모든 원로 교수들이 앉고, 왼쪽에는 예식 주관자와 모든 젊은 교수들이 자리잡았다. 제일 먼저 이미 예비 과정을 마치고 박사학위 직전에 있는 학사들이 선서하에 증언하는 것을 듣는다. 주재자는 특유의 박사모를 쓰고 또 하나의 박사모를 후보자의 머리 위에 얹으며,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사람의 머리에 교수모를 씌웁니다. 아멘."이라고 말한다. 그 다음 수위가 임석한 다른 모든 교수들에게 교수모를 나누어 주었다. 당시에는 이 교수모가 권위의 유일한 상징이었다. (나중에는 봉인이 새겨져 있는 특별한 반지도 사용된다.) 이 때 교무처장이 후보자에게 '교수 자격증(licentia incipiendi)'을 교부하면, 취임자는 성서를 찬미하는 '취임 연설(principium)'을 했다. 이것이 예식의 핵심 부분 가운데 하나이기는 했지만, '짧아야' 했고 빨리 마무리되어야 했다. ......


일단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면 '취임자'는 당당히 교수가 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지위를 채우기 위해서는 흔히 새 지위에 걸맞는 '재론(resumptio 또는 reassumptio)'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역할들을 수행해야 했다. 학위 수여식 다음 첫 '강의 날(dies legibilis)', 그는 강의를 하여 '취임식장에서 끝내지 못한 취임연설을 마무리지었다." 이것은 실상 이미 앞에서 말한 것을 보충하는 성서 주해인 셈이었다. 곧 이어 취임식장에서 제기되었던 두 번째 문제에 대해 아직도 취급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토론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학위 심사 때, 젊은 후보자는 그 문제에 대한 간결한 하나의 입장을 취했고, 다른 모든 교수들은 그것을 공박했다. 그 문제에 대해 아직도 할 말이 남아 있다면, 바로 그때 할 수 있었다. 그것은 주요 찬반 논거들에 대한 요약이었고, 젊은 교수가 나름대로 주장하는 이론을 짧게 제시하는 기회였다.


James A. Weisheipl, O.P., 『토마스 아퀴나스 수사: 생애, 작품, 사상』Friar Thomas D'Aquino: his life, thought, and works, 이재룡 옮김, 성바오로, 2012(2판), pp.166-170








[요약]


※ 당대엔 교수(magister)와 박사(doctor)라는 말이 혼용되었음. 근데 또 골때리는 건, magister는 이후 '석사(master)'의 어원이 됨. 아무튼 여기서 교수 = 박사임.


1. 제1부에서는 제1토론(취임자 vs 학사들)과 제2토론(취임자 vs 원로 교수들)을 함.


2. 제2부에서는 마치 일종의 대관식처럼 취임자의 머리에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사람의 머리에 교수모를 씌웁니다"라고 말하며 교수모를 씌움. 이제 취임자는 새로운 교수님으로 승급한 것임.


3. 잔치


4. 첫 강의 날, 새 교수는 제2토론(원로 교수들이랑 했던 거)에 대해 아직 할말이 남았으면 하고 싶은 말을 여기서 해야 함. 내 뇌피셜론, 원로 교수들 앞에서 예의 차리느라 속으로 삭혔던 걸 여기서 푸는 듯.


5. 인용에선 생략했지만 제3토론과 제4토론도 있음.


6. 아주 간단히 말하면, 당시의 교수 취임식은 대관식 + 토론, 토론, 토론 토론이라 보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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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파리 대학 신학교 교수는 대충 이런 느낌으로 취임식을 하는 것.


이러면 ㄹㅇ 뽕맛은 끝내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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