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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스탈린의 딸이 회고하는 아버지와의 생활앱에서 작성

합스합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04 21: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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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서 전쟁이 시작될 때까지 아버지는 매일처럼 집에 들렀고 동지들을 식사에 끌고 왔다. 여름에는 소치로 갔고 그럴 때에는 늘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사실은 다름아닌 이 시기야말로 나에게 아버지의 애정의 기억을, 좋은 아버지이고 좋은 양육자가 되려고 하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남겨준 것이다....... 그 시기에는 나는 다정하게 아버지를 사랑했고 아버지도 나를 사랑해주었다.

아버지는 식사하러 와서 내 방 앞의 복도를 지나가면 채 외투도 벗기 전부터 "마님!"하고 큰 소리로 부르는 것이 보통이었다. 나는 공부를 팽개치고 식당의 아버지 곁으로 달려간다...... 식탁에는 보통 8인분의 식기가 놓여 있는데 나의 식기는 아버지 오른쪽이었다.

밤늦게 돌아갈 때는(아버지난 언제나 쿤체보의 다차에 가서 잤다) 외투를 입은 다음에 아버지는 한 번 더 나의 방에 들러 이미 잠들어있는 나에게 작별의 키스를 해주는 일이 있었다. 소녀 시절에 아버지는 나에게 키스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것이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순수하게 그루지아적인 뜨거울 정도의 애정의 표현이었다.

...... 여름이 되면 아버지는 소치로 갔고 나와 유모는 크리미아의 무호라토카로 보내지거나 소치로 데려갈 때도 있었다. 소치에서의, 혹은 소치나 크리미아에 있는 나에게 보낸 아버지의 편지가 몇 통 남아있다. 그 무렵의 편지를 발췌해 옮겨보자.


‘안녕, 귀여운 참새 아가씨! 일찍 답을 쓰지 못했구나. 몹시 바빴단다. 아빠는 건강하고 몹시 잘 지내고 있다. 귀여운 참새 아가씨에게 굳게 키스한다.’


‘귀여운 세탄카[스베틀라나의 애칭-옮긴이 주]!
9월 25일에 너의 편지를 받았다. 아빠를 잊지 않아줘서 고맙다. 이곳도 잘 있지만 네가 없어서 쓸쓸하구나. 석류와 복숭아는 도착했느냐? 명령만 내려주면 더 보내겠다. 야샤[야코프 주가슈빌리]에게도 편지를 쓰라고 일러다오. 그럼 안녕. 굳게 키스하겠다. 너의 아빠로부터.’


‘안녕, 귀여운 마님! 편지 받았다. 고맙다! 아빠는 무사하고 건강하다. 바샤는 편도염을 앓았는데 이젠 괜찮다. 남쪽으로 오느냐고? 아빠는 가고 싶지만 너의 명령이 없으면 움직일 수가 없구나. 요즘은 자주 리프키에 간다. 이곳은 덥다. 크리미아는 어떠냐? 나의 참새 아가씨에게 키스를 보낸다’


아버지는 나에게 보낸 어느 편지에도 반드시 ‘세탄카 마님의 비서인 불쌍한 I. 스탈린’이라 적었다. 설명하자면 이것은 아버지가 생각해낸 놀이였다. 아버지는 나를 ‘마님’이라 부르고 자기에 대해서도 우리 집에 매일 와 있던 동지들에 대해서도 모두 나의 비서라든가 비서녀석이라고 부르고 있던 것이다.

...... 아버지의 유머에 대응해서 나도 흔히 다음과 같은 명령서를 아버지에게 보냈다.(이 형식도 아버지가 직접 생각해낸 것이었다)


명령 제4호
제1비서 I.V.스탈린 동지에게 나를 동반할 것을 명령한다.
서명•날인 세탄카 마님
제1비서의 서명
알았습니다. I. 스탈린


보는 바와 같이 이것은 내가 영화관이나 극장에 데려가달라고 부탁할 때의 명령서이다. 이 밖에도 ‘내일 즈바로보에 가는 것을 허락하도록 명령한다’—1934년 5월 10일이라든가, ‘극장에 동반을 명령한다.’—1934년 10월 5일이라든가, ‘영화관에 가는 것을 허락하도록 명령한다. <차파에프>[1934년에 개봉한 소련의 역사 영화] 또는 미국의 코미디 영화를 수배할 것’—1934년 10월 28일 등이 있다.

...... 이윽고 전쟁이 시작되었고 그 누구도 농담이나 놀이를 할 형편이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세탄카 마님이라는 별명은 그 후에도 나에게 오래 붙어다녔고 이 놀이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내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나를 마님이라 부르면서 어릴 때의 ‘명령’을 흔히 화제로 삼았다.

- 스베틀라나 알릴루예바 저, <나의 아버지 스탈린> p.178~190



강철의 대원수 동지가 딸과 하는 비서와 마님 놀이는 좀 신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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