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1219~21년 동아시아 몽골 제국의 창시자인 칭기스 칸은 서아시아로 진출했습니다. 몇 년 전 구르 왕조를 몰살시켰던 호라즘 통치자의 무례한 행동에 불쾌감을 느낀 몽골 지도자는 직접 아시아 전역으로 진군하여 뻔뻔한 군주를 응징했습니다. 이 원정 과정에서 몽골 기병대는 중앙 아시아와 호라산 전역에서 화염과 분노를 퍼부었고, 겁에 질린 수천 명의 마을 주민과 반유목민을 인도라는 피난처로 몰아갔습니다. 이 피난민들에게도, 신생 왕국을 통치하기 위해 민사 및 군사 문제에 능숙한 인력이 필요했던 일투트미쉬에게도 이 시기는 매우 유리한 시기였습니다. 성공적이고 관대한 무슬림 통치자와 함께 안정적인 국가를 찾아 수많은 난민들이 유입되면서 술탄이 바로 그런 종류의 통치자라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일투트미쉬와 젊은 델리 술탄국에게 중앙아시아의 몽골 홀로코스트는 아시아와 중동의 수백만 명에게 재앙을 가져온 것과는 달리 시기적절한 혜택이었습니다.

셋째, 1229년 바그다드의 압바스 칼리프는 여전히 동방 이슬람 세계의 여러 술탄국을 아우르는 최고 주권자였지만 일투트미쉬에게 예복을 하사하며 인도의 유일한 합법적인 무슬림 군주로서의 지위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이교도 몽골을 피해 무슬림이 통치하는 안전한 국가를 찾던 수많은 난민들에게 이 인정 증서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1215~29년은 델리 술탄국이 인도 북부의 지배 세력으로 부상한 시기였습니다. 동시에 델리 자체도 세계 주요 도시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한 현대 여행자는 21개의 구역, 약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정원, 1,000개의 마드라사, 70개의 병원, 2,000개의 여관, 광범위한 바자회, 수많은 공중 목욕탕과 저수지가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또한 이 도시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나렛 중 하나-1195년경 아이바크가 건립하기 시작한 쿠트브 미나르-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Richard M. Eaton, [India in the Persianate Age: 1000-1765]

이슬람 세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일투트미쉬는 자신의 왕조에 국제적인 도시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으며, 오늘날 모스크 단지만이 그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돋보이려는 열망과 함께 델리를 학문과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는 중앙아시아의 엘리트, 시인, 학자 등을 델리로 초청하여 토지와 후원을 제공했습니다. 1219년 몽골이 트란스옥시아나(현대 우즈베키스탄)를 시작으로 이슬람 문명의 일부를 형성한 지역에 대한 파괴적인 공격을 시작하자 델리 술탄국의 변경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기를 열망했습니다. 몽골은 칭기즈칸(또는 칭기스)과 쿠빌라이 칸(1227년 사망)의 후예로, 일투트미쉬 통치 기간 동안 남아시아에 두 차례 진출했지만 델리 술탄국의 영토 밖에 머물렀습니다. 그 결과 델리는 혼란의 시기에 안전한 피난처가 되었습니다. 델리 엘리트들의 교양 증진을 위해 일투트미쉬는 고전 아랍어 텍스트와 종교 서적 등을 델리 술탄국의 궁정 언어인 페르시아어로 번역했습니다. 연대기나 시 또한 장려되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페르시아어는 북인도 정치 엘리트들의 학문과 문화의 언어로 확고히 자리 잡았고, 그 지위는 수세기 동안 유지되었습니다. 따라서 일투트미쉬 치세의 몽골 침략은 인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입니다. 그들은 델리에서 국제적인 엘리트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고, 이를 통해 술탄국은 다수의 무슬림 지배층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몽골의 팽창주의는 인도의 새로운 국가를 서쪽의 이슬람 국가로부터 고립시켜 인도가 독립적인 길을 계속 걸을 수 있도록 보장했습니다.

-Catherine B. Asher, Cynthia Talbot, [India before Europe], 2022

몽골의 정복이 의도치 않게 델리로 수많은 전문인력을 공급해주며 신생국가인 델리 술탄국의 인력기반을 더욱 공고히해줌